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2차관이 1차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안보 핵심인 ‘연대라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 신임 1차관은 전주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연대 그룹’의 좌장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다. 문 특보는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지만,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뒤 귀국해 1994년부터 연세대 정외과 교수로서 연구 및 교육 활동을 해왔다.
문 특보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각종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사드 문제, 한미 군사훈련 중단, 개성공단 재개 등 돌출 발언을 했지만, 상당수는 시간이 지난 뒤 실제 문 특보 말대로 진행됐다.
지난 2018년 5월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제기했다가 청와대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은 문 특보가 사의를 표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니었다.
강경화 장관도 연세대 정외과 73학번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특별한 관계가 없는 강 장관이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되자, 언론에서는 ‘연대 라인’을 주목했다. 강 장관의 추천은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핵심인 ‘연세대 라인’에서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다.
이번 북한과의 회담에서 최종 합의된 '서해·동해 완충수역' 협상 전반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진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도 문 특보와 가깝다.
최 비서관은 미 로체스터대를 졸업, 연세대에서 정치학 석사, 미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2008년부터 연세대 교수로 일해 왔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추진단장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평화군비통제비서관으로 발탁됐다.
문 대통령의 경남고 후배인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2차장도 연대 라인의 실세다. 그는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연구위원장을 맡는 등 외교·안보 자문그룹의 핵심이었다.
김 전 2차장은 2017년 6월 5일 발탁된 지 불과 13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의가 아닌 사실상 ‘경질’이었다고 한다. 여권 관계자들은 “경질 이유는 연세대 교수 재직 시절의 부적절한 품행과 관련된 사안 때문”이라며 “김 전 차장의 임명 직후부터 교수 시절의 부적절한 처신과 관련된 민원이 다수 접수됐다. 특히 여성단체 등에서의 반발이 많았다”고 했다.
<월간조선>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세연넷’이라는 연세대 커뮤니티에는 김 전 차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글이 있다(현재는 삭제). 이 글들은 2010년 8월 13~14일 사이에 작성됐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 박선원 국정원장 특보도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박 특보는 대선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다가 2018년 1월 상하이 총영사에 임명됐다. 박 특보는 7월 말 상하이 총영사직에서 물러났다. 얼마 뒤 그는 서훈 국정원장의 특보로 자리를 옮겼다.
노무현 정부의 핵심, 박선원 국정원장 특보도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박 특보는 대선 이후 2선으로 물러나 있다가 2018년 1월 상하이 총영사에 임명됐다. 박 특보는 7월 말 상하이 총영사직에서 물러났다. 얼마 뒤 그는 서훈 국정원장의 특보로 자리를 옮겼다.
문 특보, 박 특보 등 연대 출신 외교·안보 라인 실세들의 공통점은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해 온 ‘자주파’란 것이다. 자주파는 남북관계를 중시한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자주파 입장에서는 컨트롤하기 쉬운 인사를 외교부 장관으로 내세우고 싶었을 것”이라며 “비고시, 비서울대 출신에 여자, 게다가 같은 연대 출신인 강 후보자가 적격이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와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자주파 사이에 내전(內戰)이 일어났다. 외교부 내부 고발로 시작된 이 사건으로 외교부 주요 간부가 줄줄이 청와대의 감찰을 받았고, 승자는 자주파의 몫이었다. 그때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이었고, 자주파의 득세(得勢)를 바라보는 미국의 눈을 의식해 서둘러 외교장관으로 임명한 인물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와 남북관계를 중시하는 자주파 사이에 내전(內戰)이 일어났다. 외교부 내부 고발로 시작된 이 사건으로 외교부 주요 간부가 줄줄이 청와대의 감찰을 받았고, 승자는 자주파의 몫이었다. 그때 청와대 민정수석이 문 대통령이었고, 자주파의 득세(得勢)를 바라보는 미국의 눈을 의식해 서둘러 외교장관으로 임명한 인물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