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일 정상회담.. 모른다" 日, 靑 제의 사실상 무시

Shawn Chase 2015. 10. 27. 22:42

정상회담 둘러싸고 기싸움 양상..韓·日간 되레 악감정만 커져

 

세계일보 | 입력 2015.10.27. 18:22 | 수정 2015.10.27. 20:33

 

 

한·일 양국이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개최 논의를 계기로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확보하는 게 아니라 악감정만 키우고 있다.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아베 총리의 경시(輕視) 태도로 양측의 불신감이 증폭하고 있어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오전 브리핑에서 청와대의 11월2일 한·일 정상회담 제안 공개와 관련, “그런 보도를 한 것을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양국 매체가 모두 보도한 내용에 대해 스가 장관이 사실상 무시하는 발언을 한 것은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양측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교부 노광일 대변인은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스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어제(26일) 언론의 문의가 있어서 답변하는 과정 중 11월2일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점을 언급한 바 있다”고 청와대의 공개 내용을 재확인했다.

우리 정부는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경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아베 총리의 진전된 메시지를 희망하고 있다. 반면 아베 총리는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위안부 문제는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국제학부)는 양국 대립과 관련, “위안부 문제가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여기에 양국 국민 간, 그리고 박 대통령과 아베라는 2세 지도자 간 자존심 싸움 양상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한·일정상회담이 개최되어도 2005년 11월 당시 노무현·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2011년 12월 이명박·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정상회담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 정상회담은 각각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 정상의 날선 대립으로 회담 후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일어일본학부)는 “미국이 있어서 양국 지도자가 일단 만나 의견 교환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긍정적 분위기가 아닌 부정적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어, 회담을 해도 구체적 성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위안부 문제 국장급 협의의 양국 수석대표인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동북아 평화협력포럼 참석차 방한한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신임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상견례를 하고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도쿄=우상규 특파원c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