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안녕, 이제 나 누군지 알겠지?" 새끼 판다 폭풍성장

Shawn Chase 2020. 8. 22. 20:20

입력 2020.08.22 15:10

제법 판다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새끼판다. 옆에는 새끼판다와 비슷하게 생긴 인형친구가 있다/에버랜드 인스타그램


지난달 20일,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자이언트 판다가 국내에서 처음 태어났다. 에버랜드에 살고 있는 국내 유일의 판다 한쌍인 암컷 아이바오와 수컷 러바오 사이에 암컷 새끼 판다 1마리가 태어난 것이다. 키 16.5㎝, 몸무게 197g에 불과했던 갓 태어난 새끼 판다는 온 몸이 핑크색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자이언트 판다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한달 사이에 얼마나 변했을까.

에버랜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통해 새끼 판다의 성장과정을 공개하고 있다.


갓 태어난 새끼판다(제일 위 사진)의 한달 동안 과정/에버랜드 블로그


에버랜드는 최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새끼 판다가 키 24.4㎝, 몸무게 932g로 폭풍성장했다고 밝혔다. 한달도 안된 기간 동안 몸무게가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에버랜드는 “자이언트 판다는 갓 태어났을 때 몸무게에 대비해 무려 800~1000배까지 자란다”고 했다. 새끼 판다는 온 몸에 털이 조금씩 나기 시작해 우리가 아는 판다와 비슷한 모습으로 자라고 있다.

새끼를 항상 두 팔로 안고 있어 사육사가 대나무를 먹여줘야했던 암컷 판다 아이바오. 최근에는 육아내공이 늘어 한손으로 새끼를 안고 한손으로 대나무를 먹는다./에버랜드 인스타그램



암컷 판다는 새끼를 품에 안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새끼가 태어난 직후부터 입으로 물어서 안고 화장실에 갈때도 새끼를 입으로 물고 함께 데려갔다. 그동안 새끼를 품에 안고 있을 때는 팔을 사용하지 못해 사육사들이 대나무나 죽순 등을 직접 떠먹여줬는데, 최근에는 한발로 아기를 안고 나머지 한발로 식사를 하는 ‘육아 내공’을 발휘하고 있다. 판다들은 보통 새끼가 생후 한달쯤 되면 새끼를 품에서 바닥으로 내려놓는 연습을 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인큐베이터안에서 분유를 먹고 있는 새끼판다./에버랜드 블로그



에버랜드측은 “어미 판다인 아이바오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식사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매일 한차례 일정시간 새끼 판다를 아이바오와 분리해 육아를 돕고 있다”며 “아기 판다는 그 시간에 인큐베이터안에서 분유를 먹고 잠을 잔다”고 했다. 새끼판다는 하루 23시간을 잠잔다.


낮잠자고 있는 어미와 새끼판다/에버랜드 블로그


판다는 번식이 어려운 동물로 유명하다. 가임기(可妊期)가 매년 3~4월로 1년에 단 한 번, 사흘 이내에 불과하다. 단독 생활을 하는 판다의 생태 습성상 서로 떨어져 지내다가 번식기에만 만나 짝짓기까지 성공할 확률은 더욱 낮다. 또 교배 후 수정란이 곧바로 암컷 자궁 내에 착상되는 것이 아니라 약 석 달 후 지연착상이 이뤄져야 한다. 그만큼 번식이 어려운 것이다. 에버랜드 동물원은 새끼 판다를 얻기 위해 별도 전담팀을 만들어 판다의 호르몬 변화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축적했다. 이를 통해 성공 확률이 높은 교배일을 선정해 올 3월 말 자연 교배에 성공한 것이다. 어미 판다(122㎏)에 비해 새끼 판다가 매우 작게 태어나기 때문에 새끼를 뱄는지 확인도 어려웠지만, 식사량과 행동변화 등을 통해 파악했다.

새끼 판다의 부모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판다 공동연구를 위해 한국에 보내준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5년 3월 중국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판다 선물을 결정한 시 주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삼성은 최고의 IT기술로 최신 설비를 마련해 많은 사람들이 에버랜드 판다를 즐기게 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의 지시로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200여억원을 투자해 단순한 판다 관람관이 아니라 삼성의 첨단 IT기기를 활용한 ‘복합 디지털 동물원’을 구축했다.

물론 판다는 중국의 ‘공짜선물’이 아니다. 에버랜드는 매년 연구비 명목으로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중국에 보내고 있으며, 새끼 판다 연구비로도 50만달러(약 6억원)를 한 번 내야 한다. 부모 판다는 계약 기간이 15년이다. 새끼 판다는 우리나라에서 탄생했지만 4~5년 뒤엔 중국으로 돌려줘야 한다. 곰과인 자이언트 판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취약종(VU)으로 지정한 희귀 동물로, 서식지인 중국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등 20국에만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2/202008220090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