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아버지와 달리 ‘비행기 애용’, 北 곳곳에 전용 활주로… 벌써 9번째

Shawn Chase 2017. 6. 4. 01:50

주성하기자 입력 2017-06-03 03:00수정 2017-06-03 03:00

창성 별장 수km 인근에 지어… 다른 활주로도 별장-거주지 주변

 


김정은이 북한 곳곳에 자신의 전용 활주로를 건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곳만 9곳이다.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는 김정은의 취향은 격추나 사고가 두려워 비행기를 절대 타지 않았던 할아버지 김일성, 아버지 김정일과 뚜렷이 구별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SAIS) 한미연구소 커티스 멜빈 연구원은 미국의 상업위성이 4월 21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통해 평안북도 창성군에 김정은의 9번째 전용 활주로가 건설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1일 밝혔다. 

새로 건설된 활주로는 소형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약 550m 길이로 헬리콥터 착륙장과 격납고 등도 보인다. 여기서 불과 몇 km 떨어진 곳에는 김정일이 애용했던 창성 별장이 있다.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 씨는 김정은이 어린 시절 여름마다 창성 별장 옆 호수에서 수상 스포츠를 즐겼다고 밝힌 바 있다. 압록강 바로 옆에 위치한 이 별장엔 유사시 중국으로 탈출할 수 있는 지하통로가 있다는 설이 있다. 

창성 외 다른 활주로 8곳은 △평양 대성구역, 미림 △평북 묘향산 △평남 은산, 강동 △ 황해도 신천 △강원도 갈마, 송도원에 있다. 전용 활주로가 건설된 9곳의 공통점은 인근에 김정은의 거주지나 별장이 있다는 것이다. 활주로 건설의 기준이 인근에 주요 도시나 시설이 있는지 여부가 아닌 김정은이 놀러 다니는 데 편한 곳 위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열악한 도로 사정 때문에 김정은이 차를 타고 별장에 가려면 한나절 넘게 이동해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김정은은 벤츠600을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비행기로 이동하면 오전엔 황해도 신천 별장에서 온천욕을 하다가 오후엔 원산 송도원에서 해수욕을 하는 게 가능하다. 창성 별장에서 수상스키를 타다가 묘향산에 가서 잠을 자는 것도 문제가 없다.


김정은의 외부 활동도 별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최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평북 구성 방현비행장은 창성 인근에 있다. 김정은은 집권 초 송도원 별장에 군 장성들을 불러 사격과 수영 경기를 벌이기도 했다. 반면 전용 활주로가 건설되지 않은 함남 함흥 이북에는 김정은의 현지 시찰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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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MainTop/3/all/20170603/84698904/1#csidxf3a59cf303c48ca9871070937674c58