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민규 기자
입력 : 2017.12.20 14:58 | 수정 : 2017.12.20 16:36
D램 기술 한계는 없다…업계 예상보다 6개월 빠른 혁신
“경쟁사는 이제 10나노급 진입, 삼성은 2세대로 앞서가”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2년 이상 벌렸다. 삼성전자는 20일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2세대(1y나노) D램'을 양산한다고 밝혔다. 경쟁 업체들이 10나노급 D램 대량 양산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10나노 중반대 기술에 진입했다. ‘반도체 굴기(崛起)'를 꿈꾸며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기업한테는 뚫기 힘든 철옹성을 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하는 '1y나노 공정기반 8Gb DDR4 D램' 제품./ 삼성전자 제공
◆D램 기술 한계치를 한단계 끌어올리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미세공정 기술력은 업체간 매출, 수익성 등을 가늠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경쟁사보다 미세공정이 앞서있으면 더 낮은 생산단가에 더 뛰어난 성능의 칩을 많이 공급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아직 10나노급 D램의 대량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 2위인 SK하이닉스의 경우 10나노급 D램 제품 개발 및 양산에는 성공했지만 가장 중요한 양산 확대와 수율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양산 계획으로 1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가 기존의 1년 수준에서 2년으로 벌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가 지난해초에 발표한 1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을 최근에야 시작한 상황이며, 2세대 10나노급 D램은 내후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 ▲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전경./ 삼성전자 제공
2세대 10나노급 D램은 통상 10나노 중반대(15나노~17나노) 수준을 뜻하는 1y로 불린다. 10나노 후반대(18나노~20나노)는 1x, 20나노 초반대(20나노~22나노)는 2z라고 통칭한다.
1y, 1x, 2z 등의 세대별 미세한 공정차이는 생산성, 전력효율성, 속도 측면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2세대 10나노급 D램은 기존 1세대 제품(1x)와 비교해 생산성이 약 30% 높다.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 하나에서 기존보다 30% 많은 칩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력 효율성과 속도 역시 기존 제품보다 10% 이상 높다.
◆‘더이상의 D램 치킨게임은 없다’…초격차 전략 본격화
치킨 게임은 반도체 업계에서는 악명 높은 단어다. 2000년대 후반 공급량 증가와 가격 인하를 통해 상대 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치킨 게임이 본격화하면서 결국 2009년 독일의 메모리 강자였던 키몬다가 파산하고 일본 굴지의 메모리 기업인 엘피다가 쓰러졌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의 독주로 치킨 게임 재현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진단한다. 과거에는 선두권 기업간의 기술격차가 약 6개월 수준에서 길어야 1년 정도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2세대 10나노급 공정을 통해 2~3년 가량의 초격차를 만들어내면서 물량 공세로 죽기살기식 경쟁하는 치킨 게임 자체가 성립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D램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중국의 한국 추격하기도 크게 어렵게 됐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매년 삼성전자가 더 낮은 가격의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반도체 제조 공정을 내놓으면서 탄탄한 진입 장벽을 쌓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야망도 조기에 달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20/2017122001597.html?main_box#csidx9bf7b59f0a2da9186f89a5ab1726c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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