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부럽고 억울하다” 봉준호와 ‘기생충’ 향한 일본의 미묘한 시선

Shawn Chase 2020. 2. 11. 00:21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소식 야후 재팬 댓글 많은 기사 랭킹

·‘시상 납득할 수 있나’…황당 설문 투표도 진행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을 휩쓴 소식은 일본에서도 주요 소식으로 다뤄졌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을 휩쓴 소식은 일본에서도 주요 소식으로 다뤄졌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가깝고도 먼 나라의 시선은 미묘했다. 

일본 영화 매체 시네마카페넷은 10일 ‘작품상은 기생충 한국 영화로 첫 수상. 최다 4관왕 달성’이라는 기사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 소식을 타전했다. 해당 기사는 야후 재팬은 엔터테인먼트 부문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기사 1위에 오르며 일본 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약 1500개에 달하는 누리꾼들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이들 중 추천순이 높은 댓글 일부를 추렸다. 

히구치 감독은 해당 기사에 댓글로 “‘기생충’과 ‘조커’가 작품상을 다투지 않았을까 싶다. 나란히 통렬하게 양극화 사회를 그렸다는 평을 듣긴 했지만 반역에 몰리며 희대의 안티히어로가 돼 가는 조커의 주인공이 일종의 악의 상쾌함을 느끼게 해준 반면 ‘기생충’ 주인공의 가족들은 그런 단호한 통쾌함과는 거리가 멀어 아쉬움이 컸다”며 “이들은 오늘날 사회의 구원이 없음을 전했다. 송강호의 폭발은 분노가 아니고 의분이다. 이 장면이 우러난 걸작의 아카데미시상식 수상은 참으로 쾌거”라고 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 기사는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기사 순위에 오르며 일본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야후 재판 홈페이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아카데미시상식 4관왕 기사는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기사 순위에 오르며 일본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야후 재판 홈페이지

키요치 영화평론가는 “영화는 제작국이나 언어에 상관없이 그냥 재미있으면 쉽게 국경을 넘어 세계를 누빌 수 있다는 것을 ‘기생충’이 증명했다”며 “몇 년간 인종차별과 성차별 논란, 스트리밍 영화의 공세에 시달려온 아카데미 협회가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는 영단을 내렸다. 일본 영화도 넋 놓고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영화계를 질타하고 분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나왔다.

아이디 ‘how***’는 “일본 영화계, 특히 대형 영화사는 이 사건으로 눈을 떴으면 한다”며 “이대로라면 아시아 영화계에서도 조차 방치되고 말 것이다. 과거 쟁쟁했던 일본 거장이 세계 영화제를 석권한 것에 안주하지 말고 좀 더 양질의 작품을 만드는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디 ‘fur***’는 “어두운 테마를 엔터테인먼트로 승화한 수완은 훌륭하다”면서 “현재 일본 영화계로는 (한국 영화를) 대적할 수 없다. 이전의 쿠로사와 감독과 같은 작품을 누군가 만들어 달라. 일본의 아이돌 영화와는 달리 한국 배우들의 높은 수준도 특징이다. 일본 영화는 그 점에 있어서도 본받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디 ‘cap***’는 “언젠간 한국 영화가 수상할 줄 알았다. 일본은 많이 뒤쳐졌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영화를 국책으로 한 것이 10년이 지났다. 일본도 지지 않고 열심히 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아이디 ‘yfa***’는 “지금의 일본 영화계나 연예계는 어떻게 생각할까. 슬프지 않을까. 음악에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에게, 영화에서는 이번 작품이 석권해 한국에 추월당했다고 본다”며 “보는 사람으로서 이런 화제는 너무 부럽고 억울하다. 예전 같은 기세와 품위 있는 일본 연예계를 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디 ‘ami***’는 “수상에 관계없이 과거 영화의 유산을 계승해 그 완성도를 높인 역사적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일본 영화계, 엔터테인먼트계, 문화계, 팬 모두가 이런 영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고 협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이디 ‘ker***’는 “봉준호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도 뛰어나지만 한국 영화의 수준은 평균적으로 높다”며 “마케팅을 포함해 좀 더 향상심을 가지고 해 나가지 않는다면 일본 영화의 지금 상황이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이디 ‘bdd***’는 “지금 일본 영화는 한국 영화에 비해 10년 이상 뒤쳐진 인상이 있다. 지금 일본 영화로는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수상할 실력이 없다”며 “한 번이라도 좋으니 실력만을 모은 일본 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다. 

아이디 ‘tak***’는 “지난달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영화를 감상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강렬하게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아카데미상은 미국이 주도하고 미국뿐이라고 하는 편향된 상이지만 그런 역풍 속에서도 4관왕을 받은 것은 일본인으로서 분하지만 그 이상으로 훌륭한 작품이다”고 했다. 

야후 재판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을 납득할 수 있는가’라는 황당한 투표를 진행했다. 야후 재판 홈페이지 캡처

야후 재판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수상을 납득할 수 있는가’라는 황당한 투표를 진행했다. 야후 재판 홈페이지 캡처

이밖에도 일본 누리꾼들은 ‘기생충’의 수상을 축하하면서도 질투가 담긴 시선을 쏟아냈다.

해당 기사에서 야후 재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 수상을 납득하느냐’는 황당한 설문을 진행하기도 했다. 해당 설문에서 야후 재팬은 “영어 이외의 작품이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은 한국 영화가 첫 수상이다. 당신은 결과에 납득하는가”라고 물었다.


투표 결과는 ‘납득할 수 있다’가 2095표로 75.4%로 압도적인 답변을 받았다. ‘납득할 수 없다’는 682표로 24.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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