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07.04 03:05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첫째날 / 협력과 번영의 길을 찾아서]
"재임시절 시진핑에 北은 中에 달렸다고 얘기했다"
- 이란 핵폐기때 옵션, 北엔 불가능
"北의 그 젊은이는 권력만 관심… 나쁜 행동에 보상해줘선 안돼"
- 韓美동맹 차원서 中 지켜봐 왔다
"中은 美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 힘으로 美 밀어내야한다 생각"
- 사드, 기술적 측면서 中과 무관
"중국은 핵무기 보유한 국가… 사드, 中의 핵억지력 훼손 안해"
- 전략적 대화 통해 中 설득해야
"일시적 경제여파 있을지 몰라도 한국 최우선 순위는 자국민 보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3일 "재임 시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세부적 기술 문제를 알리고 '중국의 전략 핵 억지력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려 했지만 중국은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경제적·군사적 변화를 겪으며 서서히 근육을 강화하고 있다. 몸을 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함재봉 아산정책연구원장과 대담하며 북핵, 미·중 관계와 동북아 정세 등을 논의하던 중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함 원장과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일문일답.
―북핵과 관련해 재임 당시로 돌아가면 다르게 할 부분이 있나.
"북한 정권은 자국민을 극도로 억압하고 폐쇄성이 짙다. 북한의 '젊은이(young man·김정은)'는 자기 권력 유지에만 관심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경제 발전은 한국 근처도 따라오지 못한다. 그 결과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군사적 해결책을 생각할 때는 항상 남북한이 인접해 있고 군사 충돌의 비용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제재·압박 측면에서도 북한은 세계경제에서 고립된 상태다. 이란 핵 폐기를 할 때 사용했던 여러 옵션은 아예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해 줘서는 안 된다. 둘째로 중국에 북한을 더 압박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외화벌이든 생필품 공급이든 북한이 누군가에게 의존한다면 그 대상은 중국일 것이다. 시진핑 주석에게 '그 누구도 북한이 붕괴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과 세계의 이익을 위해 북한을 어떤 길로 유도하느냐가 중국에 달려 있다'고 얘기했었다. 중국은 대규모 난민 유입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고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 전략적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일·중 4개국이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대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만병통치약 같은 쉬운 해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미·중 관계가 한반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중국의 계산은 어떨까?
"사실 북한은 중국 말도 안 듣는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중국에 대해서도 전례 없는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래서 중국도 지금 상황에 불만이 있다. 다만 중국은 본질적, 관습적으로 북한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 같다. 북한 문제에 대해 미·중 간에 의미 있는 대화가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현 (트럼프) 정부에서도 이를 유지하고 있기를 기대한다. 미·중의 전략적 이해는 본질적으로 충돌하거나 상충되지 않는다.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은 모두의 이해와 부합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적, 공개적으로 전달했었다."
―대북 제재에 한계가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제재를 더 강력하게 이행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의 재임 시절에도 제재를 했지만 빈틈이 있었다. 예를 들어 미얀마가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할 때 미얀마 측에 '미국의 의미 있는 도움을 바란다면 더 이상 북한에 무기 수출이나 현금 송금을 하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 지금 중국은 과거 국제 질서에 무임승차하던 개발도상국에서 엄청난 부와 지위를 축적한 국가로 전환되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 없었던 책무를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드가 한·중 간 큰 문제로 부상했는데 어떻게 보나.
"기술적 측면에서 봤을 때 사드는 중국의 전략 핵 억지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드는 미사일 방어 체계다. 또 중국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재임 시절 중국 측에 세부적 기술을 설명하면서 '사드는 중국의 전략 핵 억지력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려 했지만 중국은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미, 미·일 동맹 차원에서 중국의 부상을 면밀히 주시해 왔다. 소통 채널을 열어놓고, 한·미·중·일 모두의 이해관계를 위해 최선의 방안은 평화 유지라는 걸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해, 힘을 발휘해 미국을 (동북아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를 통해 현재의 체제가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설득해야 한다. 또 한국도 주권 국가로서 내려야 하는 결정들이 있을 것이다. 역내 국지적인 방어 체계가 없으면 그만큼 어디선가 날아오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방어하기 힘들어진다. 일시적인 경제의 여파 내지는 차질이 있을지는 몰라도, 한국의 최우선순위는 자국민 보호라고 본다."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보나.
"역사 문제를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작년에 히로시마를 방문했을 때도 했던 얘기지만, 역사를 인정하고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여지가 있다. 미국이 할 수 있었던 일은 한·일 간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이었다. 진전도 조금 있었다. 물론 그래도 한·일 간 기저에 깔린 서로에 대한 의심은 모두 해소되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과 독일, 독일과 프랑스·영국도,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극복할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도 같은 일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희망한다."
"북한 정권은 자국민을 극도로 억압하고 폐쇄성이 짙다. 북한의 '젊은이(young man·김정은)'는 자기 권력 유지에만 관심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경제 발전은 한국 근처도 따라오지 못한다. 그 결과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군사적 해결책을 생각할 때는 항상 남북한이 인접해 있고 군사 충돌의 비용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제재·압박 측면에서도 북한은 세계경제에서 고립된 상태다. 이란 핵 폐기를 할 때 사용했던 여러 옵션은 아예 불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의 나쁜 행동에 대해 보상해 줘서는 안 된다. 둘째로 중국에 북한을 더 압박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외화벌이든 생필품 공급이든 북한이 누군가에게 의존한다면 그 대상은 중국일 것이다. 시진핑 주석에게 '그 누구도 북한이 붕괴해서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국과 세계의 이익을 위해 북한을 어떤 길로 유도하느냐가 중국에 달려 있다'고 얘기했었다. 중국은 대규모 난민 유입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고 한반도 통일이 중국에 미칠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 전략적 이해관계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일·중 4개국이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대화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만병통치약 같은 쉬운 해법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미·중 관계가 한반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중국의 계산은 어떨까?
"사실 북한은 중국 말도 안 듣는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중국에 대해서도 전례 없는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그래서 중국도 지금 상황에 불만이 있다. 다만 중국은 본질적, 관습적으로 북한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것 같다. 북한 문제에 대해 미·중 간에 의미 있는 대화가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현 (트럼프) 정부에서도 이를 유지하고 있기를 기대한다. 미·중의 전략적 이해는 본질적으로 충돌하거나 상충되지 않는다.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은 모두의 이해와 부합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시진핑 주석에게 직접적, 공개적으로 전달했었다."
―대북 제재에 한계가 있다고 했는데.
"그래서 제재를 더 강력하게 이행하고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의 재임 시절에도 제재를 했지만 빈틈이 있었다. 예를 들어 미얀마가 민주주의 체제로 전환할 때 미얀마 측에 '미국의 의미 있는 도움을 바란다면 더 이상 북한에 무기 수출이나 현금 송금을 하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 지금 중국은 과거 국제 질서에 무임승차하던 개발도상국에서 엄청난 부와 지위를 축적한 국가로 전환되고 있다. 그래서 과거에 없었던 책무를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드가 한·중 간 큰 문제로 부상했는데 어떻게 보나.
"기술적 측면에서 봤을 때 사드는 중국의 전략 핵 억지력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사드는 미사일 방어 체계다. 또 중국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재임 시절 중국 측에 세부적 기술을 설명하면서 '사드는 중국의 전략 핵 억지력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려 했지만 중국은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나.
"한·미, 미·일 동맹 차원에서 중국의 부상을 면밀히 주시해 왔다. 소통 채널을 열어놓고, 한·미·중·일 모두의 이해관계를 위해 최선의 방안은 평화 유지라는 걸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의 잠재적 공격에 대비해, 힘을 발휘해 미국을 (동북아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중국과의 전략적 대화를 통해 현재의 체제가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설득해야 한다. 또 한국도 주권 국가로서 내려야 하는 결정들이 있을 것이다. 역내 국지적인 방어 체계가 없으면 그만큼 어디선가 날아오는 (북한의) 미사일에 대해 방어하기 힘들어진다. 일시적인 경제의 여파 내지는 차질이 있을지는 몰라도, 한국의 최우선순위는 자국민 보호라고 본다."
―한·일 관계는 어떻게 보나.
"역사 문제를 과소평가하지는 않는다. 작년에 히로시마를 방문했을 때도 했던 얘기지만, 역사를 인정하고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여지가 있다. 미국이 할 수 있었던 일은 한·일 간 대화를 촉진하는 역할이었다. 진전도 조금 있었다. 물론 그래도 한·일 간 기저에 깔린 서로에 대한 의심은 모두 해소되지 않았다.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미국과 독일, 독일과 프랑스·영국도, 2차 세계대전의 비극을 극복할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도 같은 일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희망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04/20170704002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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