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10
7일부터 11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I엑스포 전시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방산전시회 ‘INDO 디펜스 2018’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스에 인도네시아 수출 잠수함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번 주 인도네시아에서 ‘낭보’가 전해졌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 ‘INDO 디펜스 2018’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현지 국영 조선소 PT. PAL과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3척 건조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한 것입니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 협약은 이변이 없는 한 연내 건조 계약을 체결한다는 의미로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다는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계약 금액은 약 10억 달러 규모로 추산돼 우리나라 돈으로 1조 1200억 원에 달합니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1년에도 인도네시아와 3척의 잠수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바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첫 잠수함 수출 사례였습니다. 독일로부터 기술을 배워 잠수함을 만들던 나라에서 세계 다섯 번째 잠수함 수출국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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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기술로 잠수함 건조…이제는 수출국 도약
우리 군이 최초로 보유한 잠수함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독자 개발한 ‘돌고래’함입니다. 하지만 1983년 취역한 돌고래함은 200톤급 미만의 잠수정으로 전투함으로서의 역할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해군은 1982년부터 ‘잠수함 획득 연구회’를 발족해 잠수함 확보에 나섰습니다. 첫 잠수함 확보 사업인 장보고 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 군은 1987년 독일 호발츠베르케-도이체(HDW) 조선소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첫 번째 1200톤급 잠수함을 들여왔습니다. 2번함은 대우조선해양이 독일에서 갖고 온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해 건조했습니다. 그러나 3번함부터는 부품에서 건조까지 모든 제조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졌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같은 건조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장보고함을 개량한 1400톤급의 잠수함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건조 1차 사업(Batch-I)을 따낸 대우조선해양은 계약 당시 총 3척의 잠수함 중 1번함과 2번함은 국내에서 건조해 인도네시아 납품하고, 3번함은 현지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해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1~2번함은 인도네시아에 납품을 완료했고,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지역 PT. PAL 조선소에서 공동으로 건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상당수의 인력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PT. PAL 내에 잠수함 기술 협력 센터(Submarine technical cooperation center)를 개소한바 있습니다.
◇중대형 잠수함 독자 설계·건조까지…방산 기술력↑
인도네시아 해군은 총 12대의 신형 잠수함을 확보할 계획으로 대우조선해양은 후속 사업(Batch-II)도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수라바야 지역에 파견된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후속 사업 수주를 위한 러시아 기업의 공세적 영업으로 PT. PAL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해군 관계자들이 러시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방산수입국가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16.3%로 1위입니다.
그만큼 이번 후속 사업 수주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측면 지원에 나섰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여름 휴가 도중에도 진해 해군기지에서 잠수함 인도식을 위해 방한한 리아미잘드 리아꾸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한 바 있습니다.
우리 군은 기존 1200톤 장보고함급(209급)과 1800톤 손원일함급(214급)에 더해 중대형 잠수함인 3000톤급 잠수함까지 확보하게 됐습니다. 지난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은 기존 214급과 비교해 크기가 약 2배 정도 커졌으며, 공기불요추진체계(AIP)에 고성능 연료전지를 적용해 수중 잠항 기간도 늘었습니다. ‘대양잠수함’급으로 연안 방어를 넘어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전략무기로서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특히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잠수함으로,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잠수함 독자 설계 및 진수 국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 방위산업 기술력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입니다.
◇여전히 ‘방산비리’ 이름표…방위산업 재인식 절실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수 산업인 동시에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합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수출한 209급 잠수함 1척은 중형자동차 1만8600대와 맞먹는 수출 효과가 있습니다. 방위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방비 지출이 낭비적이고 비생잔적이라는 일부 부정적 인식으로 한국 방위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2014년부터 잇따라 불거진 해군 통영함 비리와 공군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비리 사건, 해상작전헬기(와일드켓) 성능 조작 논란 등으로 한국 방위산업 전체가 ‘방산비리’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렸습니다. 비리 사건 대부분이 외국 업체의 한국지사나 에이전트, 오퍼상 등이 일으킨 사건이지만 국산 무기 사고에까지 ‘방산비리’라는 이름표가 붙습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에선 미움 받지만 해외 각국이 한국 무기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이후 한국 방산수출액은 매년 30억 달러(약3조4000억원)를 넘고 있습니다. 방위산업에 대한 재인식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국방산업진흥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회의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1977년 청와대 주관으로 열린 ‘방위산업진흥확대회의’가 모체입니다. 1980년까지 열렸던 이 회의는 이후 중단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방위산업발전전략회의’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개최 될 예정이었지만, 탄핵정국으로 무산됐습니다. 이번 국방산업진흥회의는 39년 만에 열린 청와대 주관 방위산업발전 회의인 셈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방산업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며 “내년 방위력 개선비를 대폭 증액한 속에는 국방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산업이 미래전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실패를 통해 성공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우리 연구개발 지원체계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규제완화와 방산수출을 외교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부의 지원 노력과 국민 신뢰 회복으로 우리 방산기업들이 자부심을 갖고 신바람 나게 일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7일부터 11일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JI엑스포 전시장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방산전시회 ‘INDO 디펜스 2018’에서 대우조선해양 부스에 인도네시아 수출 잠수함 모형이 전시돼 있다. [사진=국방부공동취재단]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이번 주 인도네시아에서 ‘낭보’가 전해졌습니다. 자카르타에서 열린 방위산업 전시회 ‘INDO 디펜스 2018’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현지 국영 조선소 PT. PAL과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3척 건조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한 것입니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 협약은 이변이 없는 한 연내 건조 계약을 체결한다는 의미로 9부 능선을 넘은 것이나 다름없다는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계약 금액은 약 10억 달러 규모로 추산돼 우리나라 돈으로 1조 1200억 원에 달합니다.
이에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11년에도 인도네시아와 3척의 잠수함 건조 계약을 체결한바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첫 잠수함 수출 사례였습니다. 독일로부터 기술을 배워 잠수함을 만들던 나라에서 세계 다섯 번째 잠수함 수출국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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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기술로 잠수함 건조…이제는 수출국 도약
우리 군이 최초로 보유한 잠수함은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독자 개발한 ‘돌고래’함입니다. 하지만 1983년 취역한 돌고래함은 200톤급 미만의 잠수정으로 전투함으로서의 역할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해군은 1982년부터 ‘잠수함 획득 연구회’를 발족해 잠수함 확보에 나섰습니다. 첫 잠수함 확보 사업인 장보고 사업이 시작된 것입니다.
우리 군은 1987년 독일 호발츠베르케-도이체(HDW) 조선소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을 통해 첫 번째 1200톤급 잠수함을 들여왔습니다. 2번함은 대우조선해양이 독일에서 갖고 온 부품을 국내에서 조립해 건조했습니다. 그러나 3번함부터는 부품에서 건조까지 모든 제조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졌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같은 건조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장보고함을 개량한 1400톤급의 잠수함을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해군 잠수함 건조 1차 사업(Batch-I)을 따낸 대우조선해양은 계약 당시 총 3척의 잠수함 중 1번함과 2번함은 국내에서 건조해 인도네시아 납품하고, 3번함은 현지 조선소에서 최종 조립해 납품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1~2번함은 인도네시아에 납품을 완료했고,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지역 PT. PAL 조선소에서 공동으로 건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상당수의 인력들이 상주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PT. PAL 내에 잠수함 기술 협력 센터(Submarine technical cooperation center)를 개소한바 있습니다.
◇중대형 잠수함 독자 설계·건조까지…방산 기술력↑
인도네시아 해군은 총 12대의 신형 잠수함을 확보할 계획으로 대우조선해양은 후속 사업(Batch-II)도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수라바야 지역에 파견된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후속 사업 수주를 위한 러시아 기업의 공세적 영업으로 PT. PAL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해군 관계자들이 러시아 잠수함 도입을 위해 러시아어를 배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방산수입국가 중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16.3%로 1위입니다.
그만큼 이번 후속 사업 수주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측면 지원에 나섰습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여름 휴가 도중에도 진해 해군기지에서 잠수함 인도식을 위해 방한한 리아미잘드 리아꾸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한 바 있습니다.
우리 군은 기존 1200톤 장보고함급(209급)과 1800톤 손원일함급(214급)에 더해 중대형 잠수함인 3000톤급 잠수함까지 확보하게 됐습니다. 지난 9월 진수한 ‘도산안창호함’은 기존 214급과 비교해 크기가 약 2배 정도 커졌으며, 공기불요추진체계(AIP)에 고성능 연료전지를 적용해 수중 잠항 기간도 늘었습니다. ‘대양잠수함’급으로 연안 방어를 넘어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전략무기로서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특히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건조한 잠수함으로, 이를 통해 대한민국은 잠수함 독자 설계 및 진수 국가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우리 방위산업 기술력이 그만큼 성장했다는 의미입니다.
◇여전히 ‘방산비리’ 이름표…방위산업 재인식 절실
방위산업은 국가 안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수 산업인 동시에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합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수출한 209급 잠수함 1척은 중형자동차 1만8600대와 맞먹는 수출 효과가 있습니다. 방위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방비 지출이 낭비적이고 비생잔적이라는 일부 부정적 인식으로 한국 방위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게다가 2014년부터 잇따라 불거진 해군 통영함 비리와 공군 전자전훈련장비 도입 비리 사건, 해상작전헬기(와일드켓) 성능 조작 논란 등으로 한국 방위산업 전체가 ‘방산비리’라는 프레임에 갇혀버렸습니다. 비리 사건 대부분이 외국 업체의 한국지사나 에이전트, 오퍼상 등이 일으킨 사건이지만 국산 무기 사고에까지 ‘방산비리’라는 이름표가 붙습니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국내에선 미움 받지만 해외 각국이 한국 무기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이후 한국 방산수출액은 매년 30억 달러(약3조4000억원)를 넘고 있습니다. 방위산업에 대한 재인식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국방산업진흥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회의는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1977년 청와대 주관으로 열린 ‘방위산업진흥확대회의’가 모체입니다. 1980년까지 열렸던 이 회의는 이후 중단됐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방위산업발전전략회의’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개최 될 예정이었지만, 탄핵정국으로 무산됐습니다. 이번 국방산업진흥회의는 39년 만에 열린 청와대 주관 방위산업발전 회의인 셈입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방산업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며 “내년 방위력 개선비를 대폭 증액한 속에는 국방산업을 발전시키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산업이 미래전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실패를 통해 성공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우리 연구개발 지원체계가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규제완화와 방산수출을 외교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부의 지원 노력과 국민 신뢰 회복으로 우리 방산기업들이 자부심을 갖고 신바람 나게 일하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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