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홍콩 방송사 中 간체자 뉴스자막 도입에 항의 빗발

Shawn Chase 2016. 2. 25. 02:01

연합뉴스 | 입력 2016.02.24. 23:15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홍콩 최대 방송사가 홍콩에서 사용하는 정통 한자인 번체자(繁體字) 대신 중국 간체자(簡體字)를 뉴스 자막으로 선보이자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홍콩 통신사무관리국은 TVB 방송이 이번 주부터 보통화(普通話) 뉴스 프로그램의 자막으로 간체자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과 관련해 약 1만 건의 항의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TVB는 광동화(廣東話) 뉴스뿐만 아니라 보통화 뉴스에도 번체자 자막을 사용했지만, 지난 22일 보통화 뉴스 채널을 변경하면서 자막과 그래픽 등을 간체자로 변경했다.




클라우디아 모(毛孟靜) 공민당 의원과 일부 당원은 이에 대한 항의로 23일 TVB 본사 밖에서 시위를 벌였다.

모 의원은 TVB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며 정통 한자가 사용이 줄어드는 위구르어나 티베트어와 같은 길을 걸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콩 뱁티스트(浸會)대 학생회는 TVB가 중국을 즐겁게 하려 시도한다며 번체자 자막으로 되돌리도록 촉구했다.

유명 홍콩 소설가 니쾅(倪匡)은 TVB가 간체자 자막을 사용하면 시청 거부 운동을 벌이자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TVB 대변인은 홍콩이 국제적인 도시라며 새로운 시도가 다른 시청자의 요구에 더 잘 부합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해외판에서 간체자와 번체자 간 대립이 없으므로 이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는 홍콩의 지역주의자들이 문화적 우월감을 부추기고 있다며 얄팍하고 무지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달초 홍콩 교육국이 '중국어문 교육학습영역 과정' 자문 문건에서 간체자 교육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전체 교육 과정을 번체자 대신 간체자로 대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교육국은 간체자로 대체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