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두테르테는 '필리핀 마약상들의 저승사자'

Shawn Chase 2016. 6. 26. 23:30

성유진 기자  


입력 : 2016.06.26 21:14


/조선일보DB



‘필리핀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71)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마약상을 죽여도 좋다”고 언급한 이후 필리핀 마약상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필리핀 일간지 ‘필리핀 스타’는 두테르테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한 지난달 9일 이후 한 달 보름 동안 필리핀 전역에서 마약상 59명이 사살됐다고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올 들어 대선 직전까지 약 5개월 동안 마약상 39명이 사살된 것과 비교하면 필리핀 경찰이 얼마나 공격적인 단속에 나서고 있는지 알 수 있다.

‘6개월 내 범죄 근절’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두테르트는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현장에서 범인을 사살할 수 있게 하겠다”며 대대적인 마약상 단속을 예고했다. 이후 경찰과 군에 최고 500만페소(1억2500만원)의 포상금을 약속하기도 했다.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 내정자는 지난 9일 방송에 나와 “교도소에 수감 중인 거물 마약상이 두테르테 당선인 암살에 5000만페소(12억5000만원)의 현상금을 걸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두테르테는 “마약상들이 1억페소(25억원)를 걸면 그들을 해치우는 데 1억5000만페소(37억5000만원)를 주겠다”고 응수했다.

오는 30일 취임식을 앞둔 두테르테 당선인은 1988년부터 22년간 필리 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을 지내면서 범죄 도시로 악명 높았던 이 도시의 범죄율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국제 인권 기구 휴먼라이츠워치 등은 “두테트테가 1990년대 후반 범죄 용의자 1000여명을 재판도 없이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두테르테 당선인의 범죄 용의자 즉결 처형과 총기 남용에 대해 “자유와 기본권 침해”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