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경영

한진 형제 간 ‘경영권 분쟁’ 봉합됐나…‘때 이른 복귀’에 정당성 결여 지적도

Shawn Chase 2019. 6. 10. 23:49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입력 : 2019.06.10 14:20 수정 : 2019.06.10 21:22

ㆍ‘물컵 갑질’ 조현민, 한진칼 전무로 14개월 만에 경영 복귀
ㆍ사회공헌 관리·신사업 개발 맡아
ㆍ한진그룹 측 “법적 문제는 없다”

한진 형제 간 ‘경영권 분쟁’ 봉합됐나…‘때 이른 복귀’에 정당성 결여 지적도

지난해 ‘물컵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36·사진)가 14개월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조양호 전 회장 별세 후 불거졌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이 봉합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정당성을 결여한 ‘때 이른 복귀’란 비판도 있다.

10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서울 소공동에 있는 한진칼 사옥 사무실로 출근했다. 정석기업은 한진그룹의 부동산·건물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조씨는 조 전 회장의 1남2녀 중 막내로 경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의 전무로 광고·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4월 광고회사 직원에게 물컵을 던졌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사회적 문제가 됐고 조 전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그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조씨는 앞으로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통합 관리하고 신사업 개발을 맡게 된다.

신사업 분야는 그룹의 중장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항공·여행·물류·IT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수익모델을 수립하는 활동이라고 한진그룹은 전했다.

한진그룹은 조씨의 경영 복귀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검찰이 조씨의 폭행 혐의와 관련해선 ‘공소권 없음’을, 특수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조씨의 경영 복귀를 두고 형제 간 갈등 봉합의 신호로 보고 있다. 그간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조 전 회장 별세 후 경영권 승계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한진칼 지분구조를 보면 조 전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남인 조원태 회장(2.34%)과 장녀 조현아씨(2.31%), 차녀 조현민씨(2.30%)가 각각 3%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 전 회장 지분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두 자매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더구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지분을 15.98%까지 늘리며 압박하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 전 전무의 경영 복귀는 고 조양호 회장의 유지에 의한 것”이라며 “형제 간 화합을 토대로 그룹 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조씨의 경영일선 복귀에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큰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조씨를 그룹의 주요 자리에 앉히는 것은 경영 능력과 무관하게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란 것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조씨의 ‘물컵 갑질’은 총수 일가의 민낯을 보여주며 회사 가치에 큰 타격을 가했던 기업 차원의 리스크였다”며 “물컵 갑질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았지만 행위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일선에서 물러났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45)의 경영 복귀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 전 부사장은 현재 관세법 위반 혐의로 어머니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지만 재판 결과에 따라 경영 복귀가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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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906101420001&code=920101#csidxa40345aa66a64d493817ea9937027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