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10.12 18:18 | 수정 : 2015.10.12 21:43
“당신의 말이 진짜임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보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윌리엄 C 캠벨(85) 교수가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라는 전화를 받고 보인 첫 반응이다. 그는 전화기 너머 스웨덴 억양의 영어를 쓰는 상대방에게 ‘과학자답게’ 증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그는 수상 직후 인터뷰에서 “(내가 노벨상을 탄다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캠벨 교수처럼 수상 소식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노벨상 수상자들로 인해 갖가지 해프닝이 일어난다고 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009년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벤카트라만 라마크리슈난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수상을 알리는 전화를 장난 전화로 여겼다.
이처럼 노벨 수상자들이 수상 전화를 장난 전화로 착각하는 이유가 있다.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대부분의 과정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기 때문이다. 공식 후보자 명단은 없으며, 수상자 선정 소식을 알리는 통화도 사전 통지 없다.
또 매년 노벨상 선정기관이 어떤 업적을 높이 평가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미 수십 년 전에 나온 연구 결과에 대해 시상할 수도 있다. 반면 노벨위원회는 불과 몇 년 전 연구를 선택할 때도 있다. 매사추세츠 대학교 분자생물학과 교수인 크레이그 멜로는 8년 전에 발표한 연구 결과로, 지난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수상 소식을 전화로 처음 알려주는 사람의 스웨덴 억양도 한몫한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발표한 토르스텐 페르손은 “스웨덴 억양이 심할수록 장난전화로 의심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벨위원회 사무처는 “구글에 노벨상 수상자를 검색해 보세요”라는 최후의 방법을 쓰기도 한다. 수상자는 기자회견을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그제서야 ‘사기 전화가 아니구나’하고 마음을 놓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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