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검찰, 정경심 14개 혐의로 구속기소...공범여부 안밝히고 '조국' 이름 공소장에 적시

Shawn Chase 2019. 11. 11. 23:37




입력 2019.11.11 15:04 | 수정 2019.11.11 20:21

9월 6일 청문회 당일 기소 이후 66일만
딸·동생과 曺 5촌 조카 ‘공범’으로 적시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씨. /박상훈 기자
조국 전 법무장관의 부인 정경심씨. /박상훈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57)씨를 11일 구속기소했다.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증거인멸 등과 관련해 14개 범죄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해 대대적인 압수 수색을 벌인 지난 8월 27일 이후 76일, 정씨를 동양대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 위조)로 재판에 넘긴 지난 9월 6일 이후 66일 만이다. 사실상 검찰 수사는 조 전 장관 소환 조사만을 남겨놓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후 2시15분쯤 정씨에 대한 공소장을 법원에 접수했다. 지난달 21일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영장에 적시했던 11개 혐의에서 3개 혐의가 추가됐다. 차명계좌를 이용해 차명주식 투자를 해온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과 국가보조금 부당 수령 과정에서의 사기, 사모펀드 운용사 직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없애라고 시킨 증거인멸교사 등이다. 정씨의 공소장은 별지를 포함해 총 79쪽 분량이다.

정씨에 대해 검찰이 적용한 범죄 혐의는 크게 세갈래다. 우선 자녀 입시 비리와 관련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업무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사기,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또 사모펀드 불법 투자와 관련해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증거인멸 관련으로 증거인멸교사와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등을 적용했다. 정씨는 앞서 기소된 사문서 위조 혐의까지 포함하면 모두 15개 혐의의 피고인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특히 검찰은 정씨의 공소장에 ‘입시 비리 지원자’인 정씨의 딸 조모(28)씨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씨, 정씨의 동생 정모(56)씨 등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조 전 장관도 이름은 포함했지만 아직까지 ‘공범’으로 적시하지는 않았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조 전 장관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어 ‘전략적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됐다. 검찰 관계자는 "공범들에 대한 사건 처리는 전체 수사가 마무리된 후 그때 수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범으로 보고 수사해온 검찰이 조 전 장관에 대한 사법처리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딸 조씨의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와 관련, 위조된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과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공주대 생명공학연구소·동양대 어학교육원·단국대 의과학연구소·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분자인식연구센터·부산 모 호텔 등의 허위 경력 서류를 제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정씨가 딸에게 허위 서류를 제출하도록 해 서울대와 부산대 의전원의 입시를 방해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또 2013년 10월쯤 허위 인건비 명목으로 교육부로부터 두 사람 몫의 인건비 보조금 320만원을 타낸 혐의(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그래픽=박길우
그래픽=박길우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범동씨로부터 2차전지 업체 WFM과 관련한 호재성 미공개 정보를 전달받고 차명으로 7억1300만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혐의를 받는다. 또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2억8000만원 상당의 주식 취득 사실을 숨긴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씨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등록의무와 백지신탁 의무를 피하려 한 혐의도 추가로 포착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직후인 2017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3명의 차명계좌 6개를 이용해 총 790회에 걸쳐 입출금과 주식매매 등 금융거래를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씨가 차명 계좌를 이용해 거래를 하면서 남편인 조 전 장관과 자신의 신고 의무를 고의로 피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고위공직자는 직접 주식투자를 하지 못하고, 직무관련성이 있는 주식은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매각 또는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데 정씨가 차명으로 주식을 거래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재산을 허위로 신고하면 징계 대상이지만, 주식 백지신탁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검찰은 또 정씨가 1억 64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정씨 명의 부동산을 대상으로 법원에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정씨는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여러가지 수법으로 증거를 없애거나 숨기려고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정씨는 지난 8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직원들에게 사무실에 있는 사모펀드 관련 자료를 인멸하도록 하거나, 투자자에게 투자 대상을 알리지 않는다는 취지의 운영현황 보고서를 위조하도록 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자택 컴퓨터 하드디스크 3개와 동양대 연구실 컴퓨터 한 대를 자산관리인에게 건네주며 숨기도록 했고, 자신의 개인 노트북은 어딘가에 숨겨 아직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11/201911110209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