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및 연예

"술도 잘 먹고 톱질도 척척… 솔직함이 최고의 자산이죠"

Shawn Chase 2017. 8. 21. 21:59

최수현 기자




입력 : 2017.08.21 03:01

[마흔에 다시 뜬 김희선]

'섬총사' 등 출연하는 예능마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시청률 견인
'김희선 패션' 입는 옷마다 완판

우아한 외모의 김희선은 “요리는 못해도 톱질은 자신 있어요. 어려서부터 인형 아니라 비비탄 갖고 놀았거든요”라고 했다.
우아한 외모의 김희선은 “요리는 못해도 톱질은 자신 있어요. 어려서부터 인형 아니라 비비탄 갖고 놀았거든요”라고 했다. /힌지엔터테인먼트


김희선(40)은 최근 여러 예능에 출연해 자신에 관한 얘기를 거침없이 늘어놓았다. '시어머니가 내 술값 내준다' '강남 살면서 도우미 아주머니 면접 보고 학부모들과 어울려 본 경험이 재벌가 며느리 연기에 도움됐다' '성형도 안 했고 운동도 하지 않는다'….

연예인이 조금만 과시해도 비난이 쏟아지는 시대, 반감 살 법도 한데 김희선은 요즘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 예능에 게스트로 나오면 시청률이 훌쩍 뛴다. 고정 출연으로 처음 관찰 카메라 앞에 선 '섬총사'도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운다. 걸치고 나온 옷과 액세서리는 '김희선 패션'이란 이름 달고 '완판'. 청춘스타로 압도적 인기를 누리던 1990년대 후반 '김희선 머리띠'가 전국을 휩쓸던 현상이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 비결을 물었다. "처음부터 난 한결같았으니까요. 이미지가 늘 바닥이라 무슨 짓을 해도 더 떨어질 데가 없어요"라며 깔깔 웃었다. 목소리가 카랑카랑 울렸다. "시대가 바뀌었으니 말조심해야 한다고 주변에서 걱정해주는데, 속 터져서 어떻게 그래요. 나도 모르게 다 쏟아내는 거죠."

김희선은 솔직한 여배우의 대명사처럼 통한다. 술을 좋아해 별명이 '토마토'(토하고 마시고 토하고)라거나 모유를 짜면 천장까지 치솟았다는 얘기를 할 때도 망설이지 않는다. 섬 여행을 가선 못질에 톱질까지 척척 해낸다. 반전이자 파격이다.

"어릴 때(16세) 데뷔해 돈도, 명품도 모르고 맥주 사 마실 돈만 있으면 그저 행복했죠. 잃을 게 없고 세상 물정 몰라 이미지 생각 안 했어요. 여배우가 술 마신다는 말만 해도 광고 끊기던 시절에도 난 솔직하게 다 말했으니까. 그게 20년 넘게 쌓이니 최고의 재산이 됐어요. 나에 대해선 다들 너그럽고 기대를 안 해요."

'미스터큐'(1998) '토마토'(1999) 등 출연작마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김희선도 2000년대 흥행에 잇따라 실패한 적 있었다. 오랜만에 복귀해 '신의'(2012) '참 좋은 시절'(2014) '앵그리 맘'(2015) 주연을 맡았을 때도 큰 인기를 얻진 못했다. 40대에 접어들면서 고운 외모와 패션 감각, 발랄함으로 '재평가'받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때 가장 호평받는 예능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졌다. "나도 (몸매가) 퍼졌죠. 그래서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는 거 아니겠어요? 옷으로 잘 감추려고. 나이 먹어가니까 건강을 위해 운동해야 된다는 걸 깨닫고 있어요."

뭐든 거리낌 없는 그에게도 요즘 조심스러운 것이 생겼다. 초등학교 2학년 딸 연아. "연아 친구들이 내 방송을 챙겨보고, 핸드폰 검색해서 내 스케줄을 알려주기도 해요. 술 얘기 많이 하면 안 좋은 영향 갈까 봐 자제하려고 해요." 그는 "연아는 나랑 정반대에요. 빨래 한꺼번에 해라, 양치질할 때 물 잠가라 나이답지 않게 잔소리해요. 우린 맨날 싸워요"라고 했다.

"2년 전부터 극 중 엄마 역할을 맡기 시작했어요. '실제 엄마니까 더 잘할 수 있잖아. 엄마인데도 젊고 예쁘다는 말 들으면 되지' 쿨하게 받아들이려 애쓰면서도 망설였어요. '한물갔네, 역시 늙었네' 같은 말을 사실은 굉장히 두려워했어요." 그는 "큰 사랑 받았죠. 뭐든 자신 있게 해낼 발판이 된 것 같아 감사해요"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21/201708210005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