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난 평범한 39세 애 아빠… 공사장 전전했던 먼지같은 사람"

Shawn Chase 2020. 8. 31. 18:33

조선일보 

입력 2020.08.29 03:00

[오늘의 세상] '시무 7조' 쓴 조은산은 누구

자신을 스스로 진인(塵人·먼지 같은 사람)이라고 한 조은산(필명)씨는 28일 "보잘것없는 밥벌레이자 내세울 것 없는 평범한 39세 애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조은산이 아룁니다'라는 글을 올려 "강화에서 펜션을 운영하시는 동명이인의 어느 분이 저로 인해 고초를 겪는다고 해 부득이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일부 전한다"고 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린 '시무(時務) 7조'가 큰 화제를 일으키고 그가 누군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직접 입을 연 것이다.

그는 자신을 일용직 공사장을 전전했던 먼지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총각 시절 현장에 가득한 먼지와 매연이 제 처지와 닮았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많이 배운 사람도 아니고 그저 세상 밑바닥에서 밥벌이에 몰두하는 애 아빠일 뿐"이라며 "'조은산'은 필명"이라고 했다. 그는 "얕고 설익은 지식을 바탕으로 미천한 자가 써내려간 미천한 글이 이토록 큰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며 "제 능력에 비추어 너무도 과한 찬사와 관심"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진보도 보수도 아니라고 했다. 그는 "제가 지지하지 않는 정권을 향한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제가 지지하는 정권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쓴소리를 퍼부어 잘되길 바라는 것이 제 꿈"이라고 했다. 이어 "시무 7조에 꼭 써넣고 싶었던 문장은 오천만의 백성은 곧 오천만의 세상과 같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앞으로 언론 취재에 직접 응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본지가 블로그를 통해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답하지 않았다. 그는 "큰놈은 등짝에 들러붙어 저의 머리털을 뽑아대고 딸자식은 변기에 손을 넣어 제 똥을 움켜쥐니 도저히 일일이 (블로그) 이웃님들의 글에 답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이것을 끝으로 더 이상의 언론을 통한 개인사나 글의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블로그를 열어 정치적인 글은 잠시 미뤄두고 저의 일상과 끼니와 잡념을 공유하겠다"고 했다. "소신을 갖고 글을 쓰기 위해 평범한 소시민의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다"며 자신의 실명은 알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9/20200829000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