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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기자 MLB리포트]MLB 평균연봉 42억원 시대가 되기까지

Shawn Chase 2018. 1. 4. 14:21

민훈기 입력 2018.01.04. 09:59 수정 2018.01.04. 10:11



1967년 1만9천달러의 평균 연봉이 2017년 409만달러 넘어 2만% 이상 인상돼

2017시즌 MLB 선수들의 마지막 평균 연봉이 사상 최초로 4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42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MLB 선수노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정확히는 409만7122 달러로, 4일 환율로 계산하면 43억7162만9174원의 평균 연봉을 받았습니다. 실은 2016시즌이 시작될 당시 평균 연봉도 400만 달러가 넘었습니다. 그러나 시즌이 진행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최저 연봉 선수들이 진입했고, 결국 시즌 마지막 평균 연봉은 395만 달러로 최종 집계돼 최초로 400만 달러 선 돌파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2017시즌 MLB는 최초로 평균 연봉이 400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최고 연봉 선수인 커쇼는 $3557만1428를 받았습니다. $2000만 연봉 이상 선수가 MLB 39명으로 미국 4대 스포츠 중에 가장 많았습니다.

그런데 MLB 사무국에서 집계한 2017시즌 평균 연봉은 395만5920 달러로 400만 달러에는 못 미쳤습니다. 양 측의 집계가 차이가 난 것은 바이아웃을 포함시켰느냐의 차이입니다.

작년에 비하면 인상폭이 3.3%로 2004년 이후 최소 폭의 인상이었다는 점은 아이러니입니다. 워낙 연봉이 폭등하다보니 인상폭이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반인의 연봉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액수입니다.

25명 로스터의 마지막 날인 8월 말 현재 MLB 로스터에 포함됐거나 부상자명단(DL)에 오른 선수는 총 963명으로 작년보다 한 명이 적었습니다. 그러니까 1000명 가까운 선수들이 평균 42억 원 이상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MLB 구단과 선수간의 첫 단체교섭이 열린 것은 1967년 시즌이 끝난 후였습니다.

당시 선수 노조를 이끌던 마빈 밀러의 강력한 주도 하에 계속 끌려 다니던 선수들이 주도권의 역전을 이루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67년에 6000 달러이던 최저임금은 1968년에 1만 달러로 껑충 뛰었습니다. (60%의 인상률도 놀랍지만, 그전까지 20년간 최저연봉이 오르지 않았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MLB 최저 연봉은 그 후에도 큰 폭으로 상승합니다.

1985년에는 1968년의 10배인 6만 달러가 됐고, 1990년에 10만 달러가 됐습니다. 2000년에는 20만 달러, 2010년에는 40만 달러, 그리고 2015년에 50만 달러를 돌파해 50만7500달러로 올랐습니다. 작년의 최저 연봉은 53만5000 달러, 약 5억7000만원이었으며, 2018시즌에는 54만5000달러가 됩니다. 5년마다 단체교섭을 할 때 매년 인상폭을 정해놓습니다.

평균 연봉도 무섭게 치솟습니다.

1967년의 평균 연봉은 1만9000 달러였습니다. 1975년까지만 해도 3배가 좀 안 되는 4만4676달러였는데, 5년 후인 1980년에는 14만3676달러로 1967년보다 무려 7.6배가 올랐습니다.

그 후 5년 주기로 봐도 평균 연봉은 인상폭은 가파르기만 합니다. 1985년에는 37만1157달러가 됐고, 1990년에는 59만7537달러, 그리고 1995년에는 평균 100만달러를 돌파해 1110만766달러로 치솟았습니다. 그렇게 가파르게 인상된 평균 연봉이 작년에 드디어 400만달러를 돌파한 것입니다.

1967년과 2017년을 비교하면 2만1564%가 인상된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거의 300배, 3만% 정도 인상된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50년간 MLB의 최저연봉과 평균연봉은 폭발적으로 올랐습니다. <MLB선수노조 자료참조>


이렇게 엄청난 인상폭을 보인 것은 여러 가지 요인들 때문입니다.

우선은 선수노조가 ‘프리에이전트’라는 제도를 1975년에 쟁취하면서 완전히 주도권을 쥐게 된 것이 큽니다. 풀타임 6년이 지나면 FA 자격을 얻게 됨으로서 그전까지 구단에 종신제로 묶여있던 선수들의 입김이 강해졌음은 물론이고, 각 팀의 선수 영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몸값은 자연스럽게 뛰었습니다.

MLB에서 ‘FA’의 위력은 대단합니다.

2016시즌을 기준으로 4,5년차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370만 달러였습니다. 그런데 7년차의 평균 연봉은 890만달러였고, 14년차인 6명은 평균 1440만달러의 연봉을 기록했습니다. 11년차 16명의 평균 연봉도 1390만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는 1972년의 첫 선수 파업을 비롯해 5차례의 강력한 충돌이 있었습니다. 1994년에는 시즌이 중단되고, 월드시리즈마저 못 치르는 큰 홍역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구단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수익 역시 놀랍게 증대됐기 때문입니다. 1992년 볼티모어 캠든야즈를 시작으로 무려 22개의 신축 야구장이 MLB에 생기며 관중몰이를 했습니다. TV 중계료도 전국과 지역을 망라해 엄청난 인상폭을 기록했습니다. 구단 가치는 1969년에 비해 작년에 1만1300%가 인상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물론 평균연봉 인상폭에 비하면 절반 정도입니다만.)

한편 2016년의 미국 1인당 평균수입은 4만7727달러였습니다.

1967년과 비교하면 1325%가 인상된 것으로 MLB 프로야구 선수들의 연봉이 16배 정도 빠르게 인상된 셈입니다.

MLB는 미국의 4대 스포츠, NFL(풋볼), NBA(농구), NHL(하키) 중에 유일하게 연봉상한선이 없는 종목입니다.

그 결과 2016시즌 기준으로 연봉 2000만달러가 넘는 선수도 MLB가 가장 많은 36명이나 됐습니다. NFL에는 11명, NBA에는 10명, 그리고 NHL에는 2000만달러+ 연봉 선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2017시즌에는 2000만 달러 이상 받는 MLB 선수가 39명으로 늘었습니다.

참고로 spotrac에 따르면 2017시즌 MLB 최고 연봉 선수는 LA 다저스의 클레이턴 커쇼로 $3557만1428였고,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웃이 $3408만3333으로 2위였습니다. 잭 그레인키, 데이빗 프라이스, 미겔 카브레라 등이 $3000만 이상을 받은 선수였습니다.

KBO리그도 일부 FA 선수들의 치솟는 연봉으로 인한 말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너무 낮은 최저 연봉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구단이 취약한 수익구조로 과연 FA 몸값이 계속 치솟을 경우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도 큰 숙제입니다. MLB가 겪어온 과정이나 불협화음, 현명한 대처 등 참고할 부분이 꽤 있습니다.


P.S. 새해 첫 칼럼이 돈 관련이라 주저했지만, 올해 야구팬들도 대박 나시길 기원하며 MLB의 연봉 변화 추이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 기사는 minkiza.com, ESPN.com, MLB.com, forbes.com, spotrac.com, The Wall Street Journal 등을 참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