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공항

`K공항` 수출 1천억…날개 펴는 한국공항공사

Shawn Chase 2020. 10. 4. 21:20

지방공항 운영 최악 경영난에
해외 공항사업·항행기술 수출
23개국서 874억원 사업 수주

법개정으로 해외공항 직접건설
에콰도르 대통령 직접 러브콜
외국공항 운영권 인수 첫사례

  • 지홍구 기자
  • 입력 : 2020.10.04 17:10:13   수정 : 2020.10.04 17:11:00

 

 

한국공항공사가 2021년부터 30년간 운영할 것으로 유력시되는 에콰도르 만타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조감도. [사진 제공 = 한국공항공사]김포국제공항 등 전국 14개 지방공항 운영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공항공사가 기수를 해외로 돌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중국, 일본, 대만 등 해외 하늘길이 반년 넘게 막혀 역대 최악의 경영난이 예상되자 돌발 변수에 따른 위험 분산 방안으로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항공사의 해외 사업 방향은 크게 두 줄기다. 해외 공항 사업 수주와 자체 개발 항행 기술 등을 수출해 매출을 늘리는 식이다.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2007년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 위치한 몬테네그로 티밧 공항 시설 개선 사업을 시작으로 13년째 해외 공항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필리핀, 터키, 중남미 등 23개 국가에서 874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해 첫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874억원 중 612억원은 필리핀, 캄보디아, 우간다, 케냐, 중남미 국가 등에서 공항 사업을 수주했고 나머지 262억원은 수단, 인도, 터키 등 17개국에 자체 개발한 항행 장비와 공항 장비를 수출해 벌어들였다. 수출 장비는 세계 공항 운영 기관 중 최초 개발로 관심을 모았다. 터키는 54개 중 24개 공항이 공항공사가 개발한 국산 장비를 사용해 `메이드 인 코리아`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업계의 눈길을 끄는 것은 해외 공항 사업이다. 과거에는 컨설팅·시설 개선 프로젝트가 주였다면 최근에는 직접 공항을 짓고 운영하는 공격적인 투자 방식으로 공항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2014년 한국공항공사법 개정 이후 도드라진 대목이다. 공항공사는 법이 개정되면서 해외 공항 건설 직접 투자, 항공기 조종사 양성, 지상조업, 급유업, 정비업이 가능해졌다.

법 개정 이후 공항공사가 따낸 해외 공항 사업을 보면 대형 사업이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착공식을 한 페루 쿠스코 친체로 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는 6000억원 규모이며 공항공사가 도화, 건원, 한미글로벌 등 국내 기업과 `팀 코리아`를 이뤄 건설 전 과정을 진두지휘한다. 세계적 관광지인 마추픽추의 관문 공항이자 중남미 농산물 수출 거점 공항이 될 쿠스코 친체로 공항 건설 사업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국가 간 계약(G2G)으로 따낸 21개 사업 가운데 유일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사업이자 페루 정부를 대신해 설계 검토, 시공사·감리사 선정, 기술 지원, 환경·문화재 관리 등 사업을 총괄 관리하는 최초 PMO(Project Management Office) 사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페인, 캐나다, 영국, 프랑스, 터키 등 경쟁국을 물리치고 따낸 성과다.

 



연말께면 우리나라 공항사(史)에 또 다른 기록이 만들어진다. 공항공사는 에콰도르 정부와 만타국제공항 운영권(2021~2050년) 인수를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에콰도르 정부는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지난 8월 만타 공항 건설 현장을 시찰하는 자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사가 지연됐으나 연내 준공 완료가 예상된다"며 "우수한 역량과 노하우를 보유한 한국공항공사가 만타 공항 신설 여객 터미널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실상 공항공사에 운영권을 주겠다는 뜻을 피력하기도 했다. 연내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외국 공항 운영권 최초 인수라는 새 역사가 열린다. 공사가 직접 운영하는 15번째 공항이 중남미에서 탄생하는 셈이다.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손창완 공항공사 사장은 "언택트 시대에도 차질 없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해외 사업 노하우와 K방역 역량,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2030년 신성장 사업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세계 공항에서 러브콜이 잇따르는 팀 코리아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