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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시리즈] 쿠바와 맞대결, 한국은 무엇을 얻었나

Shawn Chase 2015. 11. 5. 23:51

OSEN | 입력 2015.11.05 22:00 | 수정 2015.11.05 22:01

 

 

[OSEN=고척, 윤세호 기자]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이 쿠바 야구대표팀과 두 차례 평가전을 마무리, 이제 프리미어12 무대만 남겨뒀다.

한국은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슈퍼시리즈 쿠바와 2차전에서 1-3으로 패배, 이로써 한국은 쿠바와 한 경기씩을 나눠가졌다. 전력점검 성격이 강한 만큼,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던 이번 슈퍼시리즈의 성과를 돌아본다. 

▲ 마운드 OK, 실전감각 저하 우려 지우다

한국은 이번 2경기에서 18이닝 동안 3실점했다. 1차전 6-0 영봉승을 거두고, 2차전에서 3점을 내줬다. 물론 쿠바가 이번 대회에 100% 전력을 가동하지는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한국 투수들은 정규시즌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무엇보다 대표팀 에이스 원투펀치 역할을 맡은 김광현과 이대은은 최상의 구위를 뽐냈다. 1차전에서 김광현은 150km에 가까운 공을 뿌렸고, 변화구의 제구도 좋았다. 일부러 커브와 체인지업의 비중을 늘렸는데, 체인지업으로 쿠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장면도 나왔다. 

김광현은 1차전을 마친 후 “일본전에서 실패한 적이 있어 공부를 했고 일본 타자들 유형을 잘 알고 있다”며 “일본도 전력 분석을 하겠지만, 나 역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일본전 선발로 낙점 받지는 못했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일본과 개막전 서발 등판 의지를 보였다. 

이대은도 최상의 구위였다. 150km를 상회하는 패스트볼과 포크볼·커브의 조합을 통해 쿠바 타선을 4이닝 퍼펙트로 압도했다. 이대은은 1차전이 끝나고 나서 “선발이든 불펜이든 상관없다. 어디든 내보내주시는 대로 나가서 열심히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인식 감독은 2차전에 앞서 “일본과 개막전 선발투수로 김광현과 이대은 둘 중 하나를 생각하고 있다”며 “누가 먼저 던지느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경기 상황에 따라 둘 다 나가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1+1 전략을 예고했다. 김광현과 이대은이 일본전에서 1차전 모습을 재현한다면, 한국은 쾌조의 출발을 할 수 있다.

다른 투수들의 컨디션도 나쁘지 않았다. 정우람 조무근 임창민은 1차전 8회부터 9회까지 실점하지 않으며 영봉승을 달성했다. 2차전 선발투수 우규민이 불운 속에서 2실점, 타구에 오른 손을 맞아 조기강판 됐지만, 단순타박상으로 밝혀졌다. 우규민이 대만에서 정상등판이 가능하다면, 마운드 운용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규민의 뒤를 이어 장원준 조상우 차우찬 이태양 이현승 정대현도 준비를 마친 모습이었다. 

▲ 박병호·이대호, 동반 부진...믿음직한 국가대표 김현수 

마운드가 청신호를 쏜 반면, 타자들은 컨디션의 편차가 심해보였다. 김현수와 나성범처럼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타자도 있었으나, 실전감각이 떨어진 이들도 보였다. 특히 한국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할 박병호와 이대호 모두 아직은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느낌이었다. 박병호는 1·2차전 총합 7타수 1안타, 이대호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물론 박병호와 이대호 모두 언제든 한 방을 터뜨리며 살아날 수 있다. 김인식 감독은 1차전에 앞서 “상대가 치지 못하게 승부하더라”며 “중심 타자인 만큼 견제가 많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에 이승엽이 그랬던 것처럼, 못하다가도 결정적일 때 쳐줄 수 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거포 둘이 부진했으나, 김현수는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괴력을 발휘했다. 1차전 2루타 2개 멀티히트에 이어 2차전서도 3타수 1안타를 올렸다. 국제대회 타율이 4할4리에 달하는 김현수는 프리미어12서도 활약을 이어갈 확률이 높다.

한화 테이블세터진을 그대로 가져온 이용규와 정근우 1·2번 타자 콤비의 역할도 중요하다. 둘의 절묘한 콤비 플레이가 펼쳐져야 한국은 순조롭게 찬스를 만들어갈 것이다. 나성범은 6번 타순까지 상위 타선의 파괴력을 이어갈 수 있다. 쿠바 전에 앞서 한 달 동안 실전을 치르지 못한 황재균 손아섭 강민호 등의 타격감도 올라오면, 대표팀은 하위타선도 힘을 지닌다.

▲ 철벽수비·주루플레이 가동...세밀한 야구 펼쳐야 한다

단기전의 성패는 마운드와 수비, 그리고 주루플레이로 인해 갈린다. 쿠바와 두 경기에서 보여준 한국의 수비는 나쁘지 않았다. 고척돔에서 치르는 첫 경기였음에도 수비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리드하고 있는 상황을 맞이한다면, 좌익수 손아섭·중견수 이용규·우익수 나성범의 외야진을 가동해 상대 공격을 묶을 수 있다. 내야진도 경기 감각이 살아있는 김재호 허경민 양의지가 주축이 될 것이다. 박병호도 타격에선 진가를 발휘하지 못했으나, 1루 수비는 탄탄했다. 

주루플레이에선 이용규 정근우 김상수의 비중이 크다. 이들이 필요할 때 한 베이스만 더 가준다면, 준결승전이나 결승전 같은 큰 무대서 큰 힘이 될 것이다. 작전을 통해 점수를 활발하게 뽑는다면, 한국은 거센 파도처럼 상대를 삼킬 수 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