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성동 월간조선 편집장
月刊朝鮮》 2001년 2월호에 “엽기 실록/‘살육의 배’ 페스카마 15호의 船上(선상)반란”이라는 기사를 쓴 일이 있었습니다.
6명의 조선족이 선상에서 칼, 도끼 등으로 한국인 등 11명의 선원을 처참하게 죽인 참치잡이 어선의 비극을 추적한 기사였습니다.
당시 조선족의 변호를 맡은 분이 부산 지역에서 활동하던 ‘인권 변호사 문재인’이었습니다. 저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수사기록 등 방대한 자료들을 복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문재인 변호사가 복사를 하고 있는 제 곁에 다가와 “우리 직원이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합니다. 커피라도 드릴까요?”라고 했죠. 저는 “복사기를 이용하게 해 주시는 것만도 고맙습니다”라고 답했고요. 저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바빠 보이는 그 사무실의 다른 직원이 저를 도와줄 처지도 못 되었고요. 저는 지금도 제 곁으로 다가와 “커피라도 드릴까요?” 하던 문재인 변호사의 선한 눈빛을 기억합니다. 좋은 사람이었다고 말이죠.
이번 10월호에는 “2016년 문재인 대통령이 봉사활동을 한 네팔의 슈리 아루카르카 공립 중등학교에 가다”라는 현지 르포 기사가 게재됐습니다. 대통령이 되기 전 문 대통령은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그 학교를 찾아가 벽돌을 직접 나르며 봉사를 했다고 합니다. 참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저는 요즘 이 두 가지 직접적, 간접적 체험을 통해 좋은 사람이 좋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곤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1년 반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저는 회의적인 생각이 듭니다. 이념과 주변 사람에 포위되어 있어 현 집권 여당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그토록 비난했던 ‘불통’의 이미지가 문 대통령에게도 그대로 투영되고 있으니까요.
左든 右든 정권이 실패해도 ‘기득권 세력의 저항 때문’이라고 치부하면서 변명할 수는 있을 겁니다. 좌는 보수 기득권 세력 때문에, 우는 기득권 귀족 노동운동 때문에라는 말로 실패의 명분을 만들겠지요.
하지만 역사는 핑계가 아닌 실패만을 기록하게 될 것입니다.
감히 권합니다. 과거의 동지들은 그저 가슴으로 안고 가시고 냉철한 이성이 선택하는 인재들을 쓰시기를 권합니다. ‘국가’와 ‘애국’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지금이라도 주변을 버리십시오. ‘좋은 분 문재인’이 ‘좋은 대통령 문재인’으로 역사에 남는 방법이라고 저는 감히 말씀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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