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형 인턴 기자
입력 : 2017.07.31 06:00
4차 산업 혁명 용어 설명 : BMI(Brain Machine Interface)
- ▲ 인간의 뇌에 전자칩을 이식시킨 모습 /조선DB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 소설 ‘뇌’. 소설에 등장하는 마르탱은 평범한 일상을 살다가 교통사고로 뇌를 제외한 나머지 신체가 모두 마비된다. 마르탱은 뇌에 대한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에 나서려 시신경과 컴퓨터를 연결한다. 마르탱은 컴퓨터를 의사소통 도구로 사용하며 뇌의 신비를 풀어간다.
BMI(Brain Machine Interfaces)란 인간의 두뇌에서 보내는 신호를 기계 제어 명령으로 변환해 신체 내·외부 보조기기에 움직임을 지시하는 신호를 보내는 기술이다. 미래 인공지능(AI)이 많은 인력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BMI 기술은 더욱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BMI 기술의 원리는 무엇일까? BMI는 인간의 두뇌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어 눈 앞에 맛있는 초콜렛이 먹고 싶을 때 우리의 뇌는 “손을 뻗어, 초콜릿을 집어라”는 운동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러한 운동 신호는 뇌에서 운동 자극 신경세포들이 밀집한 전전두엽(prefrontal lobe)과 전두엽(frontal lobe)이 담당하고 있다. 신경세포들은 운동 신호를 우리 몸 곳곳에 연결된 말초운동신경계를 통해 전달하고, 신호를 받은 근육은 수축과 이완하면서 팔을 움직이게 된다.
만약 이들 신경세포의 정확한 위치와 어떤 조건에서 발화하는지, 주고받는 신호의 종류나 세기가 어느정도인지 알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먼저 칩이나 센서를 통해 뇌의 신호를 입력받아 컴퓨터에 전송한 뒤, 컴퓨터는 이를 해석해 로봇팔이나 다리에게 명령을 전달하며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뜻대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인간의 두뇌에 로봇의 몸을 가진 사이보그의 등장도 현실화 될 수 있다.
뇌파로 기계를 움직이는 기술을 실현하려면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한다. 먼저 뇌파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두개골 위에 센서를 붙이거나 소설 ‘뇌’에서 등장한 것처럼 특정 뇌 부위에 전극을 삽입하는 방법이 있다. 센서를 붙이는 방법은 비침습형(Non-invasive), 전극을 뇌 부위에 삽입하는 방법은 침습형(invasive)로 구분한다.
비침습형(Non-Invasive) BMI는 뇌의 활동 상태에 따라 주파수가 다르게 발생하는 뇌파를 이용한다. 머리에 띠처럼 두른 장치로 뇌파를 모아 컴퓨터로 보내면 컴퓨터가 뇌파를 분석해 적절한 반응을 일으킨다. 비디오게임, 골프 같은 스포츠, 수학 교육, 신경마케팅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다. 비침습형의 경우 뇌파 측정이 정확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침습형(Invasive) BMI는 뇌 특정 부위에 미세전극이나 반도체 칩을 심어 특정신호 뉴런의 신호를 포착한다. 즉 수술을 통해 뇌에 직접적으로 칩을 심는 것을 말한다. 미국 에모리대의 필립 케네디(Phillip Kennedy) 교수는 1998년 3월 BMI 장치를 개발해 뇌졸중으로 쓰러져 목 아랫부분이 완전히 마비된 환자의 두개골에 구멍을 뚫고 이식했다. 환자는 생각하는 것만으로 컴퓨터 화면의 커서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칩습형은 사람의 몸 속에 칩 등을 삽입하기 때문에 안전성과 윤리성 등의 문제가 있다.
최근엔 침습형 연구도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2012년 앤드류 슈왈츠(Andrew Schwartz) 피츠버그대 신경생물학과 교수는 전신마비 환자의 머리에 전극을 이식, 환자가 생각만으로 로봇 팔을 움직이게 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두뇌에 뉴럴레이스(Neural lace·신경 그물망)을 이식해 뇌신경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을 연구하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현재의 기술 수준은 뇌 신호를 100% 해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초보적인 수준이다. 우리 팔과 다리가 뇌의 신호를 받아들이고 움직이는 것처럼 BMI에 적용되는 기술에도 뇌의 신호를 수신·해석하는 기술이 기본적이고 필수적이다. SF영화와 같은 장면들이 실제 구현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벌써 BMI를 비롯한 트랜스휴먼(과학기술을 활용해 능력이 증간된 포스트 휴먼) 개념 등과 관련한 윤리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해킹 등 위험성을 비롯해 365일 24시간 컴퓨터에 연결돼 있을 경우 받을 근로자의 스트레스, 사람들의 의사소통 등이 대표적인 문제들이다.
지난 2012년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뇌파를 감지해 글자로 전환하는 장치를 개발했고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Hawking)이 장치를 활용해 자신의 생각을 모니터에 보여줬다. 이 사건이 대중에게 BMI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두뇌로 신체 외부의 기계까지 통제하려는 인간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30/2017073001633.html#csidx77f4774c5442cc7aa98e46ccf144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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