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통의 가치를 끌어올린, 현대 아반떼 시승기

Shawn Chase 2015. 10. 20. 23:00

Posted by 양봉수 기자 on 2015.10.06  09:11:24  /  bbongs142@autotribune.co.kr

 

 

[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현대자동차의 간판모델인 아반떼의 6세대 모델 AD가 지난달 9일 출시됐다. 출시 초반부터 스파이샷 노출, 충돌테스트 등으로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았고, 현재는 신차효과를 등에 업고 인기몰이 중이다.
 

   

이번에 시승한 6세대 아반떼는 ‘기본기 혁신’에 중점을 두고, 동력성능, 안전성, 승차감, 핸들링, 정숙성 내구성 등의 기본성능을 강화했다. 외관은 스포티하면서 고급스럽고, 실내는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또한 차급을 뛰어넘는 안전사양과 첨단사양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확보했다.
 
   

성숙해지고 비례감이 개선된 외관
시승차는 1.6리터 VGT 풀옵션 모델이다. 그래서 외관은 꽤나 화려하고 멋스럽다. 헥사고날 그릴은 현대차의 특징적 요소를 잘 표현하고 있고, 헤드램프에는 주간주행등이 추가됐다. 또 범퍼는 스포티하게 디자인됐는데, 디자인만 그럴듯한 것이 아니라 기능적으로도 브레이크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원한 공기를 흘려 보내준다.
 
   

측면에서 바라 본 모습은 5세대 MD와 비슷하지만, 비례감은 더 좋아졌다. 후드 길이를 늘리고, 트렁크는 짧게 하면서 스포티한 쿠페라인을 갖춘 결과다. 캐릭터 라인에 위치하던 도어 핸들은 아래로 내려왔고, 뒷좌석 도어와 사이드미러의 디자인도 변경됐다. 뒷문 아래는 긁힘 방지를 위한 보호필름도 현대차에서는 돋보이는 부분 중 하나다.
 
   

그런데 뒷좌석 도어는 길이가 길어진데다, 도어핸들의 위치는 낮아지면서 도어를 여닫을 때, 도어의 끝 부분이 자꾸 몸에 부딪힌다. 설계상 세심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부분변경에서도 도어 디자인이 변경될 가능성은 없으므로 탑승자가 스스로 조심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테일램프는 제네시스와 비슷하지만, 후면의 전반적인 실루엣은 5세대 MD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트렁크 끝자락의 라인을 바짝 세우고, 범퍼 디자인을 다듬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트렁크는 리모컨 조작으로 잠금 해제뿐만 아니라 일정높이까지 개폐가 돼서 적재가 수월해졌고, 키를 소지하고 있지 않더라도 차량의 잠금 장치가 해제된 상태라면 트렁크를 쉽게 여닫을 수 있도록 바뀌었다.
 
   

운전자 중심적이면서 인체공학적인 실내
실내는 제네시스, 쏘나타 등에서 선보인 운전자 중심적인 디자인이 핵심이다. 계기반은 깔끔하고 재배치되고, 중앙의 디스플레이는 쏘나타와도 같은 직관적인 디자인이 적용됐다. 센터페시아의 모든 버튼들도 그룹별로 잘 나뉘어 있어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내비게이션은 8인치로 크기가 커지면서, 시계와 CDP는 삭제됐다. 시계는 내비게이션에서도 확인이 가능하고, 음악은 USB나 블루투스로도 감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CDP가 사라진 것은 시대가 변했음을 새삼 깨닫게 하며, 아쉬움이 남는다.
 
   

시트는 앞좌석의 경우 잘 조절하면 그럭저럭 편안한 시트포지션을 찾을 수 있는데, 뒷좌석은 MD보다도 못하다. 레그룸은 여전히 여유롭지만 일단 헤드룸이 좁고, 시트 디자인 자체도 MD만큼 편안하지는 않다. 헤드레스트 크기가 작아진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대신 뒷좌석에 동급 준중형 세단에서 보기 드문 에어컨 송풍구가 있고, 열선 시트도 2단으로 제공된다.
 
   

꾸준한 가속력, 단단한 차체, 뛰어난 연비
시승은 서울에서 강원도를 왕복하는 약 300km 정도의 구간에서 이뤄졌다. 일단 고속도로에 진입해서 가속을 하니 가속성능이 제법이다. 가속페달을 계속해서 밟고 있으면, 속도 회전계는 금세 3시 방향을 가리킬 정도로 꾸준하다. 다만 고속영역에서의 재가속 시 반응은 다소 더딘 편이고, 일정 속도가 넘어가면 풍절음과 노면소음도 급격히 커진다.
 
고속주행 시 7단 DCT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속이 이뤄지면서도 변속충격은 자동변속기만큼이나 부드러운 것이 인상적이다. 7단은 80km/h에서부터 넘어가고, 120km/h의 속도에서도 2천rpm, 100km/h에서 1750rpm으로 유지된다. 덕분에 연비를 신경 쓰지 않고, 주변차량의 흐름에 맞춰 주행하더라도 리터당 18km는 쉽게 뽑아낼 수 있다. 물론 마음먹고 연비주행을 하면 리터당 23km도 어렵지 않다.
 
   

급격한 코너링과 언덕으로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에서의 가속성능과 변속기 반응은 조금 다르다. 배기량을 감안하면 시속 80km부근까지는 3단으로 힘있고 시원하게 가속되는 편인데, 4단으로 넘어가는 시속 100km에서 120km에서는 rpm을 높여도 허당이다. 또 변속기 보호를 위해 다운시프트도 철저하게 제한되어있다. 그래도 rpm은 스포츠 주행이 아니라면 언덕에서도 특별히 튀지 않고, 평지와 비슷하게 유지된다. 또 가솔린 모델은 성인 5명이 탑승하면 가속감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디젤은 30.6kg.m의 넉넉한 토크 덕분에 실용구간에서는 별다른 성능저하 없이 여유로운 성능은 발휘한다.
 
   

고속영역에서의 서스펜션은 착 가라앉는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MD보다는 확실이 안정감이 높아졌다. 와인딩에서는 기존의 MD를 생각해 다루면 차체가 단단해졌다는 느낌은 충분히 전달되지만, 스포츠세단처럼 더 강하게 몰아 부치면 밸런스는 금새 무너져 버린다. 물론 다행스러운 부분은 밸런스가 무너질 때 무너지더라도 어느 정도의 예상은 가능해졌다. 제동성능은 강력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하고 일정한 편이다.
 
   

A필러와 변속기 레버는 불편해
아반떼는 스포츠 세단이 아니기 때문에 와인딩이나 고속성능보다 일상적인 부분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 시승 내내 크게 불편했던 두 가지가 있는데, 먼저 A필러의 두께다. MD에서도 A필러가 두꺼워 코너나 회전구간에서 시야가 제한돼 매우 불편했는데, AD도 개선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초고장력강판의 사용 비율을 늘리고 차체를 단단하게 했다고 해서 얇아지기를 기대했으나, 여전히 A필러는 기둥이 서 있는 것처럼 굵다.
 
   

또 변속기 레버 조작 시 ‘실수’가 많이 발생한다. 일자형으로 바뀌면서 변속기 레버에 버튼이 추가됐다. 그런데 P-R구간만 레버에 있는 버튼을 눌러야 조작이 가능하고 R-N-D는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모두 조작된다. 반대로 D에서 N으로도 레버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기어 레버가 움직인다. 스텝게이트 방식의 변속기는 그나마 실수가 덜한데 일자형 방식은 실수로 변속기 레버를 치더라도 기어가 중립으로 빠지고, 수동모드 조작 후 드라이브로 이동 시 N까지 한 번에 쭉 빠지는 상황이 쉽게 발생한다. 굳이 변속기 레버에 버튼까지 만들어 놓고, 이렇게 버튼 조작 없이도 변속기가 움직이게 만든 것은 이해가 어렵다. 추후 연식변경 모델에서는 반드시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시승을 꼭 해봐야만 알 수 있는 차
신형 아반떼는 디자인도 크게 신선하지 않았고, 파워트레인에 대한 감흥도 별로 없었다. 과거 현대차는 안타봐도 알 수 있는 뻔한 차였다. 그런데 신형 아반떼는 시승을 해보니 정말 완전히 다른 차량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원가절감에 앞서는 브랜드로 인식됐던 현대차가 뒷문에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나 볼 법한 긁힘 방지용 보호필름까지 붙였으니 디테일의 변화는 말할 것도 없다. 또 디젤모델의 주유구에는 혼유방지 기능울 추가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연비는 MD시절과 비교해서 크게 개선됐고, 주행성능, 안전성 역시도 모두 완전 딴판이어서 디자인만 바뀐 차라는 생각을 완전히 산산조각 내버렸다.
 
   

마지막으로 가장 민감한 가격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신형 아반떼 디젤의 풀옵션 가격은 2,640만 원이다. 무려 쏘나타 중간등급과 가격이 같은 것이어서 임팩트가 상당했고, 아반떼가 크게 비싸졌다는 생각해왔다. 하지만 가격표를 다시 보니 기본트림의 가격은 1,531만 원으로 동결됐고, 주력트림은 여전히 2천만 원 내외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MD 또는 경쟁모델과 비교해보면, 사양이나 성능도 월등히 앞서서 당분간 경쟁모델은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bbongs142@ <오토트리뷴, www.Auto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