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입력 2020.09.16 03:26
추미애 법무장관이 아들 서모씨의 병역 특혜 의혹과 관련해 14일 국회에 나와 “저와 아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했다. 특권과 반칙 의혹으로 몇 달째 국민을 분노하게 만든 사람이 자신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한 것이다. ‘추 의원 보좌관이 휴가 연장 청탁 전화를 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일관된 진술이다. 지금까지 “그런 사실 없다"던 추 장관은 “시킨 일이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확인해봤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 없는 희한한 답변이다. 이제는 아들이 직접 보좌관에게 부탁했다는 쪽으로 말을 맞춰간다.
‘민원실로 부모가 전화했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추 장관은 “나는 전화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그럼 부모 중 아버지가 전화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남편에게는 물어볼 형편이 안 된다. 주말부부라서”라고 했다. 전화로 확인도 못 하나. 궤변이 따로 없다. 추 장관은 지난 인사청문회 때는 “남편이 서울에 거주한다”고 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선 “능력을 가진 아들을 (군에서)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고 했다. 자기 아들만 사람인가. 그런데도 여권은 비호만 한다. 심지어 원내대표는 “카톡으로 휴가 연장이 된다”고 한다. 세계에 그런 군대가 있나. 이낙연 대표는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고 했고 정세균 총리는 “경질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국방장관은 ‘추미애 안보’에 영일이 없다. 대정부 질문인데 질문은 않고 추 장관 변호만 하다가 들어간 여당 의원도 있었다.
위안부 피해자 성금 유용 혐의가 인정돼 재판에 넘겨진 민주당 윤미향 의원은 어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검찰에 의해 부정당한 할머니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치매 걸린 할머니를 앞세워 앵벌이를 해 오더니 궁지에 몰리자 이제 할머니를 방패막이로 쓰려 한다. 패륜이 따로 없다. 윤 의원은 치매 걸린 길 할머니가 받은 상금 등을 기부토록 했고, 가족이 있는데도 자신을 대리인으로 하는 유언장을 몰래 작성토록 했다. 길 할머니 계좌에서 뭉칫돈이 수시로 빠져나간 것을 할머니 가족이 발견하고 해명을 요구하자 쉼터 소장이 무릎을 꿇었다. 왜 그랬겠나. 결국 검찰 수사로 쉼터 소장과 윤 의원이 함께 할머니 돈을 유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래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의원직에 대한 모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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