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차장 4명 모두 秋·이성윤 측근… 윤석열 고립 완결판

Shawn Chase 2020. 8. 28. 17:12

조선일보 

입력 2020.08.28 01:30 | 수정 2020.08.28 09:05

檢 중간간부 인사… '포상·보은' 내리꽂기

청와대와 법무부가 27일 발표한 검찰 중간간부(차장·부장검사) 630명의 인사는 '윤석열 고립 인사'의 완결판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총장을 보좌해 현 정권을 겨냥한 수사를 한 검사들은 좌천시키고, 그 자리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챙기는 검사들을 내리꽂는 '포상·보은 인사'를 했다는 것이다.

◇尹, 인사 명단 보지도 않고 덮어

윤 총장은 지난 주말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에게서 인사안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안 내용은 앞서 윤 총장이 전달한 의견과는 정반대로 짜여 있었다고 한다. 윤 총장은 앞쪽의 대검 인사안만 본 뒤 "이런 내용이면 나머지 내용은 더 볼 필요도 없겠다. 놓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 인사 발표 당일인 27일에도 윤 총장은 인사 명단 앞부분만 본 뒤 "(나중에) 신문에 나오면 보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

이날 인사에서 윤 총장이 그간 관례에 따라 '중앙지검 전보'를 요청했던 박현철 대검 정책기획과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장으로, 윤 총장이 '대검 잔류'를 요청했던 박영진 대검 형사1과장은 울산지검 형사2부장으로 발령 났다고 한다. 박영진 과장은 '채널A 사건'에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정반대 의견을 냈다가 결정적으로 찍혔다는 말이 나왔다. 또한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했던 권순정 대검 대변인은 전주지검 차장으로, 구상엽 대검 국제협력담당관은 마산지청장으로 전보됐다. 대검 인사들은 법무부가 이날 '(윤 총장 의견을)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힌 데 대해 "기만에 가깝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정권 관련 수사 검사들도 대부분 좌천됐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라임자산운용 사건'에 관여했던 검사들 대부분이 줄줄이 지방으로 발령 나거나 외부기관에 파견됐다. 10년 전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불법 정치 자금 수사팀이었던 신응석 청주지검 차장은 대구고검으로, 엄희준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은 창원지검 형사3부장으로 전보됐다.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맡았던 양인철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은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에 배치됐다.

◇요직은 추미애·이성윤 친위부대로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요직은 추 장관과 이 지검장의 측근 검사들로 채워졌다. 이 지검장을 보좌할 선임 차장인 1차장에는 김욱준 4차장이 수평 이동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을 지휘했고, 박원순 전 시장 피소 유출 의혹 사건으로 고발된 김 차장은 이 지검장의 핵심 측근이다. 2차장에는 윤 총장 장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던 최성필 의정부지검 차장이 전보됐다. 3차장은 추 장관을 보좌한 구자현 법무부 대변인이 맡게 됐다. 직제 개편으로 반부패수사부 등 직접수사 부서를 지휘하게 되는 4차장에는 형진휘 서울고검 검사가 왔다. 형 검사는 이 지검장과 함께 검찰 기독교 모임인 '신우회'에서 활동했고, 지난해부터 국무조정실에 파견돼 코로나 역학조사 지원단을 이끌며 추 장관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채널A 사건' 수사 과정에서의 '육탄 압수수색'으로 '한동훈 검사장 독직 폭행' 혐의 피의자로 서울고검의 수사 대상이 된 정진웅 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광주지검 차장으로 승진했고, '채널A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전준철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반부패수사1부장으로 전진했다. 여당 정치인들의 연루 혐의가 드러난 라임 사건(서울남부지검), 윤미향 의원이 당사자인 정의기억연대 회계부정 사건(서울서부지검) 등 현 정권으로선 껄끄러운 수사를 앞으로 지휘하거나 담당할 차장·부장 인사에서도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을 '달님'으로 부르며 각종 찬양글을 SNS에 올리고,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를 '2차 가해' 했다는 이유로 감찰 대상이 된 진혜원 대구지검 부부장검사가 서울동부지검으로 발령 난 것을 두고 검사들은 "이번 인사의 지향점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비난했다. 검찰 내부 게시판에 "검찰을 다루는 저들의 방식에 기생하려는 검사들이 부끄럽다"는 글을 올린 이영림 서울남부지검 인권감독관이 이번에 대전고검으로 좌천된 것과 대비된다는 것이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28/202008280007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