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특교 기자
입력 2021-08-01 14:06수정 2021-08-01 14:26
7월 수출이 554억 달러를 넘어서며 한국 무역 역사상 역대 최대의 월간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반도체 등 15대 주요 품목이 모두 증가하는 등 전 산업이 고른 성장을 보인 덕분이다. 정부는 하반기(7~12월)에도 이 같은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수출액 6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5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956년 무역 통계를 집계한 이래 7월 실적뿐 아니라 월간 수출액 기준으로 가장 높다. ‘반도체 싸이클’로 수출 호황을 맞았던 2017년 9월(551억2000만 달러), 2018년 10월(548억6000만 달러)을 넘어선 수치다.
월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했다. 조업 일수를 감안한 지난달 일평균 수출액도 22억6000만 달러로 32.2% 늘었다. 1~7월 누적 수출액은 358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다. 누적 수출액도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7월 수출이 역대 최고를 달성한 데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등 15대 주력 품목이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모두 증가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15개 품목 가운데 13개 품목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품목별로 반도체가 39.6% 증가한 110억 달러 규모가 수출돼 역대 7월 수출액 중 최고치를 보였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한창이던 2018년 7월(104억 달러)을 앞지른 수치다. 이어 석유화학 59.5%(47억2000만 달러), 2차전지 31.3%(7억9000만 달러), 자동차 12.3%(41억 달러) 등이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7월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한 536억7000만 달러였다. 최근 내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수출 경기가 나아지며 6개월 연속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 7월 무역수지는 17억6000만 달러로 15개월 연속 흑자다.
산업부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등 대외 리스크가 있지만 수출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올해 세계 교역 성장률 전망을 8%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반도체와 석유 제품 등의 수요가 회복돼 수출 단가가 계속 상승 중인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그동안 축적한 우리 제조업의 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이 없었다면 최근 역대급 실적도 없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 등 위기 속에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가장 큰 원동력은 전 품목의 균형 성장을 바탕으로 한 우리 수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이다”라고 밝혔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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