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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9회 연속 금자탑 뒤에 현대차 인공지능 코치 있었다"

Shawn Chase 2021. 7. 29. 23:18

[중앙일보] 입력 2021.07.27 11:01

 

한국 양궁이 혼성전을 시작으로 여자 단체전, 남자 단체전까지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 대표팀은 여자 단체전에서 9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양궁의 메달 사냥에는 현대자동차 그룹의 기술 지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현대차는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 직후부터 양궁협회와 손잡고 다양한 기술을 지원했다.
 

최고의 화살 테스트하는 고정밀 슈팅머신

고정밀 슈팅머신. 화살 품질을 확인하는 도구다. 사진 현대차

 
양궁에서 화살은 활과 함께 최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다. 선수들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화살을 선별하기 위해 직접 활시위를 당기며 테스트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현대차와 양궁협회는 이를 자동화하기 위해 슈팅머신을 제작했다. 최근에는 정밀도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슈팅머신을 신규로 만들었다.
 
선수들은 70m 거리에서 슈팅머신으로 화살을 쏴 화살의 불량 여부를 가린다. 과녁에 쏘아진 화살이 일정 범위 이내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합격이다. 슈팅머신을 활용하면 방향, 속도 등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해 선수 컨디션, 날씨, 온도 등에 제한 없이 화살 분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가대표 선수단도 슈팅머신의 성능에 매우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1차로 슈팅머신을 통해 불량 화살을 솎아 낸 뒤, 선수들이 직접 자신에 맞는 화살을 테스트하는 순서로 화살을 분류했다. 2중, 3중의 화살 분류를 통해 선수들이 균일한 품질의 화살을 가지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자동 점수 기록 장치. 정밀 센서에 기반한 전자 과녁이다. 사진 현대차

 
현대차그룹이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의 기량 향상을 위해 지원한 또 다른 기술은 점수 자동 기록 장치다. 정밀 센서 기반의 전자 과녁을 적용해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전자 과녁은 무선 통신으로 점수를 모니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해 준다. 선수나 코칭 스태프가 직접 과녁에 가거나 망원경으로 보지 않더라도 효과적으로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단순히 점수만 표시되는 것이 아닌 화살 탄착 위치까지 모니터에 표시된다.
 
점수와 탄착 위치 데이터는 훈련 데이터 센터에 자동으로 저장되는 시스템을 갖춰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는 선수의 발사 영상, 심박수 정보 등과 연계해 선수 상태를 종합적으로 분석, 점검하고 지도하는데 활용한다.
 

선수 얼굴색 변화까지 살피며 심박수 측정 

비접촉 심박수 측정 장비. 접촉하지 않고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다. 사진 현대차

 
심박수는 선수들의 긴장도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다. 현대차그룹은 비접촉 심박수 측정 장비를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에 지원했다.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하고 심박수를 측정하는 장비다. 경기나 훈련 중 접촉식 생체신호 측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첨단 비전 컴퓨팅 기술을 활용했다. 
 
현대차그룹은 보다 정교한 심박수 측정을 위해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하고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의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해 적용했다. 훈련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용 원거리 고배율 카메라도 활용했다.
 

활 쏘는 자세까지 잡아주는 인공지능 코치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가 보유한 인공지능(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코치를 만들었다.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실전을 위한 분석에 용이하도록 자동 편집해 주는 기술이다. 선수와 코치는 최적화된 편집 영상을 통해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 분석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인공지능 코치가 등장하기 전에는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고 쏘는 자세를 촬영한 영상 등을 사람이 일일이 대조하며 분석 데이터를 만들어야 했다. 
 

3D 프린터로 재현해 맞춤형 그립 제작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은 3D 프린터로 선수 손에 맞게 제작했다. 사진 현대차

 
통상적으로 선수들은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을 자신의 손에 꼭 맞도록 직접 손질한다. 하지만 도쿄 올림픽처럼 장기간 경기가 벌어지는 도중에 그립에 손상이 가면 새 그립을 다시 손에 맞도록 다듬어야 해 컨디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3D 스캐너 및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을 제작해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선수들이 이미 손에 맞도록 손질한 그립을 미세한 흠집까지 3D 스캐너로 스캔해 그 모습 그대로 3D 프린터로 재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 알루마이드란 신소재를 활용해 그립을 제적했다. 알루마이드는 알루미늄과 폴리아미드를 혼합한 소재다.
 

[출처: 중앙일보] "양궁 9회 연속 금자탑 뒤에 현대차 인공지능 코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