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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닌자'에 뚫린 롯데월드타워 보안 비상…"잠입 경로조차 파악 못해"

Shawn Chase 2016. 3. 29. 12:14


입력 : 2016.03.29 11:22 | 수정 : 2016.03.29 12:04



라스카로프 인스타그램 캡처





고층 건물과 구조물 꼭대기에서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같은 아슬아슬한 사진을 찍는 것으로 유명한 우크라이나 출신 사진작가 바탈리 라스카로프(Vitaliy Raskalov)가 현재 공사 중인 서울 롯데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에 몰래 침입한 뒤 인증 사진을 남겼다.

이들의 침입 경로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한 롯데월드타워 측엔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7일 라스카로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새로운 동영상을 기대하라. 610m 높이 서울 롯데월드타워”라는 설명과 함께 롯데타워 꼭대기 공사 현장 구조물에서 아래를 향해 찍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

라스카로프가 올린 사진에는 아찔한 높이에서 롯데월드타워 유리 외벽과 석촌호수가 훤하게 내다보이는 풍경이 담겨 있다.


그는 앞서 러시아 출신 바딤 막호로프(Vadim Makhorov)와 함께 지난 2년 6개월 동안 중국 상하이 타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예수상 등 세계 각지의 유명 고층 건물과 구조물에 직접 올라가 사진 수천 장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행적에 일부 외신은 이들에게 ‘도시의 닌자’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대테러전담팀을 꾸리고 특수요원과 탐지견으로 훈련까지 했던 롯데월드타워가 일반인의 침입을 막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보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라스카로프는 이달 초 한국에 입국해 남산타워 등에 오른 사진을 올렸다.

이들이 입국한 사실을 접한 롯데월드타워 운영사인 롯데물산은 지난 21일부터 롯데월드타워 주요 출입구에 이들의 사진이 담긴 공고문을 붙여 ‘지명수배’까지 했다.

공고문에 “이들은 세계 각국 초고층 공사 현장 위험구간에 불법적으로 잠입해 사진을 찍는 무모한 행위로 유명하다. 이들을 발견하는 즉시 신분을 확인하고 안전상황실로 연락하기 바란다”라는 내용까지 담으며 대비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롯데물산 측은 라스카로프 등이 공사현장에 잠입한 경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찍힌 모든 CCTV를 들여다보고 있지만 어디서 뚫린 건지 파악이 안돼 갑갑한 상황”이라며 “사유지를 무단으로 침입한 명백한 ‘범죄’임에도 법적 대응을 했다가 이들이 또다시 타워에 침입할까 봐 난감하다”고 했다.



라스카로프 인스타그램 캡처




라스카로프는 29일에도 롯데월드타워의 전경을 찍은 새로운 사진을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리며 “당신이 알아차렸을 때, 난 이미 그곳에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때문에 앞서 사진을 공개하며 동영상 공개를 예고했던 그가 다시 롯데월드타워에 잠입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세계에서 손꼽이는 높이의 건물에서만 ‘인증샷’ 을 찍는 라스카로프에게 ‘선택’돼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지만 초창기에 불거졌던 건설 안전 문제를 넘어 테러 위험 등에서도 안전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롯데월드타워는 123층(555m) 높이의 세계 5~6위권 고층 건물로, 롯데건설 등이 이달 17일 꼭대기 첨탑 구조물을 완성하고 현재 내장 공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