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평택 떠돌던 치타같은 고양이, 알고보니 '멸종위기종' 사바나캣

Shawn Chase 2020. 9. 6. 16:24

김자아 기자 입력 2020.09.06. 11:28

 

/사진 = 동물자유연대 인스타그램


최근 경기도 평택시에서 길고양이를 사냥하는 모습이 포착돼 동물자유연대(이하 연대)가 구조에 나선 동물은 멸종위기종 사바나캣으로 밝혀졌다.

6일 방송된 SBS 'TV 동물농장'에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고양이를 사냥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평택을 찾아가는 모습이 방영됐다.

제보자는 "고양이의 희생을 막기 위해 제보했다"며 "고양이를 사냥하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새끼 고양이가 아니라 성묘였음에도 불구하고 땅에 끌리더라. 근데도 한 입에 물고 갔다. 누가 봐도 먹잇감으로 노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도 길고양이 뿐 아니라 닭, 토끼 등 피해가 이어지자 공포를 호소했다.

이 동물은 앞서 7월27일 연대가 구조에 나선 동물로, 당시 연대는 이 동물을 '서벌캣'(아프리카 야생고양이의 한 종류)으로 추정했다. 당시 사진 속에는 갈색 털에 검정 점박이 무늬가 있는 고양이과 동물이 담겼다. 고양이 형상을 한 낯선 동물의 정체를 두고 삵, 치타, 서벌캣 등 다양한 추측이 오갔다.

이 동물의 모습을 목격한 서울대학교 수의과 대학원 소속 심용주 씨는 "아프리카 서벌캣(서벌)으로 추정된다. 중소형 고양잇과 동물로 일반 고양이랑 서벌이 교배된 종"이라고 설명했다.

연대는 사료가 담긴 포획틀로 해당 동물을 유인해 무사히 구조에 성공했다.

한편 구조 이후 한 남성은 "3년 간 키우던 사바나캣을 잃어버렸다"며 "제 자식 같은 녀석이라 어떤 불이익을 감수하더라고 데려오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강유역환경청 국제 멸종위기종 담당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 멸종위기종이 아니라면 개인에게 갈 수 있지만 멸종위기종이라면 동물원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밀검사에서 이 동물의 정체는 멸종위기종인 사바나캣 F1, F2로 판단됐다. 사바나캣 F1, F2는 서벌의 1대 혹은 2대 자손을 뜻한다.

김자아 기자 kimself@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