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與 탈당 수도권 비박연대 ‘부진’…찻잔 속 태풍이었나

Shawn Chase 2016. 4. 3. 22:30

뉴스1

입력 2016-04-03 07:27:00 수정 2016-04-03 07:28:37



새누리당 공천 파동에 따라 수도권에서 이른바 비박연대를 구성했던 후보들의 기세가 시간이 흐를수록 신통치 않은 모습이다.  

새누리당 공천 심사에서 친박(친박근혜)계의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던 친이(친이명박)계는 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었다.

특히 이들의 무소속 출마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유승민 의원의 탈당과 맞물리면서 수도권에서 적지 않은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실제로 수도권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이계는 최근 구체적인 결사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경기 성남 분당을) 전 의원을 비롯해 옛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서울 은평을), 강승규(서울 마포갑),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조진형(인천 부평갑) 후보 등 10명은 '바른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란 연대를 결성해 행동을 함께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를 모았던 것보다는 지지율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재오·안상수 의원 정도를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강승규 후보의 경우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웅래(더민주)·안대희(새누리당) 후보에 여전히 밀려있는 상황이며 임태희 후보 역시 전하진(새누리당)·김병욱(더민주) 후보를 �아가는 형국이다.  

총선 정국 초반 반짝 돌풍을 일으켰던 이들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비박연대가 전국적인 무소속 연대로 발전하지 않고 있는 점이 한 몫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비박연대는 영남권 무소속 후보들과 공동 전선을 펼치길 희망하지만 영남권 후보들이 선을 긋고 있는 탓이다.

'유승민계'라고 불리는 의원들은 대부분 영남권에서 출마한 지역적 특수성 탓에 친이계와 한 배를 탄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유 의원은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31일 유세와 관련해 "일단 대구와 영남권에만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때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봤던 무소속 연대가 행동을 따로 하면서 파급력도 점차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3일 뉴스1과 통화에서 "친이계와 유승민계는 정치적 결이 다르고 함께 정치를 도모할 수 있는 세력이 아니다"라며 "비박연대가 상승 효과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당표가 결집하고 있다는 점도 수도권 비박연대에게는 악재다. 각 당의 지도부들이 대규모 지원유세에 나서고 스포트라이트가 정당에 쏠림에 따라 무소속으로 표심을 자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상적으로 농촌 지역에서는 인물에 투표하는 경향이 있는데 도시 지역일수록 정당에 투표를 많이 한다"며 "수도권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기는 매우 힘들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비박연대에는 여전히 구심점 역할을 맡을 인물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신 교수는 "이재오 의원이 수도권 비박연대의 구심점 역할을 맡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독자적인 세력화를 형성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