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윤석열 화났다…"삼류 데려다 나라 망친 무능·불법 정권"

Shawn Chase 2021. 12. 29. 20:50

`보수 심장` 경북지역 방문해
정부·여당에 유례없는 맹공

"좌익혁명·주사파 이론 배워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행동
끼리끼리 도와가며 국민약탈
`대깨문`이 반대편 인격말살"

이재명 토론 요구에도 날세워
"대장동 진상부터 밝혀라"

  • 정주원, 박인혜 기자
  • 입력 : 2021.12.29 19:56:56   수정 : 2021.12.29 19:58:4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9일 오후 경상북도 안동시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열린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지율 하락이라는 악재를 만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9일 '보수의 심장'인 경북 지역을 방문해 유례없을 정도의 거친 발언을 쏟아내며 문재인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이날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행사에 참석해 현재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인사들을 향해 "좌익 혁명 이념과 북한의 주사 이론을 배워 민주화운동의 대열에 끼어 가지고 마치 민주화 투사인 것처럼, 지금까지 끼리끼리 서로 도와 가면서 살아온 집단들"이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이 집단들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국가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 재산을 빼앗고, 세금을 약탈하고, 자기들끼리 갈라 먹고…"라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반대편은 사찰하고, 또 소위 '대깨문'이라는 사람들을 동원해 가지고 인격 말살을 한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내로남불'이라는 유행어를 양산시키는 계기가 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이른바 '드루킹' 사건까지 한꺼번에 묶어서 거친 단어를 써 가며 맹비판한 것이다.

윤 후보는 "웬만한 뱃심과 용기가 없으면 이 무도한 집단에 대해 대응하지 못하도록 아주 이렇게 시스템을 다 만들어 놨다"면서 "전문가를 쓰겠냐. 전문가가 들어오면 자기들이 해 먹는 데 지장이 있다. 그러니 이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가 정치를 해서 나라를 망쳐 놓고, 외교안보를 전부 망쳐 놓고, 그 무능을 넘어 사찰까지 한다"고 과격한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그는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언론인과 야당 국회의원에 이어 윤 후보와 그 가족의 통신 기록을 조회한 사실을 지적하며 '과거 권위주의 독재정부가 하던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래도 권위주의 독재정부는 국민 경제를 확실히 살려놔 산업화 기반은 만들었다. 이 정부는 뭐했냐"고 되물으며 "가지가지 무능과 불법을 동시다발적으로 다 하는 엉터리 정권"이라고 비난을 이어갔다.

이 후보의 연이은 토론 제안에 대해서는 "민주당 후보가 저더러 토론을 하자더라. 제가 바보냐. 국민의 알 권리를 이야기하려면 대장동과 백현동의 진상부터 밝히고, 음습한 조직폭력배 이야기, 잔인한 범죄 이야기, 그런 것을 먼저 다 밝혀라"고 역공했다. 또 이 후보가 자신이 제안했던 정책들을 수정하는 것을 두고 "가진 사람들과 다주택 보유자들을 왕창 뜯어서 기본소득에 쓰느니 이러다가, 가만 보니 여론이 안 좋으니 또 말을 바꾼다. 국토보유세는 한다 그랬다가 안 한다 그랬다가 한다. 이런 사람하고 토론해야 하냐"면서 "어이없다. 정말 같잖다"고 강공을 이어갔다. 대장동 의혹 연루자들이 잇달아 사망한 것에 대해서는 "수사도 안 하고 봐주기 하고 뭉개고 있는데 도대체 이런 선택을 왜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이날 윤 후보의 거친 발언은 선대위 메시지팀이 준비한 원고가 아니라 윤 후보가 즉석에서 말한 '날것'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거친 표현이었지만 윤 후보 지지가 높은 경북 지역이라는 점, 당원들이 모인 선대위 출범식이었다는 점에서 청중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곳이 이 후보의 고향인 안동이라는 점도 의미심장했다. 지난 6월 29일 정치에 입문하며 곧바로 대선으로 직행했던 윤 후보는 그동안 '정치 신인'이라는 점에서 '실언'은 했지만, 과격한 발언은 삼가왔다. 그러나 최근 이 후보를 크게 앞섰던 지지율이 바짝 좁혀지거나 역전되는 상황에까지 내몰렸고, 그 배경엔 '강골 검사'로서 보여줬던 강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 없어졌다는 주변의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에 터진 이른바 '사찰정국'이 윤 후보를 정치에 나오게 한 강하고,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를 제대로 보여줄 기회"라고 평가했다. 대구·경북(TK)과 충청 일정을 관통하는 메시지도 시종일관 '반문'과 '정권 교체'다. 첫 일정으로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전 현장을 찾아 문재인정부가 중단시킨 원전 건설 재개를 약속한 윤 후보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원자력발전 비중을 30%대로 유지하고, 이 분야에서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아울러 대구·경북 지역 맞춤형 10대 공약을 선보였다.

[경북 울진·안동 = 정주원 기자 / 서울 = 박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