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공항

김포공항을 하네다처럼… 국제선 확대 추진

Shawn Chase 2019. 4. 3. 17:43

조선일보

  • 정지섭 기자


  • 입력 2019.04.03 03:01

    - 서울시 '김포공항 르네상스' 계획
    도심·강남과 가까운 이점 살려 정부에 장거리 취항 건의하기로


    서울시가 김포공항 국제선 하늘길을 넓히는 '김포공항 르네상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김포공항 국제선은 일본·대만·중국만 오간다. 반경 2000㎞ 이내 도시에만 취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앞으로 이 규정을 풀고 장거리 노선에도 취항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시의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국제선(인천)과 국내선(김포)으로 양분된 기존 체계가 허물어지면서 두 공항이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시는 최근 '글로벌 신성장 거점의 관문 김포공항 육성 관리 방안'이라는 연구 용역을 맡긴 것으로 2일 확인됐다. 결과는 오는 6월쯤 나온다. 국제선 기능을 강화해 인근 마곡지구, 여의도 개발과 연계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김포공항 국제선은 도쿄·오사카·베이징·상하이·타이베이 등 5곳만 갈 수 있다. 2001년 인천공항이 개항하면서 국내선 전용으로 격하됐다가 2003년 서울~도쿄 노선이 개설된 뒤 중국·대만에도 취항했다. 인천공항에 비해 청사가 낡고 비좁다는 단점이 있지만, 서울 도심과 강남이 가까워 승객이 급증했다. 연간 국제선 운항 편수는 인천공항의 4분의 1 수준인 2만여 편이지만, 공항의 연간 이용객 수는 인천공항 개설 이전의 67% 수준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김포공항의 '2000㎞ 이내' 거리 규정에 묶여 국제선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 시 관계자는 "김포공항은 서울 도심과 가까워 비즈니스 승객 등에게 특화된 국제공항으로 육성할 수 있다"며 "인천공항 개항 후에도 활주로 등 기반 시설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규정만 바뀐다면 국제선을 증편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시는 김포공항의 국제선 증편과 마곡지구 개발을 연계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마곡지구는 김포공항과 3㎞가량 떨어져 있다. 지하철 3개 노선이 두 곳을 모두 다닌다. 시는 마곡지구의 일부인 11만여㎡를 기업 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기업 사무실·연구소뿐 아니라 전시장과 호텔도 유치할 계획이다. 김포공항 취항지가 늘어날 경우 마곡지구를 국제적인 공항 배후 도시로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은 시가 도쿄 하네다 공항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도쿄의 국제 관문이었던 하네다 공항은 1978년 도쿄 외곽 지바현에 나리타 공항이 문을 열면서 국내선 전용 공항으로 격하됐다. 2000년대 아시아 노선이 부활하면서 국제공항으로 복귀해 취항지가 뉴욕· 런던·시드니 등으로 확대됐다. 나리타에 비해 도심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승객을 끌어들였다.

    김포공항 부활은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공항 활주로와 인접한 양천구·구로구 지역 주민들은 항공기 이착륙 소음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특히 양천구 신월동 주민들은 소음피해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현재 운행 중인 국제선도 인천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해왔다. 최근 공항이 있는 강서구를 지역구로 둔 경만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의 주도로 김포공항 활성화 지원 조례가 제정됐다. 김포공항 국제선 신규 증설을 위해 서울시장이 항공사업자 등을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수영(더불어민주당) 양천구청장이 시의회를 항의 방문했다. 경 의원은 지난 1일 국제선 증설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려다 당일 전격 취소했다. 당내 분란이 격화할 것을 우려한 지도부가 기자회견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우선 김포공항의 중거리 국제노선 부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03/201904030015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