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이야기들

봉준호 '기생충', 美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Shawn Chase 2020. 2. 10. 15:45




입력 2020.02.10 13:26 | 수정 2020.02.10 14:04

영어 아닌 외국어 제작 영화로는 역사적 첫 수상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역사를 새로 썼다. 92년의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최고상’인 작품상을 수상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봉준호(오른쪽) 감독과 배우 송강호. /로이터 연합뉴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봉준호(오른쪽) 감독과 배우 송강호. /로이터 연합뉴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각) 미국 LA돌비 씨어터에서 열린 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그동안 해외 주요 매체들 중에는 샘 멘데스 감독의 ‘1917’이 작품상을 수상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았다. 아카데미가 그동안 선호했던 ‘전쟁’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다 골든글로브, 프로듀서조합, 영국 아카데미에서 모두 작품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1917’ 외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조커(토드 필립스)’, ‘아이리시맨(마틴 스코세이지)’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모두 ‘기생충 신드롬’ 앞에 무릎을 꿇었다.

기생충의 오스카 작품상 수상은 아카데미 역사상 전례 없는 일이다. 지난 91년동안 오스카는 영어로 제작된 영화에게 작품상을 줬다. 지난해 멕시코 감독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가 이 전례를 깰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수상에 실패했다. 당시 쿠아론 감독은 ‘로마'로 감독상을 받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기생충이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투표에 참여하는 아카데미 위원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영화배우 조합원(SAG)에서 앙상블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1억6000만달러(미국 3000만달러)의 흥행실적을 올렸다. ‘넷플릭스’의 영화가 아니란 점에서 지난해 수상이 불발된 ‘로마’보다는 아카데미 수상에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오스카가 ‘지역축제’라는 비판을 의식해 과감한 변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스카는 그동안 할리우드에서 제작한 영어로 된 영화에 상을 줘 왔다. 그동안 ‘외국어영화상’이라고 불렀던 상 이름도 올해 처음으로 ‘국제장편영화상’이라고 바꿨다.

봉 감독도 지난해 10월 미국 매체 '벌처'와 인터뷰에서 ‘지난 20년간 오스카상에 입후보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스카 상은 국제적인 영화 축제가 아니다. 그저 (미국의) 지역 축제일 뿐"이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기생충' 제작자인 바른손필름의 곽신애 대표는 "상상도 해본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너무 기쁘다"며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의미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투자사이자 배급사인 CJ의 이미경 부회장은 "Hi, everybody(안녕 여러분)"이라는 영어 인삿말로 말문을 연 뒤 "감사하다. 나는 봉준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트레이드 마크인 헤어스타일, 광기, 특히 연출 모두 좋아한다. 그의 유머감각을 좋아하고, 그는 정말 사람을 재미있게 할 줄 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을 이었다.

이어 "'기생충'을 지지하고 사랑한 모든 사람에 감사한다. 내 남동생 이재현(CJ 회장)에게도 감사하다. 한국영화 보러 가주시는 분들 모두가 영화를 지원해준 분들이다. 또한 주저하지 않고 저희에게 의견을 바로바로 말씀해주셨다. 감사하다. 그런 의견 덕에 저희가 안주하지 않을 수 있었고, 계속해서 감독과 창작자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제작진과 배우들./로이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제작진과 배우들./로이터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기생충’은 비(非)영어 영화로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역대 11번째 영화다.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현 국제영화상) 후보에 동시에 오른 작품은 ‘기생충’을 포함해 모두 6편에 불과하다.

이날‘기생충’은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을 안았다. 한국 역사상 첫 오스카 수상작이 된데 이어 무려 4관왕이라는 역사를 썼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1855.html



오빠는 곽경택, 남편은 정지우… '기생충' 기적 일군 곽신애 대표

  • 이윤정 기자
  • 입력 2020.02.10 14:14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각) 미국 LA돌비 씨어터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가운데, ‘기생충’을 제작한 곽신애 바른손필름 대표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곽 대표는 이날 ‘기생충’의 공동 프로듀서로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품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 프로듀서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다.

    그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상상도 해본적이 없는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너무 기쁘다"며 "지금 이 순간이 굉장히 의미있고 상징적인, 그리고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 이같은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께 감사드린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곽신애(가운데) 바른손필름 대표가 9일(현지시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직후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로이터
    곽신애(가운데) 바른손필름 대표가 9일(현지시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직후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로이터
    곽 대표는 영화잡지 ‘키노’ 기자로 영화판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는 친오빠가 영화 ‘친구’의 곽경택 감독이며, 남편이 영화 ‘해피엔드’의 정지우 감독이다. 이른바 ‘영화인 가족’인 셈이다. 그는 정 감독과의 결혼을 계기로 ‘키노’에서 만 2년을 일하고 퇴사했다.

    영화전문지 ‘씨네21’에 따르면, 정 감독과는 취재 과정에서 연인으로 발전했다. 그는 "영화기자로서의 순수성을 더 이상 지킬 수 없을 것 같아 결혼과 동시에 ‘키노’를 퇴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곽 대표는 이후 영화 홍보대행사 ‘바른생활’과 제작사 ‘청년필름’, ‘신씨네’ 등을 거쳐 2010년 바른손에 입사, 2013년 대표로 선임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2045.html



아카데미 거머쥔 기생충, 그 영광의 순간들



입력 2020.02.10 14:21 | 수정 2020.02.10 14:28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감독상·국제장편영화상·각본상 등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 영화 최초인 것은 물론,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 중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다.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는 "의미있고 상징적인, 시의적절한 역사가 세워졌다"며 벅찬 소감을 발표했다.

한국 영화사를 새로 쓴 '기생충'의 제작진, 배우진들의 뜨겁게 달아오른 가슴 역시 사진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봉 감독은 수상자로 지명될 때마다 소감 발표를 위해 무대에 서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듯 이마에 손을 짚고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현장을 사진으로 모아봤다.


Anthony Breznican 트위터
Anthony Breznican 트위터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감독·국제영화·각본상 4관왕 ..봉준호 "내일 아침까지 마실 준비 됐다"



입력 2020.02.10 12:25 | 수정 2020.02.10 14:06

"I’m ready to drink until next morning(내일 아침까지 마실 준비가 됐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에 이어 국제장편영화상까지 거머쥐며 2관왕에 오른 뒤 밝힌 수상 소감이다. 봉 감독은 잠시후 감독상까지 거머쥐며 3관왕을 확보한 뒤에도 이 말을 되풀이 했다. 기생충은 시상식 마지막에 호명된 작품상까지 받으며 4관왕에 올랐다.

봉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9일(현지시각) 오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인 ‘국제장편영화상’, 감독상, 작품상을 차례로 받아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봉준호 감독(왼쪽)이 9일(현지시각)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고 청중 환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각본상 공동수상자인 한진원씨.  /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왼쪽)이 9일(현지시각)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고 청중 환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각본상 공동수상자인 한진원씨. / 연합뉴스
봉 감독은 국제영화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한국어로 "이 상의 이름이 바뀐 뒤 첫번째 수상자가 되어 의미가 깊다"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이어 송강호와 이선균 등 출연 배우들과 편집감독, 미술팀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 장편 영화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미술상, 편집상 총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중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한진원 작가는 아시아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기생충의 국제영화상 수상을 일찍이 점쳤다. 할리우드 전문가와 이용자 의견을 모아 시상식을 예측하는 사이트 골드더비(GoldDerby)가 조사한 결과 기생충이 국제영화상을 수상할 것이란 의견이 24.6%로 가장 많았다.

1955년 첫선을 보인 외국어영화상은 올해부터 국제장편영화(International Feature Film)상'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외국'이라는 단어가 글로벌 영화 제작 환경에서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이름을 바꾼 첫 해에 수상해 기쁘다"며 ‘개명’에 담긴 철학에 지지를 표명했다.

지난 50여년 간 아시아 작품이 수상한 건 기생충을 포함해 다섯 번 뿐이다. 대만 영화 ‘와호장룡'이 2001년 아시아 영화로서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이후 2009년 일본 타키타 요지로 감독의 '굿바이', 이란의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이 2012년 이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2017년 세일즈맨으로 두번 받았다.

외국어영화상은 감독상과 함께 비(非)영어권 국가에서 제작된 영화가 오스카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상 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로마는 작품상 수상이 점쳐졌지만 외국어영화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1723.html



“기생충, 왜 한국어로 제작했나”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인터뷰


입력 2020.02.10 11:54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 시상식에서 아시아 영화로는 처음 '각본상'을 수상한 가운데 봉준호 감독이 무례한 질문을 받았다고 현지 기자가 전했다.

프리랜서 기자 제나 기욤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 봉준호 감독에게 영화 ‘기생충’을 왜 한국어로 만들었는지 물었다"며 "그는 미국 감독에게 왜 영화를 영어로 만들었는지 물을까"라고 썼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 레드카펫에 선 봉준호 감독은 abc방송 진행자로부터 "감독으로서 다른 영화는 영어로 만들었는데 왜 이번 영화는 한국어로 만들었느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터뷰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abc 제공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 참석해 인터뷰하고 있는 봉준호 감독./abc 제공
이에 봉준호 감독은 "'설국열차'에서도 부자와 가난한 자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번에는 좀 더 내 이웃, 내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고 싶어서 한국이라는 장소와 한국어라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택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 질문자는 ‘기생충’이 6개 부문에 오른 것을 언급하며 "오늘밤은 당신의 것이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다수 공유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한국에 사는 한국인에게 한국 영화를 왜 한국어로 만든지를 물어봤다고?" "지역 영화제가 좀 그렇네" "미국인들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이런 식이다" "인내심 시험하는 질문이었나" 등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영화 ‘기생충’은 이번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등 모두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추가 수상 가능성도 있어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해리스 美대사, 짜파구리 먹으며 오스카 관전… "봉준호 축하"



입력 2020.02.10 11:22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을 축하했다.

10일 해리스 대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 최초의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를 전한다. 더 많은 수상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짜파구리를 먹으며 기생충의 아카데미 각본상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트위터 캡처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짜파구리를 먹으며 기생충의 아카데미 각본상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트위터 캡처
앞서 해리스 대사는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기고 있다"며 짜파구리 사진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에는 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끓인 ‘짜파구리’에 한우 채끝살을 넣어 먹는 장면이 있는데, 해리스 대사도 이를 따라한 것이다.



"역사적 승리이자 놀라운 반전"...'아카데미 4관왕' 기생충에 쏟아진 외신 찬사


입력 2020.02.10 14:51 | 수정 2020.02.10 14:55

자존심 강한 佛 언론도 ‘대서특필’
NYT "한 편의 영화를 넘어선 기념비적 작품" 극찬

‘역사적인 승리(a historic victory).’ - 뉴욕타임즈(NYT)

‘놀라운 반전(surprise upset).’ - LA타임즈

영화 ‘기생충(Parasite)’이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거머쥐자 세계 주요 매체들이 앞다퉈 찬사를 쏟아냈다.

NYT는 기생충이 ‘한 편의 영화를 넘어선 기념비(milestone)적인 작품’이라고 추켜세웠다. NYT는 "92회를 맞은 아카데미 시상식은 그동안 백인 영화 제작자들이 만든 백인들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의존하던 과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며 "헐리우드 전체에 포용의 중요성의 일깨워준 영화"라고 평가했다.

이어 극장이 아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공개하는 추세를 겨냥해 "기생충은 일부 다른 최우수 작품상 후보작과 달리 전통적인 방식으로 극장에서 상영됐다"며 "영화계가 수십년간 쌓아온 전통에 존경을 표할 줄 아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 소식을 전하는 LA타임즈 홈페이지.  /LA타임즈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기생충’ 소식을 전하는 LA타임즈 홈페이지. /LA타임즈
LA타임스는 "오늘 밤 가장 돋보이는 승자는 기생충"이라며 외국어 영화로서 기생충이 써낸 반전 드라마에 집중했다. LA타임즈는 이어 기생충에 출연하는 배우는 물론 자본과 언어까지 모두 할리우드와 무관한 점을 들며 "아카데미 시선이 최근 몇년 동안 꾸준히 다양해지면서 기억에 남을만한 외국어 영화들이 주류 박스 오피스에서 성공을 거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생충은 현재 IMDB, 로튼토마토 같은 미국 주요 영화 평가 사이트에서 평론가와 일반 관객을 가리지 않고 개봉작 가운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LA타임즈는 "봉준호 감독이 선보인 독특한 시선과 장르를 뒤흔들며 쥐락펴락 하는 능력이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 활약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USA투데이는 기생충이 최우수 작품상을 받자 바로 "마틴 스코세이지를 포함한 청중들이 모두 흥분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USA투데이는 별도 칼럼을 마련해 "기생충은 굴곡진 블랙 코미디를 맛깔나게 풀어낸 봉준호 감독 커리어 최고의 작품"이라며 "영화사 곳곳에 흔적을 남길 빛나는 예술작(splendid work of art)"이라고 전했다.

아카데미에 앞서 기생충에 열광한 ‘영화의 종주국’ 프랑스에서도 이날 수상이 확정되자 언론들이 일제히 이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뤼미에르 형제가 시네마토 그래프를 발명한 이후, 자국 시상식에 대한 자부심을 강하게 밝혀온 프랑스 언론이 아카데미 시상식 소식을 속보로 전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는 인터넷판 톱기사를 기생충 수상 소식으로 바꾸며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골든 글로브를 받은 기생충이 마침내 아카데미까지 석권했다"고 전했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영화는 1955년 미국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스 영화 ‘마티’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기생충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인터넷판 톱기사(빨간 네모)로 다룬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 /르몽드
기생충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인터넷판 톱기사(빨간 네모)로 다룬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 /르몽드
영국 BBC 방송도 긴급 속보로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BBC는 "매우 다른 계층의 두 가족에 대한 사회 풍자"라고 영화를 설명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에서 자막을 달린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2244.html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봉준호 감독… '살인의 추억' 흥행해 '설국열차'로 진격



입력 2020.02.10 14:38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92회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거머쥐며 한국 영화의 역사를 새로 썼다. 영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된 영화가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인들의 이목은 봉준호 감독에 쏠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를 통해 장편 영화에 데뷔했다. 이 영화는 공무원 아내를 둔, 백수나 다름없는 시간강사 윤주(이성재)가 옆집 강아지 한 마리를 아파트 지하실에 감금해 '강아지 연쇄 실종사건'에 휘말리면서 시작된다. 언뜻 코미디 영화로 보이지만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된 영화는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블랙코미디로 이어진다.

영화 ‘플란다스의 개’ 한장면.
영화 ‘플란다스의 개’ 한장면.
봉 감독의 데뷔작에는 어울리기 어려운 요소들이 묘하게 공존할 때 생기는 즐거음을 보여주는 유쾌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봉 감독은 2003년 '살인의 추억'이라는 작품을 통해 예술과 흥행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영화인으로 자리매김한다. 이 작품을 통해 봉 감독은 송강호라는 자신의 '뮤즈'와도 처음 만났다.

이 극사실주의 영화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6년에 걸쳐 10명의 여성을 살해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장면
영화 ‘살인의 추억’의 한장면
2006년작 '괴물'은 불모지였던 한국 괴수물의 수준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개봉 21일 만에 한국 영화로는 4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이다. 영화 평론가들은 한국 현대사가 압축된 현장인 동시에 현대 일상 한가운데를 흐르는 ‘한강’과 비현실적 ‘괴물’이 만나면서 영화 ‘괴물’은 한국이 키워온 갖가지 사회적 문제를 입체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영화 ‘괴물’의 한장면.
영화 ‘괴물’의 한장면.
배우 원빈이 출연한 영화 '마더'(2009)는 신화에 가까운 모성을 범죄의 동력으로 그려낸 수작이다. 어머니의 맹목은 아들은 지켜냈지만, 다른 희생자를 만들어내면서 세상을 망가뜨렸다. 이 영화에서 그 어머니 역할은 국민 어머니로 유명한 배우 김혜자가 출연해 모성을 비틀었다.

2013년 '설국열차'는 꼬리 칸이 21세기 신계급주의 사회를 연상케 했다. 이 작품을 통해 봉 감독은 본격적으로 외신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봉 감독은 계급투쟁, 빈부격차라는 사회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인간의 본질을 더 잘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영화 ‘설국열차’의 한장면.
영화 ‘설국열차’의 한장면.
‘설국열차’는 동명의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틸다 스윈튼과 크리스 에반스, 에드 해리스, 존 허트를 비롯한 할리우드 배우들과 송강호·고아성이 함께 연기했다. 총 450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미래 빙하기 지구의 생존자들을 태운 기차 한 대가 쉬지 않고 달리는데, 배고프고 천대받는 사람들은 빈민굴 같은 꼬리 칸에 모여 있다. 엔진을 통제하는 사람이 맨 앞 칸을 차지하고, 그 외 선택받은 이들은 호화로운 객실에서 산다. 기차 앞쪽 세상을 전혀 모르는 채 착취당하던 꼬리 칸 사람들이 반란을 일으켜 한 칸씩 앞으로 전진한다.

영화 ‘옥자’의 한장면.
영화 ‘옥자’의 한장면.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2017년 5000만달러(약 560억원)의 파격적 예산을 투자해 만든 '옥자'는 친구인 유전자 조작 거대 돼지 옥자를 구하려는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코미디, 드라마, 액션 같은 서로 다른 재료가 각자의 맛을 내는데도 절묘하게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0/2020021002153.html



'기생충', 작품상까지 4개 트로피..오스카 역사 새로 썼다


이도연 입력 2020.02.10. 14:56 수정 2020.02.10. 15:38
최다 노미네이트 '1917' 제쳐, 국제영화상·작품상 동시 수상은 최초
64년 만에 칸영화제·아카데미 동시 정복, 아시아 감독상은 두번째

아카데미 감독상 트로피 들어올린 봉준호 (로스앤젤레스 EPA=연합뉴스)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ymarshal@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이도연 기자 =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101년 한국 영화 역사뿐만 아니라 92년 오스카 역사도 새로 썼다.

'기생충'은 세계 영화 산업의 본산인 할리우드에서 자막의 장벽과 오스카의 오랜 전통을 딛고 작품상을 포함해 총 4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기생충'은 9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올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권위인 작품상을 필두로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이로써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많은 상을 받은 영화가 됐다.

한국 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출품을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도전했지만,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한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받은 일도 처음이다.

아울러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것도 1955년 델버트 맨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마티'(1955년 황금종려상, 1956년 아카데미 작품상) 이후 64년 만이며, 역대 두 번째다.

'기생충'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샘 맨데스 감독의 '1917'를 필두로 '아이리시맨'(마틴 스코세이지) , '조조 래빗'(타이카 와이티티) , '조커'(토드 필립스), '작은 아씨들'(그레타 거위그),'결혼 이야기'(노아 바움백),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등 쟁쟁한 경쟁작들을 제치고 작품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제작자 곽신애 바른손 E&A 대표는 무대에 올라 "말이 안 나온다. 상상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 벌어지니까 너무 기쁘다. 지금, 이 순간 굉장히 의미 있고 상징적인 시의적절한 역사가 쓰이는 기분이 든다. 이런 결정을 해준 아카데미 회원분들의 결정에 경의와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무대에는 이미경 CJ 그룹 부회장도 직접 올랐다. CJ 자회사인 CJ ENM이 '기생충'의 투자 제작을 맡았다.

이 부회장은 줄곧 영어로 "봉 감독에게 감사하다. 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의 미소, 머리, 그가 말하고 걷는 방식, 특히 그가 연출하는 방식과 유머 감각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는 자기 자신을 놀리지만, 절대 심각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 제작진들과 동생 이재현 CJ 회장, 한국 관객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오스카 시상식의 가장 빛나는 주인공이었다.

감독상과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자로 세 번이나 무대 위에 올랐다.

아시아계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것은 대만 출신 리안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리안 감독은 할리우드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2006) '라이프 오브 파이'(2013)로 두 차례 수상했다. '기생충'은 우리말로 된 순수한 한국 영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받은 것도 '기생충'이 처음이다.

봉 감독은 마틴 스코세이지('아이리시맨'), 토드 필립스('조커'), 샘 멘데스('1917'),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등 쟁쟁한 감독들을 제치고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봉 감독은 감독상 수상자로 세 번째 무대에 올라 마틴 스코세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등 거장 감독들에게 존경을 표시한 뒤 "오스카에서 허락한다면 이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서 오 등분 해 나누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끌어냈다.

한진원 작가와 함께 각본상을 받을 때는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오스카에서 받은 최초의 상"이라고 말했다.

'기생충'은 미술상과 편집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단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 역시 수상자로 호명되지는 못했다. 이승준 감독은 이날 시상식에는 세월호 유족 단원고 장준형 군 어머니 오현주 씨와 김건우 군 어머니 김미나 씨가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포옹하는 봉준호와 송강호 (로스앤젤레스 로이터=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하자 봉 감독(오른쪽)이 배우 송강호와 포옹하고 있다. ymarshal@yna.co.kr

10개 부문 후보로 오르며 올해 아카데미에서 가장 강력한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로 점쳐졌던 '1917'은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3관왕을 달성했다. 11개 부문에 이름을 올린 '조커'는 남우주연상과 음악상 2관왕에 그쳤다.

10개 부문 후보에 오른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남우조연상과 미술상 2관왕을 달성했다. '포드 V 페라리'도 편집상과 음향편집상의 2관왕에 올랐다.

기생충과 마찬가지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작은 아씨들'은 의상상 1개 부문, '조조 래빗'은 각색상 1개 부문, '결혼 이야기'는 여우조연상 1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주제가상은 '로켓맨' 속 '(아임 고나) 러브 미 어게인'의 엘튼 존과 버니 토핀이 받았다. 엘튼 존은 1995년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으로 같은 상을 받은 뒤 15년만에 또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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