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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샌디스크 간접 인수, 한국에는 어떤 영향?

Shawn Chase 2015. 10. 22. 10:33

중국의 메모리산업 간접 진출..중장기 악재 영향 가능성

아이뉴스24 | 이혜경기자 |

입력 2015.10.22. 09:32 | 수정 2015.10.22. 09:50

 

 

[이혜경기자]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세계 1위 하드디스크업체인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플래시메모리업체 샌디스크를 190억달러(한화 약 21조6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샌디스크 주식을 주당 86.50달러에 매입키로 한 것으로, 85.10달러는 현금, 나머지는 웨스턴디지털 보통주 0.0176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는 웨스턴디지털이 중국 칭화홀딩스(칭화유니그룹 지주사)의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더(Unisplendour)로부터 투자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이뤄진다. 유니스플렌더는 지난 9월 30일에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38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상태다.

22일 증권가에서는 이번 샌디스크 매각이 중국의 메모리산업 간접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국내 메모리업체들에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이슈라고 풀이하고 있다.

현대증권의 박영주 애널리스트는 "유니스플렌더가 38억달러에 웨스턴디지털의 지분 15%를 인수하면서 1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으로, 이번 웨스턴디지털의 샌디스크 인수를 통해 칭화유니그룹은 낸드플래시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언론에 칭화유니그룹이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인수를 시도한다는 이슈가 불거졌지만 현실화되지 못했는데,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출을 위해 샌디스크를 간접 인수하는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했다.

KTB투자증권의 진성혜 애널리스트는 "칭화유니그룹은 글로벌 IT 업체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서버/데이터센터/스토리지 제품 관련 칩부터 완제품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의 인수 승인 과정은 남아

이번 중국의 메모리산업 간접 진출은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남아 있다. 미국 정부의 인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유종우 애널리스트는 "칭화유니그룹의 웨스턴디지털 지분율은 15%에 그쳐 경영권을 확보한 지배주주라고 보기 어렵다"며 "샌디스크를 활용한 직접적인 낸드산업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며, 칭화유니그룹이 웨스턴디지털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도 지난 마이크론 인수 시도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 정부의 승인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국내 메모리반도체업계에 부정적인 이슈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현대증권의 박 애널리스트는 "샌디스크는 도시바와 합작법인 형태의 낸드 생산시설만 보유해 독립적인 낸드 설비가 없으며 도시바와 삼성전자로부터 구매한 베어 칩(Bare Chip:웨이퍼에서 잘라낸 패키징 전 단계의 칩)을 완제품으로 만드는 기업으로, 단기간 내에 설비 확보보다는 3D 낸드 전환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단기적으로는 이번 매각이 낸드 산업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향후 중국 자본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 낸드 산업 수급에 부정적인 전략을 택할 수도 있어 낸드 산업 내 지속적인 우려 요인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TB투자증권의 진 애널리스트도 "이번 소식은 중국의 메모리 산업 진출 혹은 진출 가능성 확대로 해석된다"며 "국내 메모리 소자 업체들에게는 부정적인 뉴스"라고 평가했다.

 

◆3D 낸드 시장 경쟁은 한층 격화될 듯

한편, 이번 샌디스크 매각 발표 하루 전에 인텔에서는 중국 다롄 공장을 메모리 라인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D 낸드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박유악 애널리스트는 "웨스턴 디지털이 샌디스크 인수 완료 후 솔리트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출시하더라도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샌디스크의 낸드를 사용하므로, 품질 향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다만 "인텔과 웨스턴 디지털의 시장 진입으로, 업체간 3D 낸드의 경쟁이 확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의 3D 낸드 투자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돼 반도체 소재 및 장비업체에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심상찮다" 마이크론 둘러싼 반도체업계 동향 주목
하이證 "마이크론·中 칭화유니그룹 협력 강화 및 샌디스크 인수설 우려"
2015년 10월 19일 오전 09:24

 

[이혜경기자] 19일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미국 메모리반도체업체 마이크론을 둘러싼 동향이 심상치 않다며 관련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송명섭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마이크론의 주가는 최근 전저점에서 40% 가량 반등했다. 이는 4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이란 전망과 이머징시장의 IT수요 회복 기대감 같은 업황 관련 요인뿐 아니라, 향후 마이크론의 진로와 관련한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 송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현재 마이크론은 중국의 칭화유니그룹과 기술/생산 협력 가능성이 있고, 샌디스크 인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주도하고 있는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인터뷰들에서 마이크론과의 협력 시도가 지속중임을 밝힌 바 있다. 난야 테크놀로지(Nanya Technology)의 사장이자 이노테라(Inotera)의 회장인 찰스 카우(Charles Kau)가 칭화유니그룹으로 전직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기도 해 마이크론과 칭화유니그룹 간 협력 가능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칭화유니그룹의 마이크론 인수가 어려워진 현 상황에서 양사 간 협력 방안으로 합작 반도체 라인이 중국에 건설되는 방안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 경우 마이크론은 한국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자금력과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고 칭화유니그룹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간접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송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경우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게는 마이크론의 경쟁력 강화와 중국의 손쉬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진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우려했다.

최근 블룸버그 등 미국 언론에서 마이크론이 샌디스크 인수를 위해 협상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의 주가가 동시에 상승한 바 있다. 시장 일부에서는 샌디스크가 조인트벤처(J/V) 형식으로 도시바와 낸드 생산 설비(470K/M)를 이분하고 있으므로 도시바와의 관계 때문에 경쟁사인 마이크론의 샌디스크 인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론의 샌디스크 인수 시 국내 반도체업계에 악재

그러나 송 애널리스트는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어려운 마이크론의 샌디스크 인수가 현실화 될 경우, 이는 곧 마이크론-인텔-도시바 간의 비휘발성 메모리(Non-volatile Memory: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소멸되지 않는 메모리) 관련 협력관계가 형성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중국 칭화유니그룹 역시 샌디스크 인수를 시도 중인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며, 이는 또한 칭화유니그룹과 마이크론이 양사 간 협력의 일환으로 샌디스크를 동반 인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송 애널리스트는 판단했다.

이와 관련해 송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이 샌디스크를 인수한다면 시장 플레이어가 축소되어 낸드 업계 구조가 단순해지고 업황이 보다 안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하나, 이 역시 경쟁사들간 협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업체들에게 긍정적인 뉴스만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