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규 기자
입력 : 2017.07.28 15:51 | 수정 : 2017.07.28 18:45
삼성전자가 미국 인텔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기업 자리에 올랐다. 24년 동안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에서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왕'으로 군림해온 인텔은 최근 수년간 D램,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매출 규모를 끊임없이 키워온 삼성전자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28일 미국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직후 내놓은 올해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매출 148억달러, 영업이익 38억달러를 각각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날 삼성전자 (2,388,000원▼ -%)가 발표한 2분기 반도체 사업부문 매출 17조5800억원(약 158억달러)과 영업이익 8조300억원(약 72억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 ▲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가 무려 45.7%를 기록했지만 인텔은 25.7%에 그쳤다. 가령 반도체 칩 100원어치를 팔았을 때 삼성전자는 46원의 이익을 남기는 데 비해 인텔은 26원 정도를 남기는 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모바일 시장의 급성장으로 D램과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가격도 빠른 속도로 오른 것이 삼성전자의 '역전 발판'이 됐다고 분석했다. 인텔의 주력 매출 분야는 점점 시장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PC 분야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컴퓨터 대신 스마트폰과 태플릿 PC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급부상하게 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칩 시장이 인텔의 주력인 CPU(중앙처리장치) 시장보다 더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이번 삼성전자의 실적에 대해 “이번 2분기 인텔 실적은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았지만,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반도체 제조업체로 도약하는 것은 막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반도체 부문 실적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돼 연간 기준으로도 인텔을 여유있게 제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긍정적인 평가만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인텔이 지난 2015년을 기점으로 주력 시장인 CPU 매출 성장보다는 알테라(176억달러), 너바나 시스템즈(3억5000만달러), 모빌아이(153억달러) 등을 비롯해 수십여건의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미래 사업을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번에 인텔을 누르고 세계에서 가장 큰 매출 규모의 반도체 회사가 된 것은 의미있는 일이지만, 이는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보다는 기존 D램,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효과로 이뤄진 일”이라며 “자율주행, IoT, AI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인텔의 막대한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를 기점으로 두 회사의 매출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과점 체제가 굳어지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과 달리, 비(非)메모리로 분류되는 시스템 반도체는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다양한 시스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1위 반도체 기업의 입지가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8/2017072801801.html?right_key#csidxc2e28d197e8a71cb8eeca7278d1c9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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