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전문兵 15만명 뽑고 일반兵 복무 1년으로 단축"

Shawn Chase 2015. 9. 24. 12:48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입력 : 2015.09.24 03:00

[軍 구조개편 세미나서 제안… 병력 11만여명 감축에 대비]

2022년까지 총 52만명 중 전문兵 15만·일반兵 15만 등 30만명 대로 병사 규모 유지
일반병 복무기간 단축하면 최대 9조3300억 경제 효과

일각 "전문병사제 도입되면 실제 부담 더 늘어날 수도"

현재 63만여명인 국군 병력이 오는 2022년까지 52만2000명(병사는 30만명)으로 감축될 예정인 것과 관련, 15만명 규모의 전문병사(복무 기간 4년 이상)제도를 도입하고 나머지 15만명의 일반병사 복무 기간은 현재 21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는 23일 국회통일외교안보포럼(대표의원 황진하·한기호·정문헌)과 한반도선진화재단(이사장 박재완)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군 구조 및 인력 체계 개편 방안'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22년까지 향후 7년 동안 무려 11만여명의 병사를 감축하는 군의 방안이 근본적인 체제 변화에 대한 진지한 모색 없이 단순히 병사 수만 줄이는 것으로 진행돼서는 우리 국방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9년까지의 병사 수급 전망. 일반 병사 복무 기간 단축의 경제효과.
이 교수는 "2020년을 목표로 15만명의 전문병사를 도입하되 일반병사의 복무 기간을 12개월로 단축, 2022년부터 15만명을 유지함으로써 총 30만명의 병사 인력 체제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전문병사제는 자발적 지원자에 대해 급여를 지급하면서 최소 4년 이상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단순히 병력 감축만 하지 말고 전문성을 갖춘 장기 복무 병사와 단기 복무 일반병사로 이원화하는 징모(징병·모병) 혼합 형태다.

이 교수는 "데이터 분석 결과, 일반병사의 복무 기간을 21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는 데 따른 경제 효과가 4조6400억~9조3300억원"이라며 "전문병사 도입에 따른 급여 부담 1조8900억~3조2000억원에 비해 3배가량의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복무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일반병사가 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에 치르는 각종 경제적 기회비용과 이후 전 생애에 걸쳐 발생하는 경력 손실 및 임금 손실분을 절감하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김종하 한남대 교수는 이날 '군 구조 개편 방안' 발표를 통해 미래 새로운 군 구조 형태도 제시했다. 전문병사를 중심으로 운용하는 정밀기동타격사령부(4성장군급), 특수목적사령부(해병대사령부·3성장군급), 특수작전사령부(4성장군급), 사이버사령부(3성장군급), 일반병사 중심으로 경계 임무 등을 주로 수행하는 경보병사령부(4성장군급) 등으로 구성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한 시도라면서도 전문병사 모집 등에 대해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김일생 전 병무청장은 "기존 병력 감축 계획이 계속 유효하다면 전문병사제 도입 등은 고려할 만한 방안 중의 하나"라면서 "하지만 영국 등 모병제 국가들을 보면 전문병사 모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우 전 육군훈련소장(예비역 육군소장)은 "군 복무 기간 동안 기회비용이 많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것이 의미 있다"며 "하지만 전문병사제가 도입되면 장교·부사관 봉급도 올려야 하고 실제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12개월로 복무 기간을 단축하는 데 대해 군 내부 기류는 대부분 부정적이지만 단축해도 기본 군 복무를 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