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 3세대
삼성 갤럭시A에 ‘맞불’…성능에 집중
기본기 충실하지만, 작은 화면 적응 쉽지 않아
입력 2022.04.10 06:00
새 제품 언박싱(개봉)은 항상 설렌다. 사과 로고를 새긴 애플 제품은 더더욱 그렇다. 아이폰11 프로를 끝으로 ‘일시 정지’ 상태였던 아이폰 박스를 다시 마주한 건 3년 만이었다. 아이폰SE 3세대는 시간을 더 뒤로 되돌렸다. 아이폰6과 똑닮은 외관과 익숙한 그립감, 가벼운 무게는 과거의 향수와 함께 구매욕을 불러일으켰다. 반응 속도, 카메라 등 성능도 만족스럽다. 다만 이미 대화면에 익숙해진 눈을 8년 전으로 되돌리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지난 3월 2년 만에 선보인 아이폰SE 3세대를 최근 일주일 동안 일상생활에서 사용해봤다.
아이폰SE 3세대 외관은 애플이 2014년 출시한 아이폰6, 6S와 유사하다. 전면은 같고, 뒷면이 알루미늄이었던 과거 모델들과 달리, 강화 유리를 적용한 게 차이점이다. 그 덕에 뒷면 사과 모양이 영롱하게 빛에 비친다. 아이폰SE 3세대 모델의 무게는 129g이다. 현재 사용 중인 아이폰11 프로(188g)와 비교하면 59g 차이인데, 번갈아 들어보면 손목 부담이 확연히 줄어드는 게 체감된다.
애플은 삼성전자가 주름잡고 있는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수요를 뺏어오기 위해 아이폰SE의 ‘성능’에 집중했다. 보급형 스마트폰은 성능, 부품, 제조 과정 등에서의 원가절감으로 싼 값에 판매하는 제품이다. 애플은 여러 요소 중 ‘성능’을 내려놓지 않았다.
아이폰SE 3세대에 적용된 A15 바이오닉칩은 플래그십(최상위 제품)인 아이폰13 시리즈에도 탑재된다. A15 바이오닉칩은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애플의 AP는 현존하는 부품 중 최고 성능으로 평가받으며, 해외 IT(정보기술) 전문매체 등은 약 4년 전 선보인 A12 바이오닉칩부터 데스크톱과 비교를 시작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데스크톱과 견줄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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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해진 머리는 카메라 성능 향상으로도 이어진다. 동영상 품질 개선은 물론, 사진 질감과 섬세함을 살려준다. 전·후면에는 각각 700만 화소, 1200만 화소 카메라를 적용했다. 최근 후면에 3~4개의 카메라를 적용하는 플래그십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 애플 측은 후면 하나의 카메라로도 훌륭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구조물과 식물 등을 찍어보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필터 기능을 활용해 피부톤에 영향을 주지 않고 배경색상만 바꿀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손 떨림 방지 기능도 적용돼 안정적으로 영상을 찍을 수 있었다. 다만 야간 모드를 지원하지 않아 어두운 밤에 촬영하면 화질이 떨어졌다.
최근 애플이 마스크를 쓴 채 아이폰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기능을 담은 운영체제(OS)를 내놓기는 했지만, 전면에 적용된 홈버튼이 오히려 편했다. 이전까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서 사실상 페이스ID를 통한 잠금 해제는 무용지물이 됐었다.
스마트폰 기본 기능만 주로 활용할 경우 적은 배터리 용량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수치로 보면 경쟁사에 비해 용량이 턱 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아이폰SE 3세대는 전작(1821mAh)보다 늘어난 2018mAh 배터리를 적용했지만, 비슷한 가격대의 갤럭시 A시리즈(5000mAh)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애플에 따르면 고가 라인업을 제외한 스마트폰 제품도 10시간 넘게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 실제 아침부터 저녁까지 카메라, 카카오톡 등과 같은 기본 기능들을 이용하기에 큰 무리가 없었다.
아이폰SE 3세대는 전반적으로 기본기에 충실한 스마트폰이지만, 답답한 화면에서 주는 피로감을 단기간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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