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정치

‘친문 색채’ 점점 짙어가는 민주당의 총선 밑그림

Shawn Chase 2019. 4. 17. 15:42


조국 차출설에 이해찬 대표 “본인 의지 있느냐 없느냐 중요”
1기 청와대 참모·장관들 여당 집결…‘정권 중간평가’ 우려도
‘재출마 땐 경선·신인엔 가산’ 공천제 변경…현역 입지 축소

조국, 윤영찬, 양정철, 임종석, 권혁기(왼쪽부터)

조국, 윤영찬, 양정철, 임종석, 권혁기(왼쪽부터)

여권이 내년 4·15 총선을 1년 앞두고 서서히 총선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1기 청와대 멤버들이 차례차례 더불어민주당에 배치되면서 ‘문재인 1기 청와대 완전체’가 여권 총선체제의 중심에 놓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리틀 문재인’으로 여겨지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차출설’은 꽤 설득력 있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 

■ 심상찮은 “조국 나와라” 

조 수석이 여러 차례 고사 의지를 밝혔음에도 민주당에선 그의 차출설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16일엔 지도부도 나섰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저는 (조 수석의 총선 차출)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정수석을) 영원히 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조 수석) 본인의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디 사람을 차출해다가 쓰느냐”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조 수석이 결심만 해주면 환영’이라는 행간이 읽힌다. 

전날 민주당에 입당하며 경기 성남 중원 출마 뜻을 밝힌 ‘청와대 1기 동기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서 “설마 저만 뛰게 하지는 않겠죠”라며 조 수석을 부추겼다.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의 지난 11일 “영입 1순위” 발언 이후 출마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조 수석 출마설의 기저에는 총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경남(PK)에 여권을 대표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여권 핵심부 생각이 깔려 있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어렵게 얻어냈지만 PK 민심은 최근 악화일로다.인지도와 대중성을 갖춘 조 수석이 선거판에 뛰어들 경우 PK 민심을 되돌릴 수 있다고 여권은 기대한다. 일각에선 부실 검증 논란에 휩싸인 조 수석에게 퇴로를 열어주는 차원이란 해석도 나온다. 

■ 청와대·친문 ‘성골’ 총선체제? 

조 수석까지 차출된다면 민주당의 총선체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중심으로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소통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송인배 전 정무비서관,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이 줄줄이 출마할 예정이다. 당에서 대기 중인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1기 멤버’다. 

게다가 ‘문재인의 복심’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도 다음달 민주연구원장으로 당에 복귀한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정철 전 비서관은 제가 만났을 때 민주연구원장을 하고 싶다고 해서 제가 수용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최측근인 데다 양 전 비서관이 먼저 의사타진을 하는 등 의욕을 보인 것인 만큼 전략과 인재영입 등 총선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양 전 비서관의 출마 여부도 관심사다. 

1기 장관들도 당 복귀를 마쳤거나 하반기에 ‘컴백’한다. 김부겸(행정안전부)·김영춘(해양수산부)·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 전 장관은 이미 복귀했으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총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기 청와대·정부 핵심 인사들이 여당의 총선체제 중심축에 서는 것이지만, 여권 내 반응은 엇갈린다. 당·청이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여당 내에서 친문 독식 논란이 일고, 자칫 선거가 ‘정권 중간평가’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민주당 총선공천제도기획단은 이날 현역 의원의 총선 재출마 시 전원 당내 경선을 거치도록 하는 등의 공천 기준을 잠정 결정했다. 공천 심사 단계에서 ‘정치신인’에 대한 10% 가산 규정도 신설키로 했다. 두 규정 모두 현역 의원 기득권 축소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총선 물갈이 신호탄’ 아니냐는 말이 당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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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4170600035&code=910402#csidx6f9c10fef002c0688462ff91b7bd59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