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회의서 "국민정서 안맞는 분들 있다" 일부 자진사퇴 가능성
당 지도부가 "왜 이런 후보 내놓았나" 묻자, 조국 "사람이 없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되자 곧바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최고위원들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돼 이날 사퇴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인사청문회를 마친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해 각종 우려를 쏟아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본지 통화에서 "'국민 정서에 안 맞는 분들이 있다'는 지적을 한 분들이 있었고, 대체로 최고위원들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당의 '우려'를 전달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25~27일 열린 청문회가 끝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식 의견 전달은 유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참석자는 "후보자 7명 중 일부에 대해 당 지도부의 통일된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인지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당론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청문경과보고서 채택 1차 마감 시한인 4월 1일을 전후해 여당이 청와대에 당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별개로 지도부 인사들은 여러 경로로 청와대에 일부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에 '왜 이런 사람을 후보자로 내놓았느냐'고 이야길 했다"며 "그걸 들은 조국 민정수석이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더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 부처의 경우 10명의 후보자가 있었지만 시킬 만한 사람은 모두 '청문회에서 망신당하기 싫다'고 고사했고, 하겠다는 사람은 다 뭔가(의혹이)가 나온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라고 했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날 최고위 공개회의에서 "인사청문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원내대표는 "언제부터인가 청문회가 인신공격과 신상털기의 장으로 변질됐다"며 "이런 식의 청문회에서 누가 장관을 하겠다고 나서겠나"라고 했다. 여당에서는 "후보자 핑계를 댈 게 아니라 허술하게 인사 검증을 한 조국 민정, 조현옥 인사수석 등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이 경우 7명 중 누구를 낙마시킬지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갈린다. 이날 민주당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낙마 대상 후보자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후보자' '여러 의혹이 제기된 후보자' 등의 표현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낙마하게 된다면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될 가능성을 유력하게 꼽고 있다. 최 후보자는 주택 3채를 보유한 전력이 있어 집값을 잡아야 할 국토교통부 장관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는 장·차남의 군 복무 특혜와 호화 유학 생활, 잦은 외유성 해외 출장, 증여세 탈루 의혹 등으로 야당에서는 "의혹 백화점"으로 규정했다.
반면 한국당은 공식적으로는 7명 전원 낙마를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일부 후보자에 대해서는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줄 가능성도 있다. 내부적으로는 7명 가운데 1~2명을 고른다면 김연철·박영선 후보자를 반드시 떨어뜨려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박 후보자에 대해 8대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하지 못하겠으면 물러나라"고 했다. 바른미래당은 7명 중 김연철·박영선·조동호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고 있다. 민주평화당도 조동호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다.
정의당 은 이날 최정호 후보자 임명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정의당은 "다주택을 보유하며 막대한 시세 차익을 올려 국토부 장관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했다. 정의당은 조동호 후보자에 대해서도 부적격 입장을 정할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 반대 방침을 정했던 후보자들은 줄줄이 낙마해 '정의당 데스노트'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29/20190329033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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