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조국 수사, 다음 순서는 ‘조국’... 검찰 "본인 소환조사 불가피"

Shawn Chase 2019. 10. 21. 13:01




입력 2019.10.21 11:42 | 수정 2019.10.21 11:59

‘스펙 품앗이’ 서울대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관여
자택, 아내 연구실 등 증거인멸… 알고도 눈 감았나
웅동학원 허위소송·채무면탈 등도 관여 정황 있어

지난 14일  사퇴한 조 전 법무장관이 과천 법무부 청사를 떠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4일 사퇴한 조 전 법무장관이 과천 법무부 청사를 떠나며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21일 조국 전 법무장관 아내 정경심(57)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조 전 장관 조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정씨의 여러 범죄 혐의에 조 전 장관이 관여한 정황이 있어서 원칙적으로 조 전 장관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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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자녀 입시 부정과 사모펀드 불법투자 관련 10가 범죄 혐의를 적용해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밝힌 정씨의 혐의는 입시 비리와 관련해 △업무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작성공문서행사 △위조사문서행사 △보조금관리법 위반, 사모펀드 비리와 관련해 △업무상횡령 △자본시장법위반(허위신고·미공개정보이용) 등△범죄수익은닉법위반, 증거인멸 관련해 △증거위조교사 △증거은닉교사 등 총 10가지다.

이중 여러 범죄 혐의에 조 전 장관이 직접 관여했거나, 알고도 묵인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우선 자녀 입시와 관련해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자택 컴퓨터에서 그의 딸 조모(28)씨를 논문 1저자로 등재시켜준 단국대 의대 장영표 교수 아들과 대학동기인 박모 변호사의 아들에게 발급된 인턴증명서를 확보했다. 또 장 교수 아들로부터 "조 전 장관이 직접 전화를 걸어 학회에 참석하라고 했다" "인턴을 하지도 않았는데 인턴증명서를 조 전 장관 딸이 대신 받아와 제출했다"는 등의 진술도 확보했고, 서울대 측으로부터 이들에게 정식으로 인턴증명서가 발급된 적이 없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조 전 장관이 자녀들의 스펙 품앗이를 위해 임의로 인턴증명서를 발급해 준 것 아니냐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조 전 장관은 앞서 여러 차례 "아이들은 정상적으로 인턴활동을 하고 증명서를 발급받았으며, 장 교수 등은 알지도 못한다"고 부인해 왔다.

조 전 장관은 또 아내 정씨가 자택과 동양대 연구실 등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면서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과정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받고 있다. 정씨의 지시에 따라 하드디스크 교체를 해준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37)씨는 검찰에서 "집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러 갔을 때 조 전 장관과 마주쳤고,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동양대 연구실이 있는) 영주로 내려가는 차에서 정씨가 조 장관과 수차례 통화하는 것을 들었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 사모펀드 관련 범죄에 대해서도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얼마만큼 관여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 전 장관은 그동안 "사모펀드 운용과 투자처 등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아내 정씨와 5촌 조카 조범동(36·구속기소)씨가 사실상 공범으로 지목된 상황이어서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부인과 자녀, 동생 등 온가족이 범죄에 연루돼 있는데다, 조 전 장관의 지위와 명성 등을 이용한 주가조작 의혹도 제기돼 있어 본인에 대한 조사는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장관직에서 사퇴한 14일 오후 서울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장관직에서 사퇴한 14일 오후 서울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정씨의 구속영장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조 전 장관은 지난 9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동생 조모(52)씨의 교사 채용 비리, 허위 소송 관련 배임 등의 범죄 혐의에도 연루돼 있다. 조 전 장관 동생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있으면서, 공사대금 채권 확보를 위해 자신이 제기한 소송에 대응하지 않고 고의로 패소해 웅동학원에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힌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이 당시 조 전 장관이 웅동학원 이사로 있었기 때문에 검찰은 조 전 장관도 동생의 범죄를 알고도 묵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금명간 동생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조 전 장관 자택 컴퓨터에서 2006년 9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냈던 웅동학원 부동산 가압류 소송에 대응하기 위해 작성된 문건을 확보했다. 이는 캠코가 웅동학원이 이전 공사 때 은행에서 빌린 35억원에 대한 채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였다. 현재 128억원 규모로 늘어난 채권을 갖고 있는 캠코는 그동안 조 전 장관 일가에 100여차례 넘게 독촉을 했으나 갚으려는 의사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 전 장관도 웅동학원 측의 채무면탈 혐의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0/21/201910210102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