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텍사스 반도체 공장 건설 확정한 뒤 나온 발언
“美,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많지만, 기술 엔지니어는 부족”
“ESG 목표, 기여도 측정 시스템 구축” 소개도
이용성 기자
입력 2021.12.06 11:19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제조 시설(fab)을 짓는 것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도전”이라며 미국에 반도체 제조 시설 건설을 위한 (구체적인)계획은 아직 없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precondition)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5일(현지 시각) 보도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 나서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시스템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결정을 확정한 뒤, 나온 언급이라 특별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회장이 반도체 공장 건립이 ‘완전히 다른 도전’이라고 언급한 건 인력과 비용 조달의 어려움 때문이다. 최 회장이 WSJ 인터뷰에서 반도체 시장이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거대한 시장’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미국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많지만, 생산을 위한 기술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고 진단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을 중심으로 진행할 북미 배터리 사업에 대한 최 회장의 고민도 드러났다. SK온은 앞서 포드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최 회장은 “거의 20년 동안 배터리 사업을 해오며 여기에 많은 자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투자했지만 여전히 자금을 잃고 있다”며 특히 “자본지출(CAPEX) 규모는 어마어마해서 가끔은 이 같은 숫자들이 두려울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자본 지출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원조 장비 제조업체와 합작 투자를 언급하기도 했다. SK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에 150억달러(17조80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 회장은 이어 SK그룹이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에 대해 “세금을 얼마나 내고, 임금을 얼마나 제공하는지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목표와 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아직 표준으로 삼을만한 기준이 없어 우리가 직접 사회적 가치 체계를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경영 방침에 대해 WSJ은 SK가 LG·삼성 등 가족 경영 대기업을 지칭하는 ‘재벌’이라는 뿌리에서 부분적으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WSJ는 그러면서도 SK가 여전히 가족 경영을 하고 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콘니 욘슨 EQT파트너스 회장을 만나 그린에너지, 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분야 투자 관련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EQT파트너스는 ESG 분야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스웨덴 발렌베리가가 만든 투자전문기업이다. 시가총액 60조원, 운용자산 규모만 90조원에 달한다.이날 회동에서 최 회장은 SK의 ▷탄소감축 노력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동시 추구 ▷지배구조 혁신 등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한국은 특히 수소 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SK역시 수소 생산부터 유통, 소비에 이르는 밸류체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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