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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선의 워싱턴 Live] "한국이 중국에 말한 3 No, 미국은 '3 Yes'면 좋겠다"

Shawn Chase 2018. 1. 4. 03:01

강인선 기자



입력 : 2017.12.18 03:02

[헤리티지재단 퓰너 회장 인터뷰]

"유사시 미국이 휴전선 넘더라도 반드시 남쪽으로 복귀하겠다고 중국에 약속한 건
미국은 영토 확장 의지 없으니 중국 개입 말라고 사전경고한 것"


강인선의 워싱턴 Live


워싱턴의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에드윈 퓰너〈사진〉 회장은 13일 한국이 중국과 사드 화해를 하면서 사드 추가 배치 중단,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 불참, 한·미·일 3국 군사동맹 불가 등 '3불(不)'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한국이 그 세 가지를 다 이행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중국은 한국이 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반대로 미국은 이 세 가지를 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그는 "그렇게 하기 위해 한·미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수위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던 퓰너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은 물론 공화당 주류의 생각을 가장 잘 읽는 '워싱턴 터줏대감'으로 통한다.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해서도 해박한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이다. 지난13일 헤리티지재단에서 그를 만났다.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참모들의 북한 관련 발언이 상충돼 혼란스럽다. 틸러슨 국무장관이 "조건 없는 대북 대화"를 말하면 백악관이 즉시 반박하는 식이다.

"어려운 일이다. 외교관이란 원래 말로 하자는 사람들이다. 틸러슨의 얘기는 북한 내부에 좀 괜찮은 사람들이 있다면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김정은의 호전성만 보여주지 말고 미국과 대화할 수 있는 진지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좀 보여달라는 의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마러라고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찬하는 동안 미국이 시리아 공습했던 것을 봤겠지만 미국을 옛날 방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평양에 당장 폭탄을 터뜨린다는 뜻은 아니다."

헤리티지재단 에드윈 퓰너 회장


―틸러슨 장관은 "유사시 미국이 휴전선을 넘어가더라도 반드시 남쪽으로 복귀하겠다고 중국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미·중은 한반도 유사시 대응 방안에 대해 자주 논의하나.

"미·중은 이 문제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 미국은 한반도를 점령하려는 나라가 아니다.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이 태평양 세력이라는 점을 중국에 일깨워주려고 한다. 틸러슨이 중국 측에 그런 얘기를 한 것은 유사시 중국이 개입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국은 영토 확보 의지가 없다는 점을 선제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의 생각을 수용할 것으로 보나.

"미국이 중국 국경까지 올라가지 않고, 주한 미군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줄인다면 중국도 이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 생각도 그와 같은가.

"그렇다고 생각한다. 미국은 언제나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믿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역대 미국 대통령보다 더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건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라면 감히 하지 않았을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중국과 사드 화해를 하면서 '3불' 입장을 밝혔는데.

"나는 한국이 그 세 가지를 다 했으면 좋을 것 같다. 한·미는 그 문제에 대해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사드는 엄밀하게 말해 방어 체계이다. 중국이든 어느 나라든 위협하지 않는다. 사드 배치는 전쟁 시나리오에서 멀어지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미·중은 한반도뿐 아니라 유럽, 남중국해 등에서 전략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이 확실하게 우리 편에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 태평양 구상'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맞서는 아시아 전략이다. 한국은 일대일로에는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인도·태평양 구상에는 유보적이다.

"나는 일대일로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 중국의 전략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왜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들에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이른바 '쌍중단'을 주장해왔다.

"둘을 같이 놓고 볼 수 없다. 한·미 연합훈련은 국제사회의 표준적인 규범을 위반하지 않는다. 중국은 우리가 동맹국과 하는 일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18/201712180017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