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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온 LG '8K OLED' TV... 화질은 좋은데, 5000만원은 글쎄

Shawn Chase 2019. 6. 3. 18:17

조선비즈

  • 윤민혁 기자
  • 입력 2019.06.03 15:41 | 수정 2019.06.03 15:45

    LG전자가 세계 최초 8K(7680x4320) 해상도 ‘LG 시그니처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선보이고 해상도 전쟁에 합류했다. 경쟁사 삼성전자가 선점하고 있는 8K 시장에 초(超)프리미엄 제품군 시그니처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3일 롯데백화점 소공점에서 8K 올레드 TV를 만나봤다. 8K 올레드 TV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9에서 첫 선을 보였지만, 일반 매장에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3300만개 올레드 화소 촘촘히… 명암 표현 QLED에 앞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밝은 화면과 뛰어난 화질이었다. 8K 해상도를 구현하기 위해선 기존 풀HD(1920x1080)보다 화소수가 16배 많아야 한다. 8K 올레드 TV는 88인치 대화면에 3300만개 화소가 들어차 있다.

    LG 8K 시그니처 올레드 TV(위)와 삼성 QLED 8K TV(아래). 검은 바탕에서 조명을 표현할 때 OLED는 빛 번짐이 적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윤민혁 기자
    화소가 더욱 촘촘한 만큼, 10cm 안쪽으로 얼굴을 들이밀기 전까진 화소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반면 매장에 함께 전시돼 있는 기존 4K 시그니처 올레드 TV는 30cm 정도 거리에서도 주의 깊게 바라보면 화소를 구분할 수 있었다.

    올레드 TV는 명암비가 뛰어나다. 이는 LCD(액정표시장치)와 다른 작동 방식 덕이다. 흔히 ‘LED(발광다이오드) TV’라고 불리는 LCD TV는 LCD 액정 뒤편에서 LED 광원이 빛을 내주는 방식이다. 반면 올레드는 색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낸다. 때문에 올레드는 빛이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선 화소 하나하나의 불을 끄거나 밝기를 조절해 명암을 또렷하게 표현할 수 있다.

    LG전자는 올레드 TV 시연 영상에서 어둠과 빛의 대비를 강조한다. 야간 영상에선 광원과 검은 배경이 확연히 구분되고, 광원에서 번져나오는 빛 또한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롯데백화점 소공점 가전매장에는 경쟁제품인 삼성전자 2019년형 82인치 QLED 8K TV가 함께 전시돼 있었다. QLED 8K TV 또한 8K 해상도인 만큼 화면에 초근접하지 않는 이상 화소가 눈에 띄지 않았다. 국내외에서 극찬받은 제품인 만큼, 밝은 화면에서 화사한 색조표현 또한 훌륭했다.

    삼성전자는 검은색 표현력을 개선하기 위해 직하방식(Direct Full Array)으로 로컬디밍(Local Dimming)을 구현했다. 액정 뒷면에서 LED 광원을 바로 비춰주고(직하), 액정 부위별로 조명을 조절해(로컬디밍) 기존 LCD TV보다 명암비를 개선한 것이다. 그러나 LED 광원을 세분화한다 해도 화소별로 밝기를 조절할 수는 없다. 이때문에 일부 야간 장면에선 조명이 검은 하늘에 번져나가는 듯했다.

    8K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왼쪽)와 삼성 QLED 8K TV(오른쪽). 패널부 두께 차이가 확연하다. /윤민혁 기자
    직하방식을 구현하며 따라온 단점도 있다. LCD 뒤편에 LED가 들어가면서 두께가 늘어난 것이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TV는 패널부 두께가 6mm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 QLED 8K TV는 2cm가량이다.

    ◇ TV 한 대 5000만원… 8K QLED TV 2.5배 넘어서는 가격

    LG전자가 8K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8K TV가 대세로 자리잡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올해 8K TV 판매량을 34만대선으로 보고 있다. 8K 콘텐츠 부재가 치명적이다. 현재 8K TV 영상을 송출하는 국가는 없다. 일본만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8K 송출을 준비하고 있다. 스트리밍으로 고개를 돌려도 유튜브 샘플 영상 몇몇을 제외하곤 8K 콘텐츠를 찾아보기 힘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딥러닝 기반 화질엔진으로 4K 콘텐츠를 8K로 변환시켜 주지만, 원본 8K 콘텐츠보다는 화질이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헉’소리가 나는 가격도 문제다. LG전자는 8K 올레드 TV를 예약가 4000만원, 정가 5000만원에 내놨다. 같은 초프리미엄 제품군인 LG 시그니처 4K TV가 1800만원이고, 삼성전자 82인치 QLED 8K TV가 1785만원임을 감안할 때 2.5배 이상인 가격은 부담스럽다.

    가전업 계는 8K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밀린 LG전자가 고가 정책으로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2000만원 이상 초고가 TV는 실제 판매보다는 최고 제품이라는 상징성을 위해 내놓는 경향이 있다"며 "LG전자가 8K뿐만 아니라 올레드 전체 제품군의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를 위해 초고가 정책을 취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 LG전자 8K 올레드TV 세계 첫 출시

    내달 韓이어 北美 순차출시
    AI탑재해 화질 업그레이드

    프리미엄 TV 공략 박차
    콘텐츠·생태계 확대 관건




    LG전자가 3일 세계 최초로 88인치 8K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의 국내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LG베스트샵 본점 매장에서 모델들이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올레드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전자]
    사진설명LG전자가 3일 세계 최초로 88인치 8K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의 국내 예약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LG베스트샵 본점 매장에서 모델들이 LG전자의 `LG 시그니처 올레드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전자]

    LG전자가 다음달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올레드) 8K(4K·UHD의 4배 해상도) TV를 시장에 내놓는다. 삼성전자가 QLED로 작년부터 8K 제품을 출시하면서 콘텐츠 확보와 시장 확대가 큰 과제로 꼽혀왔는데, LG전자 등이 시장에 가세함에 따라 이를 위한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일본·중국 업체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8K 88인치 OLED 제품인 `LG시그니처 올레드`를 오는 7월 국내 출시한다고 3일 밝혔다.

    3분기에는 북미·유럽 등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회사는 LG베스트샵 강남본점을 시작으로 주요 백화점 매장에 8K 올레드 TV 체험공간을 운영하고, 6월 한 달 동안 예약판매를 진행한다. 출고가는 5000만원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하는 88인치 제품은 기존 올레드 TV 최대 크기였던 77인치를 넘어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의 선봉에 서게 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또 하반기에 `75인치 8K 슈퍼울트라 HD TV` 등 프리미엄 초대형 TV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LG전자의 8K OLED TV는 기존 8K LCD와 달리 완벽한 블랙은 물론 더 섬세한 색을 표현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LG전자가 개발한 화질 프로세서에 딥러닝 기술을 더한 2세대 인공지능(AI) `알파9 8K`를 탑재해 화질과 사운드를 스스로 최적화하는 것도 특징이다.


    아직 8K용 콘텐츠가 부족한 점을 감안해 4K 콘텐츠의 화질 등을 업그레이드하고 좀 더 8K에 가깝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 셈이다. 이 제품은 또 구글의 인공지능(AIP) 비서 `어시스턴트` 한국어 서비스도 탑재됐고 LG전자의 TV 가운데 최대 출력인 80와트(W) 스피커도 내장됐다. 

    프리미엄 시장은 4K 대형 TV를 넘어 8K로 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K TV는 현재 대세 제품인 4K(화소수 3840×2160)보다 화질이 4배 선명해 `꿈의 화질`로 기대를 모은다. 올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CT 전시회 `CES2019`에서 삼성전자, LG전자, 샤프·소니(일본), 하이얼·TCL·창훙(중국) 등 10여 개 기업이 8K TV를 선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8K TV 시장은 올해 33만8000대에서 내년 175만1000대, 2022년 500만대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QLED 8K TV를 선보이며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최대 가전유통사(양판점) `베스트바이`의 1000여 개 전 매장에 2019년형 프리미엄 QLED 8K TV를 전시·공급하는 등 수요·저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8K TV로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하고 생태계도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점이 시장 확대의 장애요소로 꼽히고 있다. 

    콘텐츠·플랫폼이 부족하고 소비자들이 충분히 체험하지 못해 시장 확대가 더디다는 지적이 있다. LG전자를 비롯해 일본·중국 업체들이 8K 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게 되면 생태계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CES2019를 통해 8K 기술·콘텐츠·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파나소닉, 하이센스, TCL 등과 함께 8K 협의체인 `8K어소시에이션`을 구축했다. 8K 협의체는 지난 4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송장비 전시회인 `NAB(미국 방송사업자협회)쇼 2019`에서 첫 총회를 개최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장기적으로는 TV업체뿐 아니라 넷플릭스·아마존 등 콘텐츠·플랫폼 업체도 추가로 참여시키는 게 이 협의체의 목표다. LG전자 관계자는 "8K 콘텐츠 표준 규격 등이 만들어진 이후 `8K 협의체` 참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2020년 도쿄 올림픽 등을 계기로 8K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 황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