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KIA-한화, '화젯거리' 많았던 16번의 맞대결

Shawn Chase 2015. 9. 17. 13:19

KIA 9승7패로 우위로 마감..이용규 부상 및 관중과 충돌, CCTV 논란까지

 

출처 조이뉴스24 | 정명의기자 | 입력 2015.09.17 10:59

 

 

 

 

[정명의기자]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치열했던 16차례 맞대결을 모두 마쳤다. 두 팀의 만남에서 많은 이야깃거리가 탄생했다.

KIA와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새로운 사령탑을 맞이했다. KIA는 LG 트윈스의 암흑기를 끝냈던 김기태 감독, 한화는 SK 와이번스의 '왕조시대'를 구가했던 김성근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두 사령탑은 과거 쌍방울 레이더스 시절 감독과 선수로 사제 인연을 맺은 사이. 자연히 KIA와 한화의 경기는 두 감독의 '사제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제자의 승리. KIA는 지난 16일 마지막 맞대결에서 4-3으로 역전승, 한화 상대 9승7패의 우위를 지켰다.

◆부상으로 이어진 몸에 맞는 공

몸에 맞는 공이 부상으로 이어지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한화 쪽 피해가 컸다. 핵심 선수인 김경언과 이용규가 몸에 맞는 공으로 전열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먼저 김경언이 5월26일 KIA전에서 임준혁의 공에 오른쪽 종아리를 맞아 한 달 이상 재활 기간을 가졌다. 이용규도 7월31일 박정수의 투구에 왼쪽 종아리를 맞고 1군 등록 말소됐다.

KIA도 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경언의 부상 다음날인 5월27일, 최희섭이 배영수의 몸쪽 공을 맞으며 피하는 과정에서 허리를 다쳤다. 최희섭의 허리는 원래 좋지 않던 부위였다. 결국 최희섭은 그 날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몸에 맞는 공이 부상으로 이어지다보니 빈볼 논란도 일었다. 김경언의 부상 다음날인 5월27일, 배영수가 최희섭과 이범호에게 연속해서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 이범호는 배트를 집어던지며 배영수 쪽으로 걸어나갈 자세를 취했지만, 다행히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KIA에겐 '약', 한화에겐 '독'…KIA 대전 3연전 스윕

양 팀의 순위 레이스에 결정적 역할을 한 3연전도 있었다. 7월31일부터 8월2일까지 한화의 안방 대전에서 펼쳐진 맞대결이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KIA는 3연전을 쓸어담으며 위기를 극복했고, 반대로 한화는 충격의 스윕패로 힘들게 쌓아올린 공든탑에 균열이 생겼다.

첫 경기에서 KIA는 타선이 폭발하며 12-4로 승리했다. 다음날에는 윤석민의 3이닝 세이브를 앞세워 9-8 한 점 차 승리. 그 다음날에는 양현종과 윤석민이 동시에 구원등판해 3-2 승리를 지켜냈다. 총력전 끝에 얻어낸 달콤한 결과물이었다.

앞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도 3연전을 싹쓸이하고 한화를 상대한 KIA는 기세를 이어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그 결과 '5할 본능'이 무너져 있던 상황에서 다시 47승47패, 승률 5할 고지를 되찾았다.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한화는 KIA에 3연패 후 이어진 SK와의 2경기도 모두 패하며 5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그렇게 한화는 약 3개월 동안 지켜온 5할 승률이 무너지며 5위에서 6위로 내려앉았다. 한화가 현재의 위기를 겪게 된 시발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양현종vs로저스, 이용규와 관중의 신경전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양현종과 로저스의 맞대결로도 두 팀의 경기는 큰 관심을 모았다. 8월22일 광주에서 벌어진 경기였다. 경기는 로저스의 완봉 역투로 한화의 3-0 승리. 양현종도 6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했지만 패전투수가 됐다.

양현종을 괴롭힌 것은 '옛 동료' 이용규였다. 이용규는 5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5회초 양현종과 무려 17구 승부를 벌였다. 결국 2루수 땅볼로 아웃됐지만, 이는 양현종이 6이닝밖에 소화할 수 없게 만든 끈질긴 '커트 신공'이었다.

문제는 이용규가 수비를 보던 외야에서 벌어졌다. 6회말 필의 타구를 이용규가 전력질주로 아슬아슬하게 잡아냈지만 심판은 원바운드로 잡았다며 세이프 판정을 내렸다. 한화 측에서 합의판정을 요청했고,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는 동안 외야 쪽에 있던 몇몇 관중이 이용규에게 야유와 욕설을 했다.

이용규도 참지 못하고 관중석 쪽을 향해 강하게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그라운드로 오물이 날아들었다. 명품 투수전을 퇴색시킨 아쉬운 장면이었다.

◆청주구장 CCTV 논란

9월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양 팀의 경기. KIA가 4-2로 앞선 4회말 한화의 공격 때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 연출됐다. 김기태 감독이 심판진을 덕아웃으로 불러 무언가 항의를 시작한 것. 감독석 책상 위에 놓인 조이스틱, 벽면에 걸린 CCTV 모니터가 문제였다.

조이스틱과 모니터는 감독석에서 보이지 않는 구장의 사각지대를 살필 수 있도록 하는 시설로 양 팀 덕아웃에 모두 설치돼 있다. 청주구장은 구조상 1루 쪽 덕아웃에서는 좌익수 방면, 3루 쪽 덕아웃에서는 우익수 방면 파울라인 부근이 잘 보이지 않는다.

김기태 감독은 CCTV가 상대팀 덕아웃까지 비출 수 있어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요지의 항의를 했다. '사인 훔치기' 등을 방지하자는 의도도 있었지만, 승부처에서 상대의 흐름을 끊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결국 다음날 KBO는 악용될 소지를 인정, 청주구장의 CCTV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두고 김성근 감독은 "KBO가 신중한 조사 없이 경솔한 결정을 내렸다"고 억울함과 함께 독설을 날렸다.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