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한 대륙의 관문
입력 : 2015.08.14 03:00
中 톈진항 야적장에 있던 현대·기아車 6000여대 불타…
"毒性물질 베이징까지 퍼지고 있다" 소문에 시내곳곳 마스크 사재기
- 폭발 현장 가보니
리히터규모 2~3 지진파 관측, 인공위성으로도 화염 포착돼
"마치 최후의 날처럼 불기둥… 잠옷 입고 맨발로 뛰쳐나와"
인근 호텔 한국인 4명 경상
- 추가피해 우려 없나
하수구서 청산가리 검출되자 당국 "바다연결 배수관 폐쇄, 공기에선 毒性 안나와" 해명
"유해물질 퍼지나" 주민들 불안
주민들이 묘사한 전날 풍경은 '지옥'이었다. 한 주민은 "주변이 대낮처럼 환해져 창밖을 내다보니 시뻘건 불덩이가 맞은편 건물로 날아오고 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버섯 모양의 연기와 거대한 불기둥이 100m 정도 치솟았다"며 "영문도 모른 채 잠옷 바람으로 아파트 20층인 집에서 뛰쳐나왔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서 수㎞ 떨어진 곳에서 폭발을 목격한 트럭 운전사 자오전청은 "핵폭탄이 떨어진 것 같았다"며 "살면서 이런 엄청난 광경을 볼 줄 몰랐다"고 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주차돼 있던 승용차가 수m 튀어 올랐다" "최후의 날 같았다" "지진인 줄 알고 맨발로 집을 뛰쳐나갔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중국 매체 신경보는 "사고 현장에서 300m 떨어진 곳에서 시신 6구를 찾았다"며 "폭발 강도가 엄청났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날 폭발 화염과 연기는 인공위성에서도 포착됐다. 160㎞ 떨어진 베이징 지진계에서는 리히터 규모 2~3의 지진파가 관측됐다. 지상에서 일어난 폭발이 지진계에 기록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TNT 폭약 3t과 21t 강도의 강력 폭발이 연이어 일어난 톈진항에는 종잇조각처럼 구겨진 컨테이너 수백개가 쌓였다. 폭발 지점 근처 물류회사 50여곳이 파괴됐고, 항구에 보관 중이던 현대·기아차 6000여대 등 차량 1만여대가 까맣게 탔다. 로이터 통신은 "톈진항의 항만 기능 마비가 장기화할 경우 전 세계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시내 주요 병원 10곳은 부상자 700여명으로 넘쳐났다. 폭발 현장 인근 호텔에 투숙 중이던 현지 교민과 출장객 등 한국인 4명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업체가 탄화칼슘, 칼슘실리콘합금 등 폭발하기 쉽고 유독한 화학물질들을 보관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톈진소방지휘부는 "하수구에서 맹독성 물질인 청산가리뿐 아니라 황화나트륨, 황화수소나트륨 등이 검출됐다"고 발표했고, 톈진시환경보호국은 "바다로 연결되는 배수관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관련 기사가 인터넷 상에서 계속 삭제돼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톈진항 인근 공기에서 독성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음에도 "바람을 타고 유해 물질이 베이징까지 퍼지고 있다"는 괴담이 퍼지고 있다. 시내 약국과 가게에서는 방독면, 마스크, 생수 '사재기'가 벌어졌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고 10시간이 지난 뒤에도 톈진TV는 인기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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