IT·가전

반도체 마의 벽 넘은 삼성 “中, 따라와 봐”

Shawn Chase 2016. 4. 7. 01:26

김지현기자

입력 2016-04-06 03:00:00 수정 2016-04-06 11:41:06


삼성, 10나노급 D램 세계최초 양산

中과 반도체 격차, 5년 이상 벌렸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D램’ 양산 시대를 열었다. 국내외 전자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 아래 무섭게 한국 업체를 추격해오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5년 이상 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부터 세계 최소 크기의 10나노급(18나노) 8Gb(기가비트) DDR4(Double Data Rate 4) D램을 상업 생산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1nm(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양산에 성공한 10나노급 D램 제품으로 PC와 서버용 전통 메모리 반도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또 올해 안에 모바일 D램도 10나노급으로 양산해 초고해상도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불가능의 영역으로 평가받는 10나노급 장벽을 허무는 ‘X나노급 D램’ 기술 개발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10나노급 D램 세계 첫 양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10나노급 8Gb D램.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5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소 크기의 10나노급(18나노) 8Gb DDR4 D램 양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막대한 투자를 시작한 중국 반도체 업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어느 정도 가셨다는 얘기까지 했다.  


○ 중국의 도발
 

최근 중국 반도체업계는 ‘한국 추격’을 선언하며 반도체 사업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 국영 반도체기업 XMC는 최근 후베이(湖北) 성 우한(武漢)에 240억 달러(약 27조6000억 원)를 들여 웨이퍼 월 20만 장을 생산할 수 있는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15조 원이 투입돼 조성 중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를 훨씬 능가하는 규모다.

또 다른 중국 정보기술(IT) 업체인 칭화유니그룹도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점점 커지는 메모리칩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300억 달러를 반도체 생산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자체 투자를 비롯해 인수합병(M&A) 등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칭화유니는 미국 마이크론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글로벌 3위 기업인 샌디스크도 간접 인수하려다 미국 조사당국과 주가 하락의 압박 때문에 불발됐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물량 공세를 벌이면서 제2의 ‘치킨게임’을 유도하고 있다”며 “과거 출혈 경쟁의 결과로 일본과 독일 업체들이 D램 시장에서 밀려났듯 한국 업체들에도 부담을 주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메모리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작업자가 포토마스크를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 넘보지 못할 수준으로 

이번에 삼성전자가 양산에 성공한 10나노급(18나노) 8Gb DDR4 D램은 단일 실리콘 원판(웨이퍼)에서 기존 20나노 D램보다 30% 이상 많은 1000개 이상의 칩을 생산할 수 있다. 18나노 공정이란 D램 반도체 칩 안에 있는 회로의 선폭이 18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라는 의미다. 나노 앞 숫자 단위가 낮아질수록 같은 크기의 생산라인에서 더 많은 양의 반도체 칩을 생산할 수 있다. 일정한 면적 위에 굵은 사인펜으로 글씨를 쓰는 것보다 얇은 볼펜으로 더 많은 글자를 쓸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삼성전자는 10나노 제품에 ‘초고집적 설계 기술’과 ‘사중 포토 노광 기술’ ‘초균일 유전막 형성 기술’ 등 자체 개발한 3가지 혁신 기술을 적용했다. 초고집적 설계 기술을 통해 기존 20나노 제품보다 생산성과 동작 속도는 30% 이상 올렸다. 동작 상태에 따라 소비전력은 10∼20% 절감시켰다. 한 차례 포토 공정(웨이퍼 위에 전자 회로를 그리는 과정)으로 초미세 패턴을 4배 많이 형성하는 사중 포토 노광 기술을 업계 최초로 D램에 적용했다. 또 초균일 유전막 형성 기술로 D램을 구성하는 수십억 개 셀이 오랫동안 완벽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안정성을 확보했다.
2011년 9월 처음 20나노 후반대 D램 양산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4년 반여 만에 10나노대 D램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2004년 90나노급 D램을 양산한 이래 매년 10나노 단위로 줄여오던 삼성전자가 10나노의 벽을 넘기까지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는 그만큼 미세공정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등 후발업체들이 아무리 물량 공세를 벌이고 국내 업체들에서 인력을 빼가더라도 그리 쉽게 10나노급 아성을 넘보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세계 반도체 모바일 D램 시장서 한국 기업 점유율 84%…역대 최고

정민지기자

입력 2016-02-22 10:46:00 수정 2016-02-22 10:47:00



세계 반도체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의 점유율이 84%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수요 부진과 제품가격 하락으로 일반 D램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 시장에서는 ‘반도체 코리아’가 여전히 위력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22일 글로벌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015년 4분기 모바일 D램 매출 점유율 순위는 1위 삼성전자(58.2%), 2위 SK하이닉스(26.1%), 3위 마이크론(14.3%) 순으로 나타났다. 각각 4, 5위를 차지한 대만 업체 난야, 윈본드의 점유율은 0.7% 수준으로 미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합계는 84.3%로, 전 분기(83.3%)보다 1.0% 포인트 올라 3분기 연속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의 매출은 전 분기보다 2.1% 감소했지만 마이크론(-7.7%)보다 감소 폭이 적었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이 최고 사양 제품인 LPDDR4 공정에서 경쟁업체보다 반 년 가량 앞선 기술 경쟁력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민지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