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슈

檢, 김무성 딸 머리카락 350개 채취… 분석할 마약種이 많기 때문

Shawn Chase 2015. 10. 3. 23:19
  • 문현웅 기자
  • 최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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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5.10.03 03:00

    머리 전체에서 부위별로 보통 50~100개 채취하지만
    남편이 투약한 마약 5種… 마약 1種당 70가닥 채취

    1회용 주사기 속 '혼합DNA' 金씨 DNA와 불일치 확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딸(32)이 "마약 투약 의혹이 사실무근임을 증명하겠다"며 DNA 검사 등을 자청한 가운데, 검찰은 딸 김씨의 머리카락 350가닥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머리카락에서 마약 성분을 추출해내는 데에는 통상 열흘 정도 걸리지만, 김씨의 경우 샘플 수가 많아 이르면 내주 말쯤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왜 이렇게 많은 머리카락을 채취해 분석하고 있는 것일까.

    ◇머리카락 350개 잘라 마약 종류 분석

    2일 대검찰청과 서울동부지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동부지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김씨는 모발 350가닥을 잘랐다. 남편 이모(38)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퍼지자 "진위를 밝히겠다"며 직접 수사를 요청한 것이다. 이튿날인 25일 김씨의 머리카락을 넘겨받은 대검 과학수사부(부장 김오수)는 머리카락을 세척·분쇄했고, 현재 마약 성분을 확인하기 위한 화학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통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확보하는 머리카락의 양은 50~100가닥 정도다. 한 부위에서 뭉텅이로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 전체에서 부위별로 몇 가닥씩 채취해 겉으로 티가 나지 않게 한다. 아주 최근에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은 핀셋으로 머리카락을 뽑아 모근까지 분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두피 바로 위에서 가위로 자르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뽑느라 비명을 지르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성인의 머리카락은 평균적으로 하루 0.3㎜, 한 달 약 1㎝씩 자란다. 따라서 마약을 투약한 시점에서 오래될수록 마약 성분은 모근·두피에서 멀어지게 된다. 마약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 관계자는 "마약이 추출된 부분이 모근에서 10㎝ 떨어진 지점이라면 피의자가 약 10개월 전 마약을 투약했다고 추정한다"며 "반대로 10개월 전 마약을 투약한 사람이 머리카락을 짧게 잘라버리면 마약 성분을 추출하기 어렵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남편 이씨가 가장 최근 마약을 한 때는 16개월 전인 작년 6월인데, 만약 김씨의 머리카락이 16㎝ 이하라면 남편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더라도 머리카락으로는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여성의 경우 아주 짧은 머리가 아니면 통상 20㎝가 넘기 때문에 마약 투약 시기가 1~2년 전이라고 하더라도 남성보다는 검출이 잘 되는 편"이라 했다.

    김씨가 이례적으로 많은 양의 머리카락을 자른 이유는 분석할 마약 종류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남편 이씨가 투약한 마약이 필로폰·코카인·엑스터시·스파이스·대마 등 5종류라 이 마약들의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선 평균보다 많은 머리카락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 종류를 분석하는 데 70가닥 정도 머리카락이 들어간다고 치면, 5종류를 분석하기 위해선 머리카락 350가닥 정도가 필요하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는 "머리카락 이외의 다른 체모는 길이·수명이 짧고 성장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했다.

    ◇혼합 DNA와 대조 결과는 '불일치'

    검찰은 김씨의 머리카락 분석과 함께 동부지검이 확보해 대검에 보관한 일회용 주사기 속 '혼합 DNA'가 김씨의 DNA와 일치하는지에 대한 확인 작업도 병행했고, 2일 오후 "김씨의 DNA는 주사기 속 DNA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작년 11월 검찰은 남편 이씨 집에서 마약 투약에 사용된 일회용 주사기 10여개를 압수했고, 이 중 3개에서 이씨와 한 여성의 DNA가 섞인 '혼합 DNA'를 검출해냈다. 하나의 주사기로 이씨와 '제3의 여성'이 함께 마약을 투약한 셈이다. 검찰은 이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의혹을 받은 여성 연예인 A씨를 조사하면서 A씨의 DNA와 혼합 DNA를 대조했으나 결과는 '불일치'였다. 이후 김씨의 DNA와도 대조 작업을 벌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1일 국정감사에서도 대조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대검에서 비교 분석을 하고 있었고, 오늘 결과가 나왔다"며 "김씨의 DNA가 아닌 것은 확인됐으나 여전히 누구의 DNA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의 DNA가 혼합 DNA와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앞으로 김씨의 머리카락에서 마약 성분이 발견되지 않으면 김씨는 마약 투약 의혹을 완전히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