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입력 2017-10-09 15:27수정 2017-10-09 15:29
사드 갈등 전환 위해 공들였지만 10일로 기존 계약 끝나
외환보유액 넉넉해도 안전장치는 필요…논의 이어갈 듯
·중 통화스와프가 9년 만에 사실상 종료된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중 양국의 외교적 갈등으로 통화스와프 계약은 10일 효력이 끝나게 됐다.
우리나라의 추석 연휴, 중국의 국경절 연휴가 맞물리면서 실질적인 협상 기한은 9일이 마지막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연장이 안 되면 기존 계약은 10일 종료된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에 대처하기 위한 안전판이다. 어느 한쪽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경우 상대국이 외화를 즉각 융통해줘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 있다.
한국과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년 12월 원·위안 통화스와프를 처음으로 맺었다. 2014년 10월 한 차례 연장했다. 하지만 사드 갈등으로 중국의 경제 보복이 시작되면서 올해 초부터 통화스와프 연장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한은과 정부는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을 이어가 사드 배치로 얼어붙은 한·중 양국 관계의 전환점으로 삼고자 공을 들여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여야 4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한중 통화 스와프 연장이 관계 개선의 사인이라는 점은 공감한다”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사실상 무산 됐지만, 한은과 정부는 기한 만료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의 협정 체결을 위해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만기가 곧 데드라인은 아니다’며 오는 18일 중국 공산당 전당대회를 전후로 관계가 복원될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총재도 ‘만기 연장과 신규 협상의 성격이 다른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통화스와프 계약이 신규냐, 재연장이냐는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중 통화스와프 규모는 560억달러(3600억위안)로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와 체결한 전체 통화스와프(1220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외환보유고가 넉넉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같은 급격한 자본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848억40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다.
하지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에 외환 방어의 최종 안전장치가 사라진 것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남은 통화스와프 계약은 호주,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뿐이다. 2010년 미국과의 300억달러 규모의 계약이 끝났고, 일본과의 최대 700억달러 규모의 계약도 외교적 갈등으로 2015년 2월 끝났다.
한은과 기재부는 최대한 말을 아끼며 중국과의 경제 협력 문을 닫지 않기 위해 애쓸 전망이다. 이 총재는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결과 당분간은 언급을 자제하는 것이 여러 측면에서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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