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사설] 조국 의혹 압수 수색, 검찰 의도 궁금증 이렇게 큰 이유 아는가

Shawn Chase 2019. 8. 29. 01:30


조선일보


입력 2019.08.28 03:20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자들을 동시다발로 압수 수색했다. 이번 수사는 대한변협조차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할 만큼 불가피한 것이었다. 검찰은 "자료 확보가 늦어지면 (증거가 사라져) 사실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압수 수색은 관련 범죄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돼 법원이 수사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조 후보자 본인도 수사를 피할 수 없다.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인사청문회를 치르는 첫 사례가 된다. 청문회가 과연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조 후보자가 지금이라도 후보직을 내려놓고 자연인 상태에서 수사에 임하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도 조 후보자는 "진실이 아닌 의혹만으로 검찰 개혁 큰길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자신에 대한 수사가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것이란 주장이다. 민주당 대변인은 처음엔 "(검찰 수사가) 나쁘지 않다"고 하더니, 얼마 안 돼 "압수 수색이 검찰 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불법은 없었다'더니 검찰이 그 불법 여부를 수사하겠다고 하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한다. 공직 후보자와 가족의 비리 혐의 수사가 어떻게 '검찰 개혁 방해'가 되나.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에선 "노무현은 못 지켰어도 조국은 지키자"고 한다. 앞으로 청와대, 여당, 극성 지지 세력의 수사 방해가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결국 문제는 검찰의 의지다. 검찰은 이번 수사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투입했다. 압수 수색 규모 등을 볼 때 상당 기간 내사도 거쳤다고 볼 수 있다. 법무부에 사전 보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조 후보자가 압수 수색 대상에서 빠졌고 수사 시늉만 하다 말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부에선 청문회 때 "수사 중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식으로 넘어가도록 핑곗거리를 준 게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조만간 드러날 것이다.

검찰이 압수 수색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온 이날 아침 시중에선 '검찰이 무슨 의도로 수사하느냐'는 궁금증이 확산됐다. 정권 충견 노릇을 하던 검찰이 갑자기 주인을 물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산 권력 비리에는 눈감으면서 죽은 권력에는 저승사자였던 검찰이었던 만큼, 당연한 수사를 해도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를 한 검사들은 줄줄이 출세하고 그 반대 검사들은 좌천되고 쫓겨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이번 수사가 만약 국민의 눈을 잠시 속이려는 것이라면 검찰 수사까지 특검 대상이 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7/201908270322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