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7.01 03:01
미국 실리콘밸리 교실은 변화 중
모든 과정 앱으로 진행하는 '알트스쿨'
1억명 참여한 코딩 프로그램 '아워오브…'
AI·머신러닝·빅데이터 접목한 교육 눈길
교육용 소프트웨어·자체 코딩 개발 등 IT 창업자들, 미국 교육 발전에 적극 투자
"의사가 환자의 X선 사진을 보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 듯 이젠 교사들에게도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계학습(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이번엔 교육의 틀을 바꾸는 실험에 나섰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정신으로 정보기술(IT)을 주축으로 한 미래 사회에 걸맞은 인재를 직접 키워내기 위해서다. 이들의 손이 닿은 학교에는 교과서 대신 태블릿PC, 칠판이 아니라 컴퓨터 모니터, 딱딱한 나무 책걸상 자리에 흔들의자가 있다. 선생님은 스마트폰 앱으로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상담한다.
◇테크 교육 혁명 일으키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2013년 처음 문을 연 알트스쿨(Alt School)은 '테크 퍼스트(Tech First)'를 지향하는 학교다. 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페이스북 창업자 부부를 비롯해 피에르 오미디야르 이베이 창업자, 로렌 파월 잡스(고 스티브 잡스의 아내)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총 1억달러(약 1140억원) 이상 투자했다. 개교 4년 만에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8개교를 열었고, 버지니아와 플로리다에 있는 유명 사립학교 3곳도 알트스쿨 시스템을 채택했다.
알트스쿨은 교실 분위기, 성적 평가, 학생 관리 등 전반적인 사항이 기술 친화적이다. 단적인 예가 교실 벽면에 부착된 수많은 카메라다. 학생의 앉은키와 비슷한 높이 1m 지점에서 수업 내용을 촬영한다. 교사는 수업 후 이 영상을 돌려보면서 아이들의 표정을 통해 수업을 즐거워했는지, 완벽하게 이해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다음 수업에 반영한다. 숙제와 시험, 출석 체크 등 모든 교과 과정은 앱(모바일 응용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맥스 벤틸라 알트스쿨 창업자는 "교육이야말로 맞춤형 테크놀로지가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나이에 따라 학년을 나누지 않고, 4~14세 범위의 재학생을 개별 관심사에 따라 분반하는 것도 특징이다. 놀이방처럼 꾸며진 교실에는 카페트와 소파, 흔들의자가 책걸상으로 놓여있다. 한 달 평균 수업료가 2845달러(약 325만원)로 비싼 편이지만, 미국 사립학교보다는 10~15%가량 싸다.
컴퓨터프로그래밍(코딩·coding) 교육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Code.org)'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부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 트위터 CEO 등이 6000만달러(약 686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후원자다. 이 단체가 만든 무료 코딩 교육 프로그램 '아워오브코드(Hour of Code)'에는 최근 3~4년 동안 180여 개국에서 1억명 이상이 참여했다. 국경을 넘어 코딩을 배우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상당수가 한 번쯤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것이다. 이 단체는 최근 코딩 연수 워크샵을 열어 미국 공립학교 교사 5만7000명에게 코딩 교육법을 무료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저커버그·베니오프·헤이스팅스… IT 억만장자 창업자들이 미국의 교육 바꿔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창업자 겸 CEO는 샌프란시스코 일대 공립학교를 혁신하는 데 10년간 1억달러(약 1144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개인 재산만 43억달러(약 4조9000억원)인 그는 4년 전 샌프란시스코 교육 당국자가 찾아와 "학교에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노트북을 마련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기부해달라"고 요청하자, "교육 혁신은 그보다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학교의 변화는 관료적인 조직을 스타트업처럼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베니오프 CEO는 공립학교 교장에게 매년 10만달러씩 기부금을 지급하고 있다. CEO의 생각 변화가 조직의 혁신이라는 실리콘밸리식(式) 접근이다. 뉴욕타임스는 "베니오프 CEO가 수학 교사 추가 채용에 집중한 결과 샌프란시스코 8 학년 수학 교실은 평균 학생 수가 33명에서 24명으로 줄었다"고 효과를 전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부부는 직접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었다. 저커버그 CEO는 "학생 개개인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가 학생과 교사 모두를 최고로 만들어 공교육에서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저커버그 부부가 만든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고, 캘리포니아주의 서밋드날리 공립 중학교가 첫 실험 대상이 됐다. 전교생 중 20%가 백인이고, 학생 절반이 무료 급식 지원 대상자인 서민 동네 학교다.
이곳 학생들은 종이책 교과서 대신 노트북을 손에 들고 다닌다. 음악 재생 리스트에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골라 듣는 것처럼, 자기가 배우고 싶은 단원을 화면에서 선택해 배운다. 대신 학생이 어떤 수업을 골랐고,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데이터로 남아 교사가 관리한다. 교사는 수업 진행보다 학생들의 일대일 멘토링에 주력한다.
학교 내부는 IT 연구소처럼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모여 토론할 수 있도록 교실 벽을 허물고 대형 원탁 테이블을 설치했다. 그 결과 이 학교 학생 99%가 4년제 대학에 입학하고 있다.
미국 대학진학률이 약 30%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현재 이 소프트웨어는 100여 개 학교에서 쓰이고 있고, 미국 공립중학교 2만5000 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10년 내 전세계 학생 10억명이 우리의 교육 프로그램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는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간 수학 교육 프로그램 '드림박스 러닝'에 1100만달러(약 126억원)를 투자했다. 현재 미국 학생 200여 만명이 이용한다.
비디오 게임 화면처럼 구성된 드림박스 러닝은 학생이 수학 1문제를 푸는 데 걸린 시간·정답 비율·클릭 페이지 수 등 각종 데이터를 1시간당 5만 가지 종류로 수집한다. 이 데이터들이 자동 분석돼 학생마다 어떤 수학 개념을 어려워하거나 쉽게 이해하는지 개별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미래의 변화를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라고 본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인공지능이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는만큼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계학습(머신러닝), 사물인터넷(IoT) 등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있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이 이번엔 교육의 틀을 바꾸는 실험에 나섰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정신으로 정보기술(IT)을 주축으로 한 미래 사회에 걸맞은 인재를 직접 키워내기 위해서다. 이들의 손이 닿은 학교에는 교과서 대신 태블릿PC, 칠판이 아니라 컴퓨터 모니터, 딱딱한 나무 책걸상 자리에 흔들의자가 있다. 선생님은 스마트폰 앱으로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학생들의 성적을 상담한다.
◇테크 교육 혁명 일으키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
2013년 처음 문을 연 알트스쿨(Alt School)은 '테크 퍼스트(Tech First)'를 지향하는 학교다. 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페이스북 창업자 부부를 비롯해 피에르 오미디야르 이베이 창업자, 로렌 파월 잡스(고 스티브 잡스의 아내)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인사들이 총 1억달러(약 1140억원) 이상 투자했다. 개교 4년 만에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8개교를 열었고, 버지니아와 플로리다에 있는 유명 사립학교 3곳도 알트스쿨 시스템을 채택했다.
알트스쿨은 교실 분위기, 성적 평가, 학생 관리 등 전반적인 사항이 기술 친화적이다. 단적인 예가 교실 벽면에 부착된 수많은 카메라다. 학생의 앉은키와 비슷한 높이 1m 지점에서 수업 내용을 촬영한다. 교사는 수업 후 이 영상을 돌려보면서 아이들의 표정을 통해 수업을 즐거워했는지, 완벽하게 이해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다음 수업에 반영한다. 숙제와 시험, 출석 체크 등 모든 교과 과정은 앱(모바일 응용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맥스 벤틸라 알트스쿨 창업자는 "교육이야말로 맞춤형 테크놀로지가 필요한 분야"라고 말했다.
나이에 따라 학년을 나누지 않고, 4~14세 범위의 재학생을 개별 관심사에 따라 분반하는 것도 특징이다. 놀이방처럼 꾸며진 교실에는 카페트와 소파, 흔들의자가 책걸상으로 놓여있다. 한 달 평균 수업료가 2845달러(약 325만원)로 비싼 편이지만, 미국 사립학교보다는 10~15%가량 싸다.
컴퓨터프로그래밍(코딩·coding) 교육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Code.org)'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부부,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잭 도시 트위터 CEO 등이 6000만달러(약 686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후원자다. 이 단체가 만든 무료 코딩 교육 프로그램 '아워오브코드(Hour of Code)'에는 최근 3~4년 동안 180여 개국에서 1억명 이상이 참여했다. 국경을 넘어 코딩을 배우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상당수가 한 번쯤 이 프로그램을 거쳐간 것이다. 이 단체는 최근 코딩 연수 워크샵을 열어 미국 공립학교 교사 5만7000명에게 코딩 교육법을 무료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저커버그·베니오프·헤이스팅스… IT 억만장자 창업자들이 미국의 교육 바꿔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창업자 겸 CEO는 샌프란시스코 일대 공립학교를 혁신하는 데 10년간 1억달러(약 1144억원)를 기부하기로 했다. 개인 재산만 43억달러(약 4조9000억원)인 그는 4년 전 샌프란시스코 교육 당국자가 찾아와 "학교에 와이파이를 설치하고 노트북을 마련하기 위해 수백만달러를 기부해달라"고 요청하자, "교육 혁신은 그보다 크게 생각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학교의 변화는 관료적인 조직을 스타트업처럼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고 말했다.
베니오프 CEO는 공립학교 교장에게 매년 10만달러씩 기부금을 지급하고 있다. CEO의 생각 변화가 조직의 혁신이라는 실리콘밸리식(式) 접근이다. 뉴욕타임스는 "베니오프 CEO가 수학 교사 추가 채용에 집중한 결과 샌프란시스코 8 학년 수학 교실은 평균 학생 수가 33명에서 24명으로 줄었다"고 효과를 전했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부부는 직접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었다. 저커버그 CEO는 "학생 개개인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가 학생과 교사 모두를 최고로 만들어 공교육에서 큰 변화를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저커버그 부부가 만든 자선단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았고, 캘리포니아주의 서밋드날리 공립 중학교가 첫 실험 대상이 됐다. 전교생 중 20%가 백인이고, 학생 절반이 무료 급식 지원 대상자인 서민 동네 학교다.
이곳 학생들은 종이책 교과서 대신 노트북을 손에 들고 다닌다. 음악 재생 리스트에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골라 듣는 것처럼, 자기가 배우고 싶은 단원을 화면에서 선택해 배운다. 대신 학생이 어떤 수업을 골랐고,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 데이터로 남아 교사가 관리한다. 교사는 수업 진행보다 학생들의 일대일 멘토링에 주력한다.
학교 내부는 IT 연구소처럼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모여 토론할 수 있도록 교실 벽을 허물고 대형 원탁 테이블을 설치했다. 그 결과 이 학교 학생 99%가 4년제 대학에 입학하고 있다.
미국 대학진학률이 약 30%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과다. 현재 이 소프트웨어는 100여 개 학교에서 쓰이고 있고, 미국 공립중학교 2만5000 곳으로 확대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10년 내 전세계 학생 10억명이 우리의 교육 프로그램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는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이 들어간 수학 교육 프로그램 '드림박스 러닝'에 1100만달러(약 126억원)를 투자했다. 현재 미국 학생 200여 만명이 이용한다.
비디오 게임 화면처럼 구성된 드림박스 러닝은 학생이 수학 1문제를 푸는 데 걸린 시간·정답 비율·클릭 페이지 수 등 각종 데이터를 1시간당 5만 가지 종류로 수집한다. 이 데이터들이 자동 분석돼 학생마다 어떤 수학 개념을 어려워하거나 쉽게 이해하는지 개별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미래의 변화를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장기 투자라고 본다.
이스라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이자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인 유발 하라리는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것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별로 필요 없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인공지능이 세상을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는만큼 지금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도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30/20170630021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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