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美 “中과 무역전쟁 승기 잡았다”

Shawn Chase 2018. 8. 23. 11:35
박용 특파원 |2018-08-23 03:00:00

25% 맞불 관세 부과 하루 앞두고 워싱턴 차관급 협상에 화력 집중 
EU 車관세는 내년으로 미룰듯


미국과 중국이 160억 달러어치 상대국 상품에 대한 25% ‘맞불 관세’ 부과를 하루 앞두고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22, 23일 미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미중 차관급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중이 무역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는 건 6월 초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베이징에서 만난 지 두 달 만이다.

왕서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부부장과 데이비드 멀패스 미 재무차관이 각각 협상 대표로 나섰다. 이번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불만을 갖고 있는 중국의 환율 조작 문제, 첨단기술 지식재산권 보호와 중국의 산업육성 정책, 대중 무역적자 감축 등에 대한 해결 방안이 다각도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이번 협상은 무역분쟁을 끝내는 길을 찾기 위한 목적이며 여러 차례의 대화가 이어질 수 있다”며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11월 다자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기 전 무역분쟁을 종식시킬 방안을 찾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일부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위한 미 무역대표부(USTR)의 공청회가 시작됐다. 재무부가 협상을 통한 해법 모색에 나선 사이 USTR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WSJ는 트럼프 행정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재무부는 중국에 당근을 제시하고 USTR는 채찍으로 위협하는 모양새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하에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전쟁의 전선을 중국으로 좁히고 화력을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인터넷 언론 액시오스는 21일 “자동차 관세 부과 등 다른 무역 문제에서 깊은 간극을 보이고 있는 웨스트윙(백악관) 정책 보좌관들이 드물게 중국 문제에서는 일치되고 있다”고 백악관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액시오스는 또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이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로스 상무장관은 전날 WSJ 인터뷰에서 이달 말까지 내놓을 예정이었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에 대한 보고서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보고서 제출이 최대 내년 2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의회와 업계의 반발이 큰 동맹국과의 자동차 관세 문제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유럽연합(EU)산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