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기 기자
입력 2021.07.12 11:57
12일 0시 17분 코로나백신 사전예약 사이트
‘전국효자효녀전쟁이 시작됐다’ ‘지금 시각 새벽 4시, 엄마 모더나 예약하고 이제 잔다’
12일 자정부터 만 55~59세(1962~1966년생)의 코로나 백신 예약이 시작됐다. 이번 접종 대상자는 50대 국민 352만여명이지만 당사자는 물론 부모님 백신을 ‘대리예약’하려는 2030세대가 대거 몰리며 이날 새벽 예약 사이트는 마비됐다.
자정 전부터 신청자들이 몰렸다. 11일 오후 11시57분 ‘대기자 12만1603명, 예상대기시간 5시간 31분 48초’라는 안내 문구가 떴다. ‘재접속하시면 대기시간이 더 길어집니다’라는 안내에 따라 기다리려 해도 수시로 먹통이 되며 예상대기시간은 57시간, 62시간으로 점점 늘어났다. 새벽 한때 접속자는 80만명을 기록했다. 오전 7시10분쯤 예상 대기자는 1만9000여명으로 줄었고, 8시에는 대기 없이 접속할 수 있었다.
자녀 등 대리인의 휴대폰 인증으로도 사전 예약이 가능한 탓에 이번에 접종 기회가 없는 2030도 예약 사이트로 몰렸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모(28)씨는 “지방에 사는 아버지가 컴퓨터 사용이 서툴러 대리 예약했다”며 “아버지와 통화하며 내 노트북·스마트폰으로 동시 접속했는데 사이트가 먹통이어서 일단 포기하고 아침 7시에 일어나 다시 신청해 성공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2030의 ‘대리신청 중계글’이 잇따랐다. ‘예상대기시간 66시간, 72시간’이라 적힌 인증 사진과 함께 ‘전국효자효녀전쟁’ ‘아빠 백신 예약 도전, 내일 출근은 커피와 함께’ ‘새벽 4시, 엄마 백신 예약 완료’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다.
만 55~59세 백신 신청은 17일 오후 6시까지 온라인은 물론 전화(1339)·주민센터 방문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가자 백신을 조기에 선점하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전 예약에 성공한 대상자는 26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지정 위탁의료기관에서 모더나 백신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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